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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액트 포럼 14th] 남미의 사회변혁과 커뮤니케이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미디어 활동가들과의 만남

남미의 사회변혁과 커뮤니케이션
-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미디어 활동가들과의 만남

“Communication and Anti-Imperialism / Anti-Neoliberalism”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www.mediact.org에서는 “남미의 사회변혁과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14번째 미디액트 포럼을 개최합니다.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부패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대항하여 가난한 민중들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혁명이 진행 중입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우고 차베스 집권 이후 민중권력에 기초하여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고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의료, 주거, 교육 등의 분야에서 민중들의 참여하고 민중들의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공공적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볼리비아에서는 가난한 인디오 농민의 아들이었던 모랄레스가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과 볼리비아 민중들은 소수 권력층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기 위하여 에너지 산업을 국유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강력한 반신자유주의 정책을 수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역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와 같은 미국 주도 하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 남미의 다른 국가들과 함께 남미 주도의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변화의 과정에서 미디어는 혁명을 전하는 수단으로, 민중들을 조직하는 촉매로, 그 자체가 혁명의 일부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거대 상업미디어들이 자본의 편에 서서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민중들을 기만하고 있을 때, 공동체 미디어와 급진적 미디어들은 주류 상업 미디어의 정보 차단과 왜곡된 정보의 유통망을 뚫고 민중들의 목소리를 소통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에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의 미디어활동가들이 참여합니다. 베네수엘라의 공동체미디어인 까띠아 TV(Catia TV)와 다양한 정보를 민중들에게 전달하는 베네수엘라의 온라인 뉴스 웹사이트인 아뽀레아(aporrea.org), 볼리비아의 인디오 비디오 그룹 아루(Aru)와 인디미디어 볼리비아(Indymedia Bolivia),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작업하는 비디오 활동가 그룹인 그루뽀 알라비오(Grupo Alavío), 그리고 베네수엘라, 멕시코, 니카라구아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 다리오 아젤리니(Dario Azzellini)가 참석하여 남미 지역의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투쟁과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에 대해 토론할 예정입니다. 남미의 사회변화와 미디어 운동을 한국적 맥락에서 재해석, 재평가하고 민주적 사회변화를 위한 미디어운동의 전략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도 한미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와 자본의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민중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면에서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대안들을 마련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번 포럼을 통해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관심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 행사 개요

- 일시 : 2006년 9월 9일(토)  13:30  -  17:00
- 장소 :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18층)
- 주최 :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 프로그램

• 사회 : 김명준 (미디액트 소장)
• 통역 : 김성현 (스페인어 순차통역)
• 세미나 참가자 전체 소개 / 13:30 - 14:00 (30분)
• 발표 : ‘사회변혁과 커뮤니케이션’ 주제 및 활동 사례 발표 (각 15분씩)
  - 까띠아 TV (Catia TV, 베네수엘라)
  - 아뽀레아 (Aporrea, 베네수엘라)
  - 아루 (Aru, 볼리비아)
  - 인디미디어 볼리비아 (Indymedia Bolivia, 볼리비아)
  - 그루뽀 알라비오 (Grupo Alavío, 아르헨티나)
  - 다리오 아젤리니 (Dario Azzellini)
• 종합토론 16:00 - 17:00


○ 참여단체 소개

★ 까띠아 TV (Catia TV, 베네수엘라)
"까띠아 TV(Catia TV)"는 2001년에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면허를 받고 방송을 시작하였다. 까띠아 TV는 현재 매일 14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의 70%는 독립 공동체 시청각 제작팀(ECPAIs)에 의해 제작되며, 방송국의 제작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나머지 30%는 독립 제작이거나 방송국 스탭들에 의해 생산된다. 까띠아 TV는 민중을 조직하고, 21세기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연대를 강화하는 도구로서 커뮤니케이션을 바라본다. 까띠아 TV의 핵심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연구하고 소통하고 조직하라!”

