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원칙과 현실

  • 등록일
    2007/07/11 00:47
  • 수정일
    2007/07/11 00:47
과외하는 학생의 기말고사 시험지를 봤다. 그리 썩 잘 본 것은 아니었고, 틀린 문제들을 내가 다시 설명해 주었다.


틀린 문제들을 다 설명하고 나니, 이번에는 학생이 먼저 자신이 맞은 문제를 설명해달라는 것이었다. 찍어서 맞췄다고 했다. 그런데, 그 문제는 답이 없었다. ㄱ,ㄴ,ㄷ중에 옳은 것을 찾으라는 문제였는데, 분명히 ㄷ만 맞고, 나머지는 틀렸는데, 보기중에는 ㄷ만 있는 것이 없었다. 학교측에서는 ㄴ,ㄷ이 정답이라고 했던 모양이고, 이 학생 역시 ㄴ,ㄷ을 골랐던 상황이었다. 작년에도 이런 일이 한번 있었는데 그땐 이 학생이 틀린 것으로 처리되어서 내가 학생한테, 풀이과정을 정확하게 서술형으로 적어주면서 학교가서 따져서 점수 올리라고 해서 성공했는데, (이 사건이 나의 실력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을 한방에 날려버리게 된 일이었다.) 이번에는 좀 곤란하게 되었다.-_-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따져서, 잘못된 풀이는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일텐데, 이걸 따지면 다른 애들 점수만 올려주는 꼴이 되는 것이라서, 아주 애매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ㄴ이 틀린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출제자가 이런 실수를 하게된 경위까지 추리해주고나서 학생한테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아마 말 안하고 넘어갈 것 같다. 결국 잘못된 문제를 아무도 지적하지 않아서 그냥 넘어가는 사태가 벌어지겠다. 생각해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학교 홈페이지에 그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올리는 것밖에 없구나.ㅋ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