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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싸알떠억 메밀묵

요즘은 '사람소리'를 듣기 어려운데, 그 하나가 밤에 출출할 때 멀리서 울려오는 "찹싸알떠억~메밀일묵" 소리다.

 

내가 이 소리를 들은 것이 약 2번 되는데, 한번은 선릉역 살 때니까 약 6살가량, 또 한번은 일원동 연립주택 2층 살 때니깐 97,8년 고2 정도가 되겠다. 그때 들었을 때도 '야 저 소리 정말 오랫만에 듣는다'고 생각했으니 그 당시 만도 오래된 소리 중 하나였을 뿐더러 주변에 편의점 등 굳이 찾아오는 야식이 아니더라도 찾아다니며 야식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그날은 굳이 이층에서 창문을 열고 '아저씨, 찹쌀떡 주세요' 하고 엄마랑 2천원어치 그닥 즐기지 않는 '추억의 찹쌀떡떡떡'하며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근데 여전히 의문, 찹쌀떡과 메밀묵은 왜 늘 함께 다니는 거지? 공통점이라고는 세글자라는 것, 둘다 곡류라는 것 뿐인데 말야)

 

지역마다 억양이 다르다고 한다. 내가 살던 강남에는 '찹'에 한박자 '싸알'로 한박자 반 그다음에 '떠억'을 간결하게 처리하면서 한박자 반 그리고 숨 안쉬고 반박자 씩 '메밀묵~'이었다.

'세탁'은 요즘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도 종종 듣는데, 많이 늘어진다. '세에에탁악악악'

 

사실 내가 젤로 좋아하던 소리는 '소금이요 소금'이었다. 이는 신당동 외할머니댁에 가면 많이 들었는데, 식당을 하시던 외할머니댁의 이른바 식당 골목을 리어카로 누비며 목을 약간 누른 소리로 '소금이요소그음~'하면 할머니가 나가서 한두어대박씩 사곤했다. 소금을 팔던 할아버지의 모습은 취권에 나오는 도사같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제 오랜만에 유사한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전달력은 예전과 같지 않다. 전달력이 떨어진다. '오~방~떡~'인지 '오~개~떡~'인지 우선 분명히 들리지 않았고, 목소리의 무게감도 예전만 못했다. 그렇더라도 반갑다. 간간히 들려오는 차소리며 오토바이 소리와 섞여 들려오며 멀어져가는데 '소음'을 상쇄하는 느낌마저 든다.

 

'근데 먹고싶을 땐 어떻게 부르지? 휴대폰을 해서 배달을 시켜야 하나' 

아파트에선 좀처럼 사람 만나는게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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