★ 아뽀레아 (Aporrea, 베네수엘라 www.aporrea.org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활동하는 "아뽀레아(aporrea.org)"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Hugo Chávez)의 당선에 대항하는 2001년 쿠데타와 미디어의 오보에 반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민중을 위해, 민중에 의한 대중적이고 혁명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모임으로 처음 이루어졌던 아뽀레아는 점차적으로 사회운동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중요한 조직이 되었다. 온라인 뉴스 웹사이트를 통해 현재 베네수엘라가 겪고 있는 변화의 과정을 기록하는 이 사이트는 전 세계 수천 명의 참여자들에 의해 공동으로 전개되어 왔다.

★ 아루 (Aru, 볼리비아)
볼리비아 엘 알토에서 활동하는 "아루(Aru)"는 사회운동과 연합한 남미 인디오 비디오 그룹으로, "물을 위한 전쟁 La Guerra del Agua (The Water War)"과 엘 알토 주민들의 투쟁을 기록했다. 아루(Aru)는 아이미라족 언어로 "말(word)"을 뜻하는데, 즉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 그룹의 역할을 말해준다. 

★ 인디미디어 볼리비아 (Indymedia Bolivia, 볼리비아)  http://bolivia.indymedia.org볼리비아 라 파즈의 "인디미디어 볼리비아(Indymedia Bolivia,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는 민중의 투쟁을 알리기 위한 열린 미디어 공간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개인과 단체의 네트워크이다. 광산노동자나 농민들을 대변하는 급진적 공동체 미디어의 전통을 지속하며, 남미의 케투아족, 아미마라족, 과라니족을 비롯 여러 곳의 주민들을 위한 상호 의사소통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 그루뽀 알라비오 (Grupo Alavío, 아르헨티나 www.alavio.org
"그루뽀 알라비오(Grupo Alavío)"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작업하는 비디오 활동가 그룹이다. 1990년대 초부터 새로운 노동계층의 주체성 형성을 위한 도구로서 시청각 자료들을 제작해 왔다. 비디오 그룹으로서 투쟁 조직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작업을 하며, 종종 그들 자신의 삶을 다루기도 한다. 주로 노동자들에게 점거된 공장, 화물선의 탈의실, 불법 파업, 불법 점거 등의 현장에서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상영하곤 한다. 이 그룹은 카메라를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하며, 영상 속의 주인공들도 그들의 활동을 위해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 다리오 아젤리니 (Dario Azzellini)  www.azzellini.net/
다리오 아젤리니는 베네수엘라와 멕시코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이다. 전에는 니카라구아에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는 독일의 영향력 있는 좌파 신문에 많은 글을 기고하였다. 또한 영화 작업도 진행하였는데 <볼리바리안 베네수엘라>와 <이탈리아 불복종>이라는 두 편의 영화를 올리버 레슬러(Oliver Ressler)와 공동 제작하였다.


○ 참고자료

[인터뷰] 베네주엘라의 혁명적 국영방송 제작국장 티에리 드론 / 김명준 / ACT 34호
[해외단신] 라틴 아메리카 라디오네트워크, ‘라디오수르’ 출범 가시화 / 김희정 / ACT 30호
[미디어인터내셔널] 라틴 아메리카 미디어 역사의 새로운 국면, 텔레수르 / 김희정 / ACT 24호
[미디어인터내셔널] 국경을 넘어서는 노동영상운동의 새로운 이정표 : 제1회 라틴아메리카 노동영화제 / 김명준 / ACT 19호
[미디어 인터내셔널] ‘혁명적 사회변화와 미디어운동’의 해명을 위한 몇 가지 질문 / 조동원 / ACT 13호
[미디어 인터내셔널] 베네수엘라의 계급투쟁과 미디어 운동의 조건 / 김지현 / ACT 14호
[미디어 인터내셔널] 베네주엘라에서의 미디어 전쟁과 공동체 미디어 / 지후 / ACT 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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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보다.

