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담쟁이 인줄만 알았다
불에 대인 듯 손가락 끝이 떨릴때마다
한 겨울 콘크리트 벽 틈 사이로 눈물이 흘렀다
나를 보듬고 있는 너는 절망의 사회
그 벽
인줄만 알았다
덕지 덕지 엉겨붙은 가슴 속 멍들을 속으로
더 깊은 속으로 삼켜낼때마다
그것이 담쟁이 잎 수천개 중 몇 가닥 뿐이기에 아직
이라고 중얼대곤 했다
어느 날 희망이 말하기를
서두르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거라고
그 벽은 온 몸을 떨며 두 팔을 걷어가 버릴거라고
그렇지만 사랑은 오래도록 가장 훌륭했었더라는
그것은 절망의 사회가 내지르는 비명이었다
그 벽은
숨 쉴틈 없는 도시로
관습의 가족으로
흔들리는 너로 나로
떨어질 줄 모르는 한 잎처럼
내 발목을 붙잡는다
아 강을 건너 섬이 된다하니 구역질이 난다
참지말고 토해내자
속으로 더 깊은 속으로 삼켜내던 멍들을 토해내자
내 속의 푸른 물이 나를 적셔 나는 벽이 될 것이다
어깨를 낮춘 푸른 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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