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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친구들

이라기 보다는 정확히는 친구. 결혼했고, 애가 둘이고, 잘 살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굶지 않고, 애들 장난감 사주면서, 남편이랑 와인 마시면서 살 정도는 된다. 지방 전문대를 나와서 상류층은 커녕 중산층도 모르고, 사실 관심도 없다. 애들은 많이 낳을 생각이고, 학원은 보낼 생각도 없다. 애들은 그저 건강하고 착하고 부모-형제에게 잘하면 장땡이라는 식이다. 중산층에서 말하는 '가정화목'과는 다른, 정말로 순수하게 가정화목 만사오케 이런 식. 의정부의 2500짜리 전세집의 사는 네식구가 왤케 즐거워 보이냐. 두달 안에 목동의 5억짜리 아파트를 사서 이사 가는, 남편의 삼성경제연구소에 다니는 아는 언니도 '가난해도 화목하게'지만, 아직도 돈 때문에 힘들고, 애들 교육에 머리가 터진다. 결정적으로 즐거워 보이지도 않아. 심지어 애들도 내 친구 애는 순하고 착한 편인데, 언니 애는 이건 뭐, 그냥 쌩지랄이다. 두 아이의 결정적 다른 점이라면 무언가 원하는 게 있을 때 하나는 가만히 서서 시위, 다른 하나는 누워서 지랄...인 거다. 뭐, 어쨌든. 내 친구가 너무 건강하고 행복한 소시민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내 고등학교 동창들은 다 이래. 고생해도 소박하고 욕심이 없어서 그냥 막 이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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