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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부러운....

  • 분류
    indiesider
  • 등록일
    2006/09/02 01:51
  • 수정일
    2006/09/02 01:51
  • 글쓴이
    사과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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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존재를 알게 되었던 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내가 닮고 싶고 너무나도 부러운.. 신뢰하고픈(내게 '신뢰'  라는 덕목은 얼마나 중요한지.....) 영혼이었다.

고등학교때 니진스키에 대해 알게 되면서 발레에 대한 이미지는 내겐 철학적이고 신학적이고도 거짓없이 빛나는  뜨거운 에너지와 진지한 열정.. 그 자체였고, 그것들이
순수하고도 진지하게 표현되는 예술혼으로서 나의 정신을 사로 잡았다.

마치  내게 싸구려 감성에 호소하는 음악들이 진정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들과
구분되어지듯 발레 역시 그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모든 교태스러운 몸짓 표현과도
단호하게 구분된다. (니진스키의 목신의 오후의 장면을 처음 본 순간은 너무도 강렬하여 손으로 그 사진을 몇 번이고 스케치했던 정도였었는데, 그의 발레에 대해 내가 압도된 느낌은 아마도 평생에 걸쳐 그 어떤 영양제로도 따르지 못할  '에너지 or 에네르기' 를 나의 정신적인 육체(?)에 쏟아부어 줬다)


특별히 강수진씨의 경우에는 교만한 천재성이나 스타성보다는  계산하지 않는 '노력'(발레에 '노력'이라는 단어가 빠진다면 발레의 매력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으의 대부분의 사람은 적당한 시늉으로.. 포기하고 빨리 지겨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과 겸손한 영혼의 소유자라는 점이 내겐 더욱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분으로 다가 온다.

그녀가 고국에서 처음으로 가진 마스터 클라스에 대한 뉴스를 보며 잠깐 끄적이게 되었다.
 어쨌건 내겐 고마운 분이니까...
  '마음가짐의 중요성' 을 강조하는 대목이 역시 그녀답다.
그녀는 그래서.... 거장인거다.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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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상 받은 분들이 많죠? 상 받은 후에 발레가 더 힘들어져야 해요. 재능 있는 사람에겐 모든 과정이 너무 쉽고, 그래서 더 빨리 그만두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저 또한 1999년 (세계 최고 권위의)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은 다음날도 제자리로 돌아가 똑같이 연습했습니다. 좋은 추억만 붙잡고 있으면 발전이 없잖아요?”

클래스에 이어진 대화의 시간에서 강수진은 “재능은 위험하다”며 노력을 당부한다. 뼈가 되고 살이 될 조언이다.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영재들에게 “연습만 많이 하면 절로 몸매관리가 되기 때문에 정말 신나게 먹는 날이 온다”고 장담한 강수진은 “신체는 정신력을 따라오기 때문에 때로 어떤 종류의 부상은 연습(공연)이 치료약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역시 ‘연습벌레’ 강수진이다. 한국무용을 2년간 했던 경험이 발레에 크게 도움됐다는 말도 귀에 쏙 들어오는 귀띔.



“제가 너무 힘들게 발레를 해 왔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후배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요. 하지만 오늘 이 클래스는 저 자신에게도, 학생들에게도 겨우 사탕 하나를 맛보는 것과 같은 시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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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를 연다니까 은퇴 후 대비가 아닌지 묻는 사람이 많네요. 하지만 전 아직 은퇴란 낱말을 떠올린 적 없어요. 어릴 땐 서른이 되면 그만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발레에서 재미와 새로움을 발견해요.”



“(한국 나이로) 40이 되니 모든 게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어요. 얼굴 주름이 나타나고 흰머리도 뽑아야 되지만, 나이를 먹는 게 너무 좋습니다. 예전엔 단지 발레가 아름다워서 좋아했다면, 지금은 꾸준히 연습한 결과 어제는 없던 조그만 근육이 오늘 하나 더 생기고 하루 또 하루 발전하는 제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세계일보 김은진 기자 20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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