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철회, 협상무효",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치며 촛불집회의 사람들은 거리행진을 계속하고있다. 경찰은 이것이 신고하지 않은 불법집회라고 주장하면서 행진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연행해가고 있다. 연행된사람들 중에는 청소년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얼마 전에 또 연행된 청소년들에 대한 기사가 뜨면서 인터넷이시끌시끌하다.
기사의 내용은 주로 '울부짖으며 끌려가는 학생들', '"집에 가고 싶어요" 여중생의 눈물', '"미성년자는석방하라!"… 끝내 모두 연행' 등의 내용이다.
나는 최근 촛불집회와 가두시위에 몇 차례 참가했던 청소년으로서, 그리고 자랑은 아니지만 시위 때 경찰에연행도 한 번 당했었던 청소년으로서 이런 것들에 대해 좀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금 '미성년자 연행'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무고한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강제연행해가는 상황에 대한 것보다는'연약하고 어린 여중생', '눈물 짓는 어린 학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실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기사를 보면,'여중생'으로 보이는 10대가 연행버스 창문을 통해 "집에 가고 싶다"라고 외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들을연행해갔다, 는 내용인데 현장에 있던 당사자로서 말하자면 사실 그 때 그 청소년은 "집에 가고 싶다"가 아닌 "평화시위보장하라" 등 촛불집회의 정당함을 알리는 얘기를 외쳤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여중생, 중학생'이라는 이미지(?)로"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지못미"라는 목소리를 담고서 '중학생', 어린 학생' 등 '약한 자의 이미지'로 비치게끔 내용을보도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을 그저 '우리가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청소년을 청소년 그 자체로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것에서 나는 문제를 느끼고있다. 청소년들이 직접 행동하고 직접자기 요구를 말하는 것에 "미성숙하니까", "위험하니까" 등등의 이유로 한계를 두고 비청소년들이 그걸 대신 해주려고한다거나 하는 것은 청소년을 주체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는 어떤 면에서는 청소년들을 차별하게 되는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찰의 부당한 연행 자체보다는 '저 어린 애들'까지 연행해가는 것에 더 분노하고 있다.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들이 집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저 어린 애들'까지도 거리로 나오게 내모는 정부를욕하며, 청소년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한정지으려 한다. 여성과 남성 등 성별의 차별이 부당한것처럼, 청소년과 비청소년도 차별당하지 않는 평등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또 집회에서 시간이 늦어지거나 전경과 대치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청소년들은 그만 집에 가지 그러냐"고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니까' 못하게 하는 '보호주의'의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고, "아이들이 무슨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라는 자주 눈에 띄는 문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그래서 내 친구는 "어른들이 무슨 죄냐우리들이 지켜주자"라는 피켓을 만들어서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위험한 건 다 같이 위험하지 않은가? "미성년자는석방하라!"는 얘기도, 결국 '미성년자'에 대한 평소의 좀 차별적인 상식에 근거한 것일 뿐, '미성년자'만이 특별히석방되어야 할 논리적인 근거는 별로 없다.
우리 이제 "왜 우리만 풀어주냐. 모두 다 석방하라."라고 청소년들이 피켓을 들고 참여하거나 "아이들이 무슨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가 아닌 "모두 함께 우리의 삶을 지키자", "서로를 지켜주자"는 구호를 함께 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난다님의 ["미성년자 석방하라"의 함정] 에 관련된 글.
내가 보호라는 뜻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확실히 아는 부분이 있다면
보호에는 '소통'이란게 없다는 거다.(여기서의 소통이란, 평등하고 동등한 것을 얘기한다.)
이미 다른 누군가를 미성숙하고 (상대적으로건 절대적으로라고 생각하건)모자란 존재로 규정해버리고 "조금이라도 낳은 내가 ~해줘야지."식인 것 부터 이미 권력관계가 형성되는거고
미성숙한 존재의
동의할수없습니다. 청소년에 대한 '보호주의'시각은 반대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은 사회적 약자-사회/정치/경제적-입니다.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모두 '보호주의'로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 배려를 청소년의 자율과 해방의 공간으로 적극 활용(전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댓글을 달았던 이유는 포스팅글의 기본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런 시각이 "우리가 지켜주고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쯤의 보호조차도 절실히 필요한 열악하고 소외된 아동/청소년에겐 차가운 눈이될 수 있기때문입니다.
동시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단지 보호주의적 혹은 동정적 인식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닌 역사의 투쟁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 질감의 차이를 잘 헤야려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나다/ 음.... 역사의 투쟁의 결과-라는 건 잘 이해가 안되는데;; '우리가 지켜주고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의 시선이 절실히 필요한 아동/청소년이라고 하셨는데, 물론 그들에게 무관심을 보낼 수 는 없을테지만 그들이 그 '보호'를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된 배경도 함께 볼 수 있어야 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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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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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끄덕. 미군장갑차사고 때의 집회 분위기가 떠올랐었어요.부가 정보
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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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자율적인 정치-사회 모임들이 더욱 활성화 되길 바랍니다.부가 정보
에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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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집니다 ^^ 많이 배우고 가네요 크 ^^부가 정보
또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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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우리 버스 타기 전에는 집에 알아서 갈거니깐 그냥 여기서 풀어주란 얘기를 하긴 했었삼 ㅋㅋㅋ초원- 전 자율적인건 바라지 않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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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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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할수없습니다. 청소년에 대한 '보호주의'시각은 반대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은 사회적 약자-사회/정치/경제적-입니다.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모두 '보호주의'로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 배려를 청소년의 자율과 해방의 공간으로 적극 활용(전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부가 정보
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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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님// 청소년들이 약자가 된 건 청소년들이 원해서 된 게 아니잖아요..??^^약자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배려라....
그러한 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지는 않을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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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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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인간은 상호 의존적인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말입니다^^...부가 정보
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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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무슨 죄냐. 우리가 지켜주자재치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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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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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댓글을 달았던 이유는 포스팅글의 기본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런 시각이 "우리가 지켜주고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쯤의 보호조차도 절실히 필요한 열악하고 소외된 아동/청소년에겐 차가운 눈이될 수 있기때문입니다.동시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단지 보호주의적 혹은 동정적 인식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닌 역사의 투쟁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 질감의 차이를 잘 헤야려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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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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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란게 다 그런거거든. 정의로운게 정의가 아니고, 마지막에 남는게 정의가 되버리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단다. 그렇기에 우리가 마지막까지 남아야 겠지..부가 정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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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음.... 역사의 투쟁의 결과-라는 건 잘 이해가 안되는데;; '우리가 지켜주고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의 시선이 절실히 필요한 아동/청소년이라고 하셨는데, 물론 그들에게 무관심을 보낼 수 는 없을테지만 그들이 그 '보호'를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된 배경도 함께 볼 수 있어야 될거 같아요.부가 정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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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얘기하고 싶은건, 청소년'만' 보호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를' 지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거?랍니당부가 정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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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끄덕고개를 끄덕이고감
난다 멋지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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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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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우와~ 보라다~~ 꺄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