* 스포일러가 있는 게 확실합니다.

 

"어때, 재미있었어? ... 어... 응? 씁쓸해? 뭐? 반미영화라고?"

 

지난 일요일, 영화 '괴물'을 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 한강대교 위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들은 전화 통화 내용.

누군지 몰라도, 영화의 성격을 참 단순하지만 명확하게 설명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많이 기대는 했지만, 사실, 일가족이 한강 지하도를 헤매며 납치된 소녀를 찾는 스토리, 혹은 괴물과 정면대결하는 소시민들 이라는 예상 정도 밖에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위의 상황을 위해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보통 블럭버스터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현재, 이곳을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회적 관계들이 담겨있달까.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면서도, 사회적 긴장감을 놓지 않고, 유머와 해학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면서 짜임새있는 상품을 만들어 낸 감독에게 박수를... 영화적 완성도 면에서는 전작들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이지만, 그만큼 신경 쓸 것들이 많았을텐데 이만한 디테일과 마무리를 생각하면, 아무 관계 없는 나 조차 뿌듯한 느낌.

정말 성실하게 만들었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보고 나서 영화 안팎으로 이렇게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도 최근 흔치 않았다.

 

한국 소시민 재난 영화

 

현재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중산층 이하 소시민이 당할 수 있는 재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구체적으로는 최근의 수해로 인한 피해에서 부터 추상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민생파탄 까지, 어떤 지역에서는 갑자기 미군 기지 확장해야 한다고 기껏 일구어 살던 땅에서 나가라고 하지를 않나, 어떤 지역에서는 새 집 지어 팔아야 한다고 그나마 등 붙이고 살던 집에서 나가라고 하지를 않나.... 싸고 입에 당기는 거 아무거나 먹고 살면 아토피 걸리고, 학교, 아니 대기업에서 주는 급식 벅고 천명 단위가 한번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하고... 아니, 멀쩡할 줄 알았던 백화점이 무너지거나 한강 다리가 뚝 끊어지거나 지하철에서 불이 나거나 도심 한복판의 가스관이 터지는 일들도 있었다.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합동분향소는 너무너무 익숙한 풍경.

한국사회에서, 사회의 최소 구성 단위라는 한 가족이 겪을 수 있는 재난이란 이렇게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지만, 감독은 스케일을 크게 가져가서, 괴물의 습격이라는 아이템을 정해버린다. 그것도, 미군이 한강에 무단불법투기한 유해물질로 인한 돌연변이 식인 괴물의 습격. 괴물이 대단하지도 않은 박씨 일가만 집중 공격할 리 없을 터, 한국사회 전반은 이 괴물로 인해 크게 동요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뭐, 사실 동요하는 건 한국 사람들이지만, 발끈 하고 껀수 잡고 괜히 나서서 처리하고픈건, 세계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일 터, 괴물에 괴 바이러스가 있다고 선동하고, 미디어가 이를 그대로 확대재생산하면서 대중의 공포와 소극성을 조장하는 동안, WHO와 같은 국제 기구를 동원한 미국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총력전을 위해 군대와 생체무기를 한국에 도입하게 된다. 근데, 알고 보면, 바이러스는 원래 없었던 것인데, 미국은 알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멈출 수는 없고, 무기는 써야겠고... 대중적인 저항이 조직적으로 표출되긴 하지만, 묵살하면 그 뿐... 나중에 들키면, 우리 탓은 아니라고 발뺌하면 그 뿐... 아, 너무너무 어디서 본 장면들이 아닌가. 어찌 보면 너무 뻔하고 유치한 비유법이지만, 가슴 벌떡이는 긴장감 속에서 줄곳 끼어드는 이러한 맥락은,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에 보기 편하면서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씁쓸한 내용들이다.

