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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titicaca는 회색 퓨마라는 뜻.
또또라배.
아만따니 섬에 이틀을 머물었다.
살아온 세월만큼 닳아떨어진 신발을 신고 내일도 어제처럼 사는 사람들.
그 섬에서의 첫 식사는 꼬까차, 찐오까와 감자, 잘게 썬 당근과 양파.
이 소박한 밥상.
물가에 내려와, 저 계단에 앉아 오랜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 마을의 소박한 전망대에 보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한 커플의 결혼식.
하객들은 색종이를 한움큼 뿌리며 오늘의 주인공들을 축하한다.
모두 함께 축배를 들며 salud y feliz matrimonio!
띠띠까까 호수를 접하고 있는 도시.
저 멀리 보이는 게 띠띠까까 호수.
띠띠까까란 께추아어로 ´회색 퓨마´란 뜻이란다.
호수의 모양새가 토끼를 잡는 퓨마를 닮아서라는데, 사실 하나도 안 닮았다.
어떤 건 모르는 게 더 낫다. ㅡ.ㅡ
huajspata 공원 가장 높은 곳으로 가면 망꼬 까빡(몇 대 잉까였는지는 까먹음) 상이 있고, 뿌노 시내와 띠띠까까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울퉁불퉁 바위가 많은데, 공원 계단 구석구석부터 연인들이 숨어 있는 게 심상치 않더니, 바위 뒤에 숨어서 뽀뽀하는 커플들 방해할까봐 그 앞으로 가지도 못 하고.. ㅡ.ㅡ 약간 뒤쪽에 쪼그려 앉아있다 돌아왔다.
주로 유명한 키스 사진들은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내 머릿 속에도 그 이미지만 박혀 있었는지, 처음에 남미에 도착했을 때 공원에서 키스하는 갈색 피부의 연인들을 보며 참 신기해 했었다. 지금은 하도 많이 봐서 지겹지만..
산따 까딸리나 수도원은 16세기에 지어졌다. 아레끼빠가 삐사로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지 10년이 채 안 되어서다.
열여덟에 결혼했다가 서른에 아이없이 혼자가 된 마리아 데 구스만이라는 여인이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고 이 수도원을 지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엄청난 부자였던 모양이다.
이 수도원의 초기 수입원은 수도원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수녀들이 내는 돈 500뻬소였다는데, 수녀가 될 어떤 소녀의 아버지가 중세의 고풍스런 글씨체로 쓴 편지를 보면, 딸아이가 일단 들어갈 때 100뻬소를 내고, 정식 수녀가 되는 날까지 나머지를 다 내겠다고 적혀 있었다.
도시의 거의 두 블럭 가까이 차지하는 이 수도원은 도시 안의 도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수도원 안에는 스페인의 지명을 딴 몇 개의 거리가 있고, 각 수녀의 집(대개 거실-침실-부엌), 예배당, 공동부엌, 작업실, 공동빨래터, 묘지, 바깥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인 로꾸또리오, 몇 개의 회랑... 등등등 그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
게다가 미로 같은 공간들은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수녀들 개인 공간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 개의 공간이 다 연결되어 있고, 마지막 공간은 바깥 길과 연결되어 있는 식이다. 문을 열면 또 문이 있고 그 문을 열면 또 문이 있는....
그러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수녀들은 이 비밀의 공간에 스스로 유폐된 생활을 한 걸까? 다람살라에서 오체투지하는 스님들을 보면서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도대체 저것으로 무엇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당최 이해할 수 없었던 것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오직 신만을, 혹은 오직 어떤 경지만을.......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수도원에서 한 가지 이상했던 것은, 막다른 벽으로 올라가 닿아 있는 계단들이었다. 그 계단을 오른다 해서 어딘가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깥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화분 한 두개 층층이 놓아두려고 힘들여 계단을 만든 것은 아닐테고.. 왜였을까?
일요일이었다.
이중으로 굳게 닫힌 문이 마법처럼 열리면 저 안으로 걸어들어가리라.
멋없이 크기만 한 머그잔에 맛없는 인스턴트 커피를 넘칠 만큼 담아줘도
다 마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시 찾아가보지 못 한 채, 구석구석 아름다운 꾸스꼬를 떠났다.
070910
잉카의 돌벽에 완전히 매료되어버렸다. 꼭 마추삐추에만 해당하는 설명은 아닌데, 아무튼 이 돌벽들이 오래도록 생존할 수 있었던 건, 14도 경사와 돌과 돌 사이의 틈이라고 했다. 지진이 나면 땅이 흔들리는대로 돌들도 틈 사이에서 흔들리며 원형 그대로 남을 수 있었다는 그런 얘긴데....
그게 좋았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들, 그리고 틈.
완벽하지 않은 것들의 조화, 그것이 그들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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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카카가그런말이라니정말깨는군!
잘모르지만세계에서가장높은호수란말을듣고
티티카카에가고시퍼
라고생각하곤했는데
(아마 <꽃섬>에서 처음들어본거같아 티티카카)
갔었고낭
데려가죠 호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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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가 가능한 호수 중 가장 높은 곳이라 알려져 있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래. 암튼 바다 같은 호수야.. 엄청 넓어.. 사파이어 블루라고 하나? 빛깔도 너무 곱고..꽃섬은 안 봐서 모르겠는데, 후아유 보면 이나영이 띠띠까까에서 수영하고 싶다고 하지.. ㅎㅎㅎ
띠띠까까 섬여행도 참 할 말 많은데, 그건 다음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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