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운다

2010/01/28 23:21 잡기장

나는 원래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 작년에도 정말 많이 울었었다.

 

근데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건 그렇게 어떤 감정으로 우는 게 아니라, 그냥 우는 걸 말하는 거다.

 

 

나는 조금만 춥거나 바람이 불면 펑펑 운다. 진짜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이 그러듯이 거짓말처럼 눈물이 눈에서 한방울 두방울 마구 흘러내린다. 장갑 낀 손이나 코트 소매로 훔쳐도 그렇게 잘 흡수되진 않는다. 가끔 길에서 이럴 때 아는 사람을 만나면, 나중에 그 때 혹시 울고 있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오늘도 그래서 펑펑 울었다. 나중에는 눈물 닦기도 귀찮아서 그냥 울면서 마구 걸어버렸다. 중고등학교때 다니던 화실 선생이 내 얼굴을 그려주면서 항상 눈이 젖어있다고 했던말도 기억했다. 누가 나한테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고 했었는 데 그게 눈물 때문이었겠구나 생각도 했다.

 

 

어쩔 때는 마비 상태에 익숙한 내 자신이 날씨를 핑계삼아 이렇게 속에 있던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다. 울고 울고 또 울고.

 

 

 

시멘트 가든을 고민하다 결국 구입했고, 이틀동안 다 읽었다. 힘들었다. 읽는 내내.

왜 힘들었는 지는 막 논리적으로 잘 설명할 수 없지만, 읽다가 까페에서 눈물이 올라오거나 나도 모르게 강아지들이 내는 듯한 신음소리를 내서 혼자 깜짝 놀라곤했다. 그래서 그랬는 지 오늘은 하루종일 근육통에 시달렸다.

 

 

나는 아마 다시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저번주에 추후상담을 포함한 모든 상담을 종결한 이후로, 나는 너무나 혼자라는 생각을 한다. 외롭고 슬퍼서. 더 사랑받고싶어서, 사랑이 부족해서 이렇게 외롭고 슬퍼하는 중이다.

 

 

요즘들어 하루종일 하품을 한다. 계속 잠이 온다. 충분히 자고 있음에도 더 더 더 자고 싶다. 나는 아마 무척 우울한 것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1/28 23:21 2010/01/28 23:21
─ tag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1. 권안  2010/02/05 1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드레곤 눈물도 그런거였지
  2. 빵꾸빵꾸  2010/02/07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