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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

흔히 들었던 이 글귀가 왠지 오늘은 내 귀가에 맴 돈다.

인터넷검색을 하다가 김지하시인의 싯구를 본 뒤

내 머리속을 맴 돈다.

 

 

 
김지하 시인의 시집 <타는 목마름으로>
출간된 지 25년이나 된 시집이란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김지하 시 '타는 목마름으로' 전문

 

"아, 그랬다.

오랫동안 내 너를 잊고 있었다. 아니 잊은 게 아니고 너의 세상이 온 줄 착각하며 살았다. 내 몸이 구속당하지 않는다 하여, 내 팔자 핀 정신이 한 없이 늘어졌다 하여 너의 세상이 된 줄로만 알았다.

생각해 보면 내 발길은 언제나 너를 찾아 헤매었지만 진정 너를 만나지는 못했다. 민주주의, 너로 가장한 가면 쓴 것들이 시야를 흐리게 하는 통에 너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너는 그때나 지금이나 힘들고 외로운데 박수치고 환호하는 이들은 널 이용만 했구나."

 

그랬다. 이런 글을 남긴 강기희(gihi307) 기자가 내맘 같았나 보다. 강기자를 모르지만 현재 내가 느끼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잊고 지낸것은 같은 모양이다.

실제 보수니 진보니 말들만 난무하지 민주주의라는 이름은 쓰래기 통에 처박혔나 보다.

 

ps: 우린 선거를 진행 중이다.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라는 선거가 연초부터 총연맹 위원장선거를 필두로 금속노조에 이어 세번째 현자지부 선거가 진행중이다.

전주공장의 주야 맞교대가 두번이나 부결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탓인지 세명의 후보가 다 주간연속2교대제를 들고 나왔다. 회사나 집행부 의견 보다 우리가 옳았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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