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9

2010/06/19 23:33 잡기장

나는 그들의 모든 것을 인간이라고 부르면서 한꺼번에 이해했다가,

그들이 괴물이었으니 나 역시 괴물이겠거니 하고 생각하곤 한다.

 

손바닥을 종종 펴보면서, 나는 요만한 사람이니까 이 손바닥 만큼만 살자 라고 생각도 해 본다.

 

 

지금의 기분이 좋은 일 뒤 균형을 맞추기위해 불행을 끌어들이고 있는 모습인지

아니면 너무나 당연한 치료가 끝난 뒤에 찾아오는 이별을 충분히 느끼고 있음인지

아니면 그냥 읽은 책 때문인지 잘 알 수가 없다.

 

 

 

어제부터 눈 아프게 온라인으로 읽기 시작한 노말시티 15권을 이제 다 읽었다.

놀란 것은 이 만화가 1993년에 첫 연재를 시작하고 7년이 넘게 연재를 했던 만화라는 것. 1993년이면 대체 언제였나. 내가 중학교시작할 무렵이거나 초등학교 말. 그때에도 이런 만화에 끌렸다는 것이 어찌보면 참 소름끼친다. 끝부분의 내용까지는 다 기억하고 있지 않아서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굉장히 낯선 기분으로 읽기도 했지만, 몇몇 대사들은 그 당시에도 몇번씩이나 읖조렸던 기억이 난다. 강경옥씨는 이제 나이가 꽤 많은 작가겠구나 생각도 해보고.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것들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에 그냥 좋다 거나 우연히 좋아졌다 같은 것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린시절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여러가지 것들에 해답이나 힌트를 주는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어찌해볼수 없기도 해서 굉장히 힘들어진다.

 

 

주문 받은 그림 2점을 그려야 하는 데, 뭔가 시작할 수 없는 마음상태 이다.

 

나인데 나로서 산다기 보다 뭔가 몸에서 떨어져나와서 나를 느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내 손은 너무나 작다. 정말 하나도 크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도 그렇게 다 잘하려고 했고 다 노력해야할 것 같았고 정말 피해를 주면 안 될것 같았고 정말로 짐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 손으로는 체육시간에 공 하나도 쥐기가 어려웠는 데. 딱 내 손 만큼만 기대받고 내 손만큼만 해냈다면 나는 좀 더 행복했을까. 괴물이 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번엔 장마가 빨리 온다는 데, 걱정이다.

햇빛이 부족해지면 더 힘들어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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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9 23:33 2010/06/1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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