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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과외를 3군데나 가야 했고,
더군다나 평소에 절대 일어나지 않는 오전 11시에 과외를 시작했기 때문에
(오후 2시에 과외를 시작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지만...)
일어나서 아무것도 안 먹은 채로 첫번째 과외를 갔다.
놀랍게도 그 집에는 온갖 친척들이 다 모여 있었다.
내가 그 집에 갔을 때, 처음 나를 놀라게 한 건,
속옷 바람에 다니다가 깜짝 놀라신 4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분이었다.
그 뒤에 이방 저방에서 한명씩 튀어나오는 40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분들.
모두 처음보는 분들이었다.
(참고로 이 집은 방이 4개인가 5개인가 그렇다.)
이 집은 과외를 시작한지 석 달이나 되었으나, 학생의 어머니를 만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버지는 본 적 있으나, 자녀교육에 전혀 관심이 없는 관계로,
내가 볼 때마다 자기 방에서 자고 있었다. -_- 이것도 어이없는 거...)
지난주까지 저녁에만 과외를 하다가 이번주에 과감하게 11시로 옮겨버렸는데,
그러면서 내심 11시라면 학생의 어머니를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다.
(이 과외는 어머니를 한번이라도 만나야 안정적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도대체 어느 여성분이 이 학생의 어머니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창 강의를 하고 있는데,
(오늘은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핵무기는 나쁘다는 이야기까지 옆길로 샌 강의를 1시간동안 했다.
나는 원래 수학을 가르쳐리고 간 것이었지.)
학생의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아까 그 분들 중에 없었다.
어쨌든 인사를 했다.
몇 마디를 나누다가, 강의 끝나면 밥 먹고 가란다.
처음에는 괜찮다며 거절했는데, 꼭 먹고 가라고 계속 말씀하시길래,
먹겠다고 약속을 했다.
강의가 끝나고 식탁앞에 앉았는데, 아뿔사~
햄 구운 것, 잡채에 들어간 돼지고기, 미역국에 들어간 북어, 계란찜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먹어도 되는 것은 김치와 고사리, 시금치 나물 무친 것, 김이 있었다.
잠깐동안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처음에는 먹어도 되는 녀석들만 먹다가,
결국은 다 먹게 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또 한 번 먹기 시작한 거 남기지는 않았다.
나를 생각해서 차려놓은 것을 안 먹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건, 처음에 밥 먹고 가라고 해서 먹겠다고 약속할 때, 채식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그러지 않을 거였으면, 밥 먹겠다고 약속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일을 당했다.
(보통, 강의 중에 과일을 먹게 되는 경우는 있었으나, 그건 과일이니까...
나도 과외집에서 밥을 먹기는 몇 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첫번째 과외를 그렇게 끝내고 두번째 과외를 갔는데,
이 집에서는 크림이 들어간 케잌을 주는 거였다. 또 먹었다.
세번째 과외까지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배가 고팠는데,
순대국이 먹고 싶어졌다. 그걸 겨우 참아내면서 일단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집에 와서는 라면에 대한 욕구가 막 생기는 바람에,
결국 "오늘은 어차피 고기도 먹었는데..."라고 나 자신에게 말하면서
라면을 끓여먹고 말았다.
결국, 오늘은 채식을 아예 하지 않은 날이 되었다.
내일부터 다시 날을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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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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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에 대해 설명하기 귀챦으면, "요즘 속이 안좋고 탈이 나서, 음식을 좀 가려먹어야합니다"정도로 둘러대는 것도 좋을 듯.부가 정보
에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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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아.. 안타까우셨겠다 ㅠ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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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병원에 갔더니, 무조건 채식만 하라고 해서요."라고 강한 표현으로 하는 게 좀더 좋을 것 같네요.ㅋ에밀리오 // ㅎㅎ 제가 좀전에 메일 한통 보냈으니 확인하세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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