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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특보 8호(최종호)_기사] 노동자 민중들의 반MB가 ‘묻지마 야권연대’에 갇히고 말았다

  • 분류
    특보<혁명>
  • 등록일
    2012/04/13 13:19
  • 수정일
    2012/04/16 03:56
  • 글쓴이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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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민중들의 반MB가

 

‘묻지마 야권연대’에 갇히고 말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민주당 통진당의 야권연대가 승리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둘이 합쳐 86석(민주당 81석과 민노당 5석)에 불과했던 것이 이번에 140석으로 늘어났으니 그들로서는 대단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양만이 아니라 질로 따져도 수도권에서, 특히 서울에서 압승을 거뒀으니 민주당으로선 축배를 들만도 한데 오히려 패배했다고 침통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물론 과반 이상의 의석이 가능했음에도 오히려 새누리당에 그것을 헌납했기 때문에 저들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플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몰락하다시피 했던 민주당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의 실정으로 인해 철저히 심판받았던 민주당이 어느새 다시 집권욕을 불태울 수 있는 상황까지 온 것은 모두 이명박 정권에 대한 노동자 민중들의 분노와 ‘MB OUT' 열망 덕분이다. 그리고 민주당에 면죄부를 준 민노당, 민주노총의 야권연대 전략 덕분이다.

 

  2008년 촛불투쟁 이래 이명박정권에 대한 노동자 민중들의 거대한 분노가 일구어놓은 반MB 전선은 일단 이렇게 야권연대와 선거심판론에 의해 왜곡 수렴되면서 해체되었다. 야권연대는 노동자 민중들의 반MB를 이용하여 득세했지만 그것을 철저히 제도권 내로 봉쇄하여 마침내 이번 총선을 통해 반MB 대중 동력을 끝내 와해시켰다.
통진당은 야권연대로 약진했다고 하지만, 민주당의 2중대를 넘어 사실상 민주당의 일 부분으로 전락하면서 약진했을 뿐이다. 어떤 차이도 없어졌다.     

 

 

새누리당은 어부지리를 얻었을 뿐이다.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이번 총선은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의 반MB와 야권연대가 말하는 반MB와의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였다. 전자는 이명박 정권으로 대표되는 자본가정권 자체(전체)에 대한 거부와 적대를 드러내는 반MB다. 그러나 후자는 단지 자본가정당 사이의 정권 교체만을 최대, 최고의 목표로 삼는 반MB다. 우리가 반MB를 말할 때 ‘자본가정당과 단절하라’, ‘야권연대 반대’를 동시에 주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자본가정당들마저 ‘복지’,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민생’ 등을 말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노동자 민중의 분노와 불만은 넓고 깊게 뻗어 있었다. 그러나 야권연대는 새누리당의 변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비록 말로나마 ‘복지’,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등을 쟁점화하기는커녕 공허한 정권 심판만을 반복함으로써 사실 새누리당과 별 다른 차이나 비전이 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원래 그렇다치더라도 통진당 역시 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 목매달음으로써, 더 정확하게는 통진당 자체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노동자 민중들의 폭발적인 분노를 처음부터 외면한 까닭에 노동자계급에게 실망감만 안겨주었을 뿐이다. 노동자 밀집 지역에서조차 패배한 실질적인 원인도 여기에 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게 된 것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현상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다만 지금 새누리당이 자신들이 승리한 것을 맘껏 자축하지 않고 있는 것은, 단지 대선이 남아 있어서만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분노와 불만을 실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지배계급은 한통속이 되어 총선 결과를 투표율, 박근혜의 힘, 민주당 공천 실패, 막말 파문, 지역주의, 도농차이 등에서 찾음으로써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 사이의 적대를 은폐하고, 나아가 자본가정부가 아닌 노동자정부와 같은 주장이 등장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려하고 있다. 통진당도 이점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사회주의 세력은 지리멸렬했다.

 

  이번 총선은 야권연대로 인해 형식적으로나마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이 완전히 사라졌으며, 나아가 노동자 민중이 지난 4년 이상 투쟁을 거치면서 광범위하게 형성한 반MB 열망이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반대가 단지 부르주아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 즉 반MB 야권연대로 왜곡 수렴되는 것과 나아가 통진당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또 다른 의회주의로 귀착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이 너무도 미약했다.
 

  사회주의 세력들은 지리멸렬한 상태를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 야권연대에 대당하는 정세 구심을 형성하기는커녕 적어도 야권연대를 폭로하는 정치선동만이라도 일관되고 끈질기게 하는 것마저 대부분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구체적 정세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한 활동을 우선하지 않음으로써 투쟁하는 노동자나 야권연대를 반대하는 노동자를 정치적으로 방치했다. 그나마 벌어지는 투쟁에 연대하는 것에 머무르거나, 당장의 정세 대응과는 동떨어진 추상적 정치원칙을 들고 나오거나, 심지어는 야권연대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기조차 했다. 이번 총선에서 사회주의 세력은 보이지 않았다. 4. 11 총선에서의 최대 패배자는 사회주의 세력이다. 역사와 계급투쟁에 요행이나 공짜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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