 

한국형 액션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박씨 가족 일가이지만, 그리고 이들이 흔한 한국의 가부장적 가족 구조로 묶여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가족'의 이미지 만으로 설명을 하기엔 뭔가 미심쩍다. 어머니가 부재한 상황에서 가부장이 장렬히 전사하고 나면, 현실 세계에 남건 개성있는 삼남매.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액션(의 비주얼과 타당성)을 선보인 두 사람이 있었으니, 과히 한국형 액션 영웅이라고 할 만한, 운동권과 양궁 선수, 화염병 던지는 사람과 활 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각종 국제 대회의 금메달을 남김 없이 줄줄히 엮어 오는 낭자군단(!)을 현실의 재난 상황에 던져놓은 것도 대단한 발상이지만, 거리에서의 투쟁과 수배 생활에 찌든 (과거) 운동권의 능력을 액션 영화로 재발견(?)한 것도 참으로 본 적 없는 시도랄까. 십수년 만에, 화염병 던지는 인물의 클로즈업이 필름에 담긴 장면을 거대한 스크린으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보면서, 이것 참, 웃어야 할지, 기분나빠해야 할지, 찜찜한 기분.

그나저나, 칸느에서 그렇게 좋아했다던 해외 관객과 언론들은 도대체 이 인물을 어떻게 파악한 것이었을까? 이렇게 숨고 도망가고 전투하는 능력에 단련될 수 밖에 없었던 80년대 운동권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었을지...

 

 

 

결국 괴물은 무엇인가

 

사실, 이놈도 불쌍하다. 영화를 보고 있다 보면, 쓰리디로 매끈하게 만들어진 그 생물이 악의 화신이라거나 증오의 대상이 되기는 쉽지 않다. 배고프고, 외롭고, 지치겠다... 오바이트 하는 괴물, 등 돌리고 졸고 있는 괴물을 보고 있으면 약간의 연민도 느껴지기 마련이다. 사실, 니놈이 무슨 죄가 있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등, 신파영화의 관용구도 슬그머니 떠오른다.

그렇다면, 평범한, 아니 평범을 넘어 비루하기 까지 한 인생들을 무시무시한 괴물에 맞서는 투사로 거듭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볼 때는 감탄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하다. 미국. 혹은 미국과 그의 친구들, 비루한 인생들의 일상과 희망을 발톱의 때 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 논리와 존재 조건을 향해 무식하게 돌진하는 세력들.

 

대중의 움직임이 아쉽다.

 

물론, 모든 것을 담아내기는 힘들었고, 그럴 생각도 아니었겠지만,

괴물의 존재를 맞닥드린, 아니 괴물의 존재가 드러나고 난 뒤 미국을 비롯한 지배계층의 어이 없는 대응에 직면한 대중들의 분노와 저항을 충분히 담아 내지 못한 것은 너무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나쁜 놈들의 나쁜 짓은, 짧지만 강력하게, 특유의 연출 감각으로 충분히 전달된다. (사실, 영화를 본 사람들 끼리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장면은, 비싸게 주고 만들어 온 괴물의 모습도, 인기 배우들의 액션 장면도 아닌, 군경에 붙들려 아무 근거 없는 뇌수술까지 받았던 송강호가 바이러스가 들었다는 자기 피를 무기로 수술실에서 탈출하던 순간, 송강호가 갖혀 있던 컨테이너 박스 밖에서 바베큐를 구워먹고 있던 미국들의 모습이 담긴 신이었다.)

하지만 거기에 저항하는 대중들의 모습은 꽤나 피상적이고 의무적이라는 느낌. 거기 까지 고민하기엔 감독의 경험도 상상력도 신뢰도 부족한 것이 아니었을까.

