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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살려내는 것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집안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자취를 하는 나는 평소에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집안일을 해야했지만

아무리 해도 얼마 후면 다시 하기 전의 상태를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집이 가진 원래의 모습이란 것이 그런건가 하는 생각마저 했었다.

 

며칠 청소를 하지 않으면 머리카락과 먼지가 쌓인다.

밥을 해먹고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다음에 밥을 해먹을 때 힘들어진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빨래를 자주 하지 않으면 젖은 빨래에서 냄새가 난다.

쓰레기를 격일로 버리지 않으면 특히 음식물쓰레기는 바로 썩어버린다.

냉장고가 안에 있는 음식들의 상태를 무기한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확인해야한다.

쌀과 야채를 비롯한 재료들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수시로 체크한다.

그리고... 기타등등

 

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하는 일.

내가 살아가는 일 바탕에 나의 손과 나의 노력이 있다는 확인.

나의 삶이 직접적인 나의 노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

 

그래서 살림은 살려내는 것이다.

 

만약에 내가 하고싶은 일에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그 대가로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살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주어진다고 해도

나는 나의 삶을 '간접적'으로 채우고 싶지는 않다.

이미 내가 살고있는 집도, 내가 먹는 쌀도, 야채도, 내가 쓰고 있는 컴퓨터도, 내가 보는 티비도, 내가 쓰는 볼펜 하나도 나의 손과 노동력이 담겨있지는 않다.

이렇게 요리하고 치우고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이라도 직접 참여해야하지 않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좀더 직접적인 나의 삶을 살고 싶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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