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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옐로우나이프에, 정확히는 이 NorthWest Territory(주이름, 어쩌면 알버타주까지 걸쳐서)에 '겁내 큰' 호수가 하나 있다. 소문에 의하면 남한만하다고도 하든데, 귀찮아서 안 찾아봤다. 여튼, 그 겁내 큰 호수가 아니더라도 이 동네는 호수가 많다. 그리고 겨울이 기니까 이 호수들이 꽝꽝 어는데 그 얼음 두께가 대략 3미터가 된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그 호수 위로 아이스로드라고 차 다니는 길도 생긴다. 겨울 8개월, 봄-여름-가을 합해서 대략 4개월이 못 미치는데 이 4개월 동안이라도 물이 녹긴 녹는다. 이 동네에서는 호수 물이 녹는다는 걸 'getting blue'라고도 표현을 하는데, 나에게 이 말을 해준 사람이 왜 'blue'인지 모르겠다는 거다. 그때 들으면서 물 색깔이 'blue(파랑색)'이 되어가나보네. 바본가? 했었다. 여름이 되고 보니, 과연 물색깔이 아주 파랗더만. 물색은 하늘색을 닮는다더니 하늘도 파랗고, 물은 더 파랗다. 그래서 근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마추어가 쓴 야오이 소설을 보다가 알았다. 맞다. 영어로 blue는 우울하다는 뜻이 있지. 그래서 왜 'getting blue(우울해지다)'가 된다는 건지 모른다는 뜻이었던 것이다. 나야말로 바보=_= *봤다는 야오이 소설 : 블루블루 프라이데이. 나에겐 쓸데없이 길고, 너무 가르치려고 들어서 정리 좀 해서 분량만 절반으로 줄이면 더 괜찮은, 좋은 소설이었을 야오이 소설. (자질구레한 설정도 맘에 안 드는게 있지만 여튼간에)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블루블루 프라이데이에서 블루의 뜻을 모르는 백치강공과 조루지만 연발탄은 쏘는 맹탕요염수가 나온다는 게 좋아~ 몇몇 대사도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건 그렇고, 본 울티메이텀과 제이슨 본이 좋아서 미치겠슴둥. 맷데이먼, 이제 제이슨 본 안한다고 했다고...그럼 데이빗 웹을 연기 하는 건 우때? 제길, 정말 멋진 시리즈 아니냔 말이야 ㅠㅠ 여기 있어서 제일 불편한 건, 먹을 것이 아니다. 안 통하는 말도 아니다. 나는 지금 본 울티메이텀 때문에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가 보고 싶어 미치겠는데, 내 방 책장 거기에 확실하게 꼽혀 있는데 그걸 못 본다는 게 답답하다. 내 방에 있는 디비디하고 책하고 CD가 제일 그리워 ;ㅁ; 다이하드 다른 시리즈도 보고 싶다규 ;ㅁ; 본 아이덴티티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본 슈프리머시와 본 울티메이텀에서는 제이슨이 상대방을 맨손으로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총으로 쏜다든가 피범벅을 해서 패죽이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그-깔끔한 격투를 하다가 목을 졸라 죽인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당연히 멋있다거나 잘 싸운다거나 뭐 그런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아 저 인간이 정말 전직 킬러였구나' 하는 걸 온 몸으로 느낀다고나 할까. 제이슨은 싸움을 잘하는 인간, 이게 아니라 제이슨은 사람을 죽이던 인간,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총 질을 필요 이상 해대지도 않고, 싸움을 할 때도 마구 휘두르는 게 아니라 손상을 주기 위해 하는 것이 '일로써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굳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물론 말하지만) 화면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그런 액션이 단순히 본 시리즈의 스타일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표현하는 방법 중에 하나라는 사실이 좋다. 좋은 영화다. 아, 여기 살면서 불편한 거 하나 더.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다. 사람이 아예 없으면 오히려 좋겠는데, 같이 다이하드4 보고 나오면서 하는 단 한마디가 '재밌지만 아무 내용이 없네'하는 사람하고는 보고 싶지 않거든. 무한도전 보면서 '저 디자이너 게이같아'라고 굳이 수번씩 말하는 사람도 필요없잖아. (이 후자쪽을 말한 친구는 벤쿠버에서 게이퍼레이드를 봤는데 역시 좀 역겹더라고 굳이 또 나에게 말해주는 센스가 있어. 여성주의자면 인권주의자라는 걸 요즘 애들은 모르는 걸까. 나는 마초만 모르는 줄 알았어=_=) 마초가 '나는 정치에 대해 모르지만'이라고 하면서 나에게 정치 강의도 해주지. (이 사람은 내가 여성주의자라고 해서 인지, 본인은 여성의 처녀성-순결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더군. 본인 여친과의 관계에서 나온 말이기는 하지만, 나보고 어쩌라고. 관계 자체는 그다지 평등하지 못하면서 순결주의에 대해서는 담담하다고 해서 마초가 아닌척 하는 것도 좀-ㅠ- 게다가 본인도 순결하지 않은데 뭘 또 그렇게 생색을 내시냔 말이야. ) 어떤 애들은 다 큰 척, 많이 아는 척을 해서 피곤하고. 어떤 애는 너무 피해자인 척, 약자인 척을 해서 피곤해. (한국 사람이든 외국 사람이든) 깔끔하게 통하는 사람이 없고, 뭔가 시원하지 못하다는 거지. 가끔은 정말 이야기하고 나면 껄쩍지근한게 남는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야. 재밌고, 때로는 즐겁지. 귀엽기도 하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으니 옛날 생각도 나고 더불어 쪽팔리기도 하지. 어쨌든 여기에선 이런 말을 자주한다. '결국 어떻게 사느냐는 거는 자기가 선택하는 거지'라고. 나는 여성주의자지만, 너는 어떻게 살든 상관 안 한다고. 남자 마초에 정치에 대해 모르는 인간이 무려 나한테 여성에 대해, 정치에 대해 강의를 해도, 상관 안 한다고. 다 늙은 노인네가 삐지고 쫓아다니며서 징징대도, 그게 니 인생인데 어쩌겠냐고. 내가 그 사람들 인생에 일일이 흥분하고, 사실을 알려주고, 조언하거나 대거리 할 이유가 없잖아. (아, 이래서 나는 행동가가 못 되는 거군.) 너희는 너희 방식대로 사는 거고, 나랑은 상관도 없으니. 그 꼬라지로 살거나 말거나 내 알바 아니지. 그렇다고 못 친하게 지낼 것도 없고 말이야. 아...이래서 기분이 잘 안 상하고 내내 기분이 좋은거구나...푸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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