 

여하튼, 꽤 되는 영화

개봉 첫 주말, 어마어마한 흥행 성적을 내면서, '괴물'은 수치로 이야기되는 영화가 된 느낌이다. 제작 초기에는 스타 감독과 배우들의 이름이 데코레이션 된 신비한 영화로, 칸느 이후엔 세계 언론이 격찬하는 좋은 영화로, 그리고 개봉 직후 까지의 마켓팅에서는 최고의 기술이 동원된 힘들지만 뿌듯한 영화로, 그리고 이젠 어마어마한 관객을 동원하는, 안보면 소외되는 영화로...

뭐,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다. 단지 납량특집으로도 충분히 기능을 할 만한 영화니까. 그리고 그걸 넘어서는 약간의 고민과 인식을 쉽게 던져준다는 점에선 좀 더 낫다는 생각이니까. 상당히 안전하고, 겉핥기에 불과할지라도, 보는 동안 상당한 설득력과 공감과 카타르시스의 기능을 발휘한다는 점에선 확실하다.

많은 대중들과 만나는 상업 영화들이, 이정도의 사회적 인식은 가지고 있어야 재미도 있고 흥행도 되고 하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쉬리 이후 기본적으로 흥행이 되려면 남북관계에 대한 시각 쯤은 깔아주고 가야 한다는 정설도 생기긴 했지만, 지속적로 한국 현대사회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담아온 봉준호의 인식은 강우석 보다는 훨신 세련된 것이 확실하고, 사회적 감각을 살짝 놓은 듯 한 박찬욱 보다 성실하게 보이는 관계로, 벌써 부터 다음 작품을 기대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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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감독 문성준 불법강제연행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


경찰은 독립미디어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독립영화감독 문성준 불법강제연행 규탄 기자회견


■ 일시:2006년 7월 25일(화) 11시  ■ 장소 : 경찰청 앞  ■ 주최 : (사)한국독립영화협회



○ 주 최 : (사)한국독립영화협회

○ 일 시 : 2006년 7월25일(화) 오전 11시

○ 장 소 : 경찰청 앞(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 209)


○ 식 순


1. 독립영화감독 문성준 불법강제연행 사건 경과보고


2. 독립영화∙독립미디어활동에 대한 경찰의 탄압 사례발표


3. 연대발언

- 전규찬(한미FTA저지 시청각미디어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

- 이원재(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상황실장)

- 양문석(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 김경형(영화감독,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4. 성명서 낭독


5. 항의서한전달



[성명서 첨부]


독립영화감독 문성준을 불법연행 한 경찰은

머리 숙여 사과하고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경찰은 자유로운 독립적 미디어활동의 보장을 위해

재발방지를 위한 방책을 수립하라!



2006년 7월 12일 오전 9시 경. 40여명의 비정규직노동자,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철폐’, ‘노동탄압중지’, ‘한미FTA반대’를 외치며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일민미술관 건물 옥상을 점거하였다. 곧이어 이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한 노동자와 학생들이 건물 아래로 모였고, 세찬 폭우에도 불구하고 처절하게 투쟁하는 모습과 목소리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독립영화∙미디어활동가들도 속속 모여들었다. 당일 40여명의 노동자들을 폭우 속 고공으로 몰아세운 것은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노무현정권의 일관된 반노동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수많은 경찰들은 즉시 동아일보 일민미술관 건물의 출입을 전면봉쇄하고 건물 아래 연대대오를 폭력적으로 연행하기 시작했다.


이날 경찰은 더욱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주류/거대 미디어에서는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수많은 비정규노동자,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을 알리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 촬영 중이던 한국독립영화협회 산하 한미FTA저지실천단 활동 중인 독립영화감독 문성준을 ‘기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연행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민중의 알권리,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신체의 자유를 탄압하는

‘민중의 몽둥이, 경찰’


