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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생활에 지쳤다하고 하더라도 '어디가세요, 봉삼씨'와 같은 인물들을 보면 멀쩡하지만 포기에 이른 인생들을 참 부끄럽게 만든다.
잠깐 거실에 나갔다가 부모님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어 호기심에 들여다봤다 끝까지 보게 되었는데,
비록 앞은 못보는 봉삼 아저씨지만 모든 것을 거칠 것 없이 해내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천국을 만들어 가는 것 같은 모습은 천사와 같았다.
일전에 서울영화제에서 본 아벨 페라라의 <마리아>에서 주제와 밀접한 장면은 아니지만, 줄리엣 비노쉬가 바닷가에서 사람들과 배를 끄는 모습의(아마 베드로가 어부였던 걸 상기시키는 모티브라 할까?) 풍경을 보며.. 정말 하루 하루 무의미하게 에너지를 탈진하다시피하는 나의 소모적인 일상을 비교해 보며, 난 언제 저런 오늘에 급급해 하지 않고 내일을 계획하지 않은 생을 살 수 있을지 궁금해 졌다.
아침 일찍 고향길을 나섰다 일어난 오늘의 서해대교 추돌사고 소식처럼,
도시는 늘 지옥과 천국을 오락가락 한다.
자유를 얻는 건.....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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