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장어외

분류없음 2017/04/01 01:40

수컷 장어

 

한 달에 두어 번, 많게는 서너 번 한국 슈퍼마켓에서 장을 본다. 최근 직접 나가서 장을 볼 시간이 부족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이틀 뒤 받아보는 패턴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자잘한 것은 역시 직접 둘러보고 구입하려 애쓴다. 출근길에 잠깐 들려서 한국에서 뭐 새로 온 게 있나, 약간의 흥분... 그러다가 발견한 장어구이. 아싸. 그런데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사내 남 (男)" 글자가 포장지에 뙇! 원래 장어를 암수 구별해서 파나, 수컷장어가 더 맛이 있나, 요즘 한국에선 수컷장어가 유행인가, 왜 수컷을 선호하지, 원래 동물은 암컷이 더 월등한 거 아닌가... 별의별 추측성 대화를 한참 나누다가 깨달았다. 아, 남자에게 좋은 장어라는 의미구나. 이렇게 오묘한 뜻이. 아마도 그게 맞을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어를 먹을 적에 암수 구별하면서 먹었던 기억은 전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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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방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일이 치과에 가는 일. 며칠 전 어금니 크라운 하나가 쏙 빠져버렸다. 대학교 일학년 때 맞춘 것이니 물경 이십 년도 넘었다. 그럴 때가 됐구나. 약속도 잡지 않고 emergency 라는 핑계로 불쑥 치과에 갔다. 당연히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리는 시간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온 소의 심정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소의 마음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안쪽에서 드릴로 가는 소리 같은 게 들리니 심장이 벌렁벌렁 아아아아아 이미 맨붕 시작. 다행히 핑크색 어린이 의자가 있다. 나를 위해 준비했구나. 뭔가 의지할 데가 있으면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나만의 대기 의자. 기다리는 동안 다행히 어린이 친구들이 오지 않아 맘편히 의자를 독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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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선생님과 대화를 나눈 결과 마우스 가드 (night guard) 를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밤에 자는 동안 이를 가는 습관은 없지만 평소에 뭔가를 생각할 때 혹은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이를 앙다무는 습관 (clenching) 이 있다. 파트너도 종종 지적해주신다. 그런데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야구선수나 복싱선수보다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 두번 째 방문에서 틀 (impressions) 을 땄다. 다행히 보험처리가 되는 치료라서 큰 걱정은 없는데 아무래도 대낮에 이걸 끼고 있으면 외관이 참 흉악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염려아닌 염려. 이제 치과 방문은 두 번 남았다. 연식이 늘어가니 뭔가 보조해야 할 일들도 늘어간다.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생각처럼 그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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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1 01:40 2017/04/0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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