당일 연행된 독립영화감독인 문성준은 2001년부터 진보적인 주제에 대한 영상작업을 계속해왔다. 특히 2002년부터 지금까지, 생존을 위해 한국으로 이주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확보를 위한 투쟁을 기록하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하여 사회적 소수자인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범람하는 미디어 속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의 진실된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문성준 감독을 비롯한 많은 독립영화․미디어활동가들의 활동이야 말로 진정 민중의 알권리를 위한 활동일 것이고, 이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진정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의 경찰은 거대 주류언론사의 기자쯤 되어야 집회등 공적인 의사표현의 공간에 대한 취재를 제한적으로 나마 보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중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헌법상 언론의 자유를 ‘언론사의 취재의 자유’정도로 사고하는 것이 참여정부 경찰의 기본권에 대한 천박한 인식수준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게다가 문성준 감독의 연행과정에서 아무런 이유와 근거를 밝히지도 않은 채 촬영을 위한 캠코더만을 들고 있던 문성준 감독을 여러 명의 경찰이 폭력적이고 강제적으로 연행하여 신체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저질렀다.


우리는 경찰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경찰이 알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은 무엇인가?



기자가 아니니 연행하라굽쇼?!  모든 독립적 미디어활동을 보장하라!!


이와 유사한 경찰의 만행은 최근 여러 차례 목격되었다. 지난 5월 4일, 경찰은 국방부의 평택대집행과정을 취재하던 민중언론 참세상 취재기자 홍석만씨를 기자증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연행하여 48시간 동안 구금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평택 대추리 주민들과 직접 인터넷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황새울방송 ‘들소리’의 미디어활동가들을 불법․폭력 연행하기도 했다.


기자증이 없는 주류 미디어의 기자가 아니라고 불법 연행을 자행한 경찰은 일반인의 방송 참여의 권리, 퍼블릭 액세스권이 실정법에 의해 보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현행 방송법은 제도적으로 참여 미디어 구조를 보장하고 있으며, 모든 시민 역시 언론 자유의 주체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 따라 시민의 미디어를 통한 표현의 자유가 더욱  확대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증이 없으니 연행하겠다’, ‘기자가 아니니 연행하라’는 경찰의 시대착오적 발상을 접하는 우리는 경찰의 각성을 위해서라도 더욱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경고하건대, 경찰에게는 모든 독립적 미디어활동을 방해하고 탄압할 어떠한 권한도 없다는 사실을 경찰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독립적 미디어활동을 방해할수록 더욱 많은 카메라가 모이게 될 것이다.


최근 수많은 민중들이 목소리를 내기위해 거리로 나오고 있다. 민중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한미FTA에 대해 반대하기 위해 수만 명의 사람들이 서울도심 한복판으로 나오고 있고, 단지 노동자로서 대접받고 싶다는 건설노동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비정규직노동자와 장기파업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고공에서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피맺힌 절규를 경찰력을 동원해서 탄압할수록 저항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고,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수많은 독립미디어활동가들을 방해할수록 더욱 수많은 카메라가 모이게 될 것이다.


민중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사회적으로 알리려는 독립영화∙미디어활동가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작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우리는 경찰과 정권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 경찰청장은 독립영화감독 문성준에 대한 불법연행을 머리숙여 사과하라!


- 경찰청장은 독립영화감독 문성준에 대한 불법연행의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 경찰은 모든 독립미디어활동의 보장을 위해 재발방지를 위한 방책을 수립하라!


- 민중의 삶을 파탄 내는 한미FTA협상 즉각 중단하라!


- 비정규직 철폐하고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를 해결하라!



아울러 다음과 같이 이후 실천계획을 밝히는 바이다.


- 우리는 불법 연행을 지시한 책임자에 대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 우리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거대 주류 언론사만을 대상으로 한 각종 취재허가가 독립적 미디어활동에 대한 불평등 행위임을 제소할 것이며, 모든 공공기관에 출입, 취재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다.

- 우리는 한미 FTA가 민중들의 삶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도박행위임을 밝혀내는 데 앞장설 것이다.

- 우리는 민중의 진실한 목소리를 알려내기 위해 계속해서 연대하고 공동투쟁할 것이다.





2006년 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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