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움

2010/01/29 03:04 잡기장

작년 가을이었던 것도 같고 재작년 가을 같기도 하고... 아마 재작년이었을 것이다.

 

한 부잣집 아줌마의 영어과외를 맡을 뻔했다가, 그 아줌마의 진상만 보고 교통비만 날리고 끝난 적이 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자기가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며 병실로 오라고 해서 좀 황당했는 데, 가서 보니 그냥 어떻게 가만히 고생 없이 영어를 늘게 만들어내라 라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과외 장소로 자신이 헬스를 하는 서울 시내 호텔의 1층 커피숍,  혹은 자기 집 근처에 있는 일마레 라는 파스타집이 어떻겠냐는 둥의 이야기를 했었다. 나보고 교재를 복사해놓으면 기사가 찾으러 갈 거라는 얘기도 하고.

 

 

이 밤 중에 캔버스 천을 자르다가 문득 그 아줌마가 생각났고, 엄청나게 부러워졌다. 그 아줌마는 디스크때문에 도우미 아줌마도 2명이나 쓴다고 했었다. 그 아줌마가 가진 돈은 얼마나 될까. 부럽다.

 

 

한 때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었다. 그게 다 빚인데, 왜 그런걸 쓸까했다. 학원 일 할때도 카드 값때문에 일을 관두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진짜 이해가 안갔다. 그 사람들은 다 사치, 낭비 하는 한심한 사람들이라고도 생각했었다. 참나.

 

 

오늘의 커피도, 오늘의 저녁도 카드를 그어대면서

다음달 걱정보다 당장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걸 하고야마는 나를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서

그 아줌마가 격하게 부러워졌다. 잘 살고 있겠지.

 

<휘트니비엔날레 2008 작품... 작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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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9 03:04 2010/01/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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