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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감추지 않는 기자들

부쩍 언론노조가 주최하는 기자회견을 많이 다닌다. 참여정부 들어 대언론 대응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언론 내부에서 사측과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언론들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닌 듯 싶다.

 

시민의신문은 시민사회의 뜻을 모아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린 상태고, 시사저널은 어제(6일) 금창태 사장의 긴급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또다시 쟁점이 진실공방으로 맞춰져가고 있는 모양이다.

 

이를 취재하는 마음은 남다르다. 취재원을 만나는 만큼 기자들을 접하는 기회도 많고, 첫 취재에 임했을 때만해도 타 기자들의 모양새를 흉내내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그들에게 느꼈던 바는 누구나 한번쯤 상상했을 법한 '냉철함', '절제됨' 등 좀처럼 분노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건조하고 어쩌면 지루한 모습들이었다.

 

그러나 운동방향과 이념을 떠나 최근 노동자로, 투쟁가로 만나는 기자들의 모습은 아이러니하지만 새롭고 신선하다.

 

6일 금창태 사장의 긴급기자회견장, 곳곳에서 이를 지켜보던 그 때는 몰랐지만, 시사저널 기자들이자 조합원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는다. 헛웃음을 난발하거나, 심지어 기자회견문을 그 자리에서 보란 듯 찢기도 한다. 그리고 참담해했으며, 배신감에 부들부들 떤다.

 

즉시 반박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리된 글로 만나던 그들은 여과없이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말로 각자의 분노를 표출한다. 재밌는 것은 결국 지면으로 실어질 때는 어떻게 실릴지 모르겠으나, 지향과 관계없이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암묵적 연대가 느껴진다는 것.

 

구분은 어렵다. 그들은 과거의 삼성관련 기사를 실을 때 사측과 매번 마찰을 빗었다고 한다. 인쇄소에서 기사 삭제라는 사건으로 발발되었지만, 조합원이었을 때는 물론이고 직장폐쇄 이전 혹은 그 훨씬 이전부터 불려졌을 기자였을 때도 활동에는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일지 모르겠다.  

 

사태 발발 230일째, 전면 파업 돌입 약 20여일, 기자들의 분노가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들도 그리고 우리들도.

 

'기자인가 (미디어)활동가인가'라는 외부의 애매모호한 기준과 함께 흔들리는 자기규정 속에서 고민했던 나는 결국 답은 찾지 못했지만 아니 않았지만, 왠지 앞으로는 분명치 않은 정의 때문에 고민할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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