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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 생산, 투자, 양질의 노동에 관한 고위급 패널 토론 참가 발표문” - 97차 ILO 총회

[ILO 고위급 패널 토론] 론 오스왈드 IUF 사무총장 발표 전문

IUF는 식량안보, 생산, 투자, 양질의 노동 간에 연결 고리를 다루는 ILO의 정책 토론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토론을 통해 다른 많은 분석과 정책 제안에서 다루지 않았던 현재 위기의 특징을 언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를 다루지 않고 막을 내린 최근의 FAO(식량농업기구)의 정상회의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실패의 이유 중 하나는 오늘날의 식량위기가 지난 3년 간 식량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지속적이고 보다 장기적인 위기 속에서 농촌 노동력을 포함한 8억 인구의 적절한 식량권이 부정 당하는 하나의 징후일 뿐입니다. 세계식량안보에 관한 1996년의 로마 선언을 상기해봅시다. 이 선언에는 “우리는 전세계에 걸쳐 8억 명 이상이, 특히 개발도상국의 인구가 기본적인 필수영양소를 충족시킬 만큼의 식품을 얻지 못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씌어 있습니다. 이 시기는 주요 농산물의 국제 가격이 폭락하고 30년 동안 최저수준에 달했을 때였습니다. 농산물 가격이 최고치를 갱신하든 또는 최저치로 떨어지든 간에 수억 명의 인구는 계속해서 식량권을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2002년, IUF는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식량시스템”이란 책자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이 책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안전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에의 접근이 근본적인 인권이라면, 왜 8억2000만 명의 인구가 오늘날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가? 왜 식품수출국의 국민이 기아에 허덕이고 영양실조자 중에 농업노동자들이 있는가? 농산물의 연간국제수출 가치가 미화 5450억 달러라면, 왜 임금을 받는 농업노동자와 소농들이 국제적으로 최고의 빈곤 수준에 놓여 있는가? 세계 노동력의 과반 이상이 농업생산에 관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식량이 생산되는 제 조건들이 이러한 사람들의 건강과 복지를 그렇게 파괴하고 있는가?”

2002년 이후, 국제 농업 무역은 미화 7000억 달러이상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최근의 초인플레이션을 앞서는 것입니다. FAO가 국제기아문제에 대한 주요 해결책으로 결론을 내도록 촉구한 WTO 도하 라운드가 우리에게 약속했던 농업 내 무역 확대를 통한 이익은 어디에 있습니까? 2007년 FAO는 8억5000만 명의 인구가 만성적인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비록 식량생산속도가 인구증가보다 빠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2008년 현재, IMF 조차 기아로 인해 1억 명의 잠재적인 희생자가 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8억 명 이상의 인구를 기아와 영양실조로 몰아넣는다고 판에 박힌 듯이 비난하는 시스템은 영구적인 위기에 놓여 있음이 분명합니다. 적절하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와 그러한 권리가 보호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하는 의무를 수립한 국제인권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시스템은 실패 그 이상입니다. 이것은 죄악입니다. 식량권의 광범위한 침해로 인한 주요 희생자 중에는 우리 모두가 의존하는 식량을 생산하는 남녀 농업임금노동자가 거의 5억 명에 이릅니다.

오늘날 새로운 것은 30개국에서 대중들의 저항이 거의 동시에 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저항의 출현으로 정부에겐 잠재적인 정치 위기로 받아들여져 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침해를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항을 추동하고 있는 새로운 요소는 주요 식품 가격의 초인플레이션에 따른 것입니다. 이러한 필수식품의 가격이 한 해 동안 2배에서 3배로 인상되었습니다. 어떤 것은 몇 달 사이에 그렇게 된 것도 있습니다. 3월 31일 쌀 가격이 하루 아침에 31%까지 올랐고 2월 25일 밀의 가격은 27%까지 상승했습니다.

주요 식품 가격이 1 퍼센트 포인트가 오를 때마다 1600만 명을 기아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묻고자 하는 첫 번째 질문은 왜 그렇게 많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많은 수가 농업에 고용되어 있는가 입니다.

가격 인상을 중단시키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는 동시에, 왜 구매력 손실과 칼로리 감소를 벌충하기 위한 농촌노동자의 수입을 인상시키자는 공식 제안이 없는지 우리로 하여금 묻게 합니다.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농산물 가격이 꾸준히 하한가를 칠 때 왜 수백만 명의 농촌노동자들이 - 이미 1990년대를 경유하면서 경험했던 - 기아와 빈곤 속으로 가라앉았는지를 말입니다.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왜 커피, 차, 설탕 등의 국제시장 가격이 장기간에 걸쳐 자유롭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상품의 유통가격이 지난 10년 간 본질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거나 또는 심지어 인상되었는지 말입니다. 이 기간 동안 커피, 차, 설탕 노동자들의 임금이 정체되거나, 간혹 과감하게 삭감되었던 반면에, 초국적 가공업체와 무역업체들의 구매력 및 마케팅력에 더하여 이윤이 상승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자유화된 무역이 “자원에 대한 최선의 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우리에게 보장했던 상품가격, 유통가격, 임금과 구매력 간의 연계는 어디에 있습니까? 끊임없이 요동치는 상품가격에 대한 종속상태가 전체 인류를 아사직전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지난 주, FAO 회의가 도하라운드를 시급히 완료할 것을 촉구하면서 끝났습니다. WTO 체제-와 특히 농업에 관한 협약-가 지방 및 일국의 중대한 식량 생산 시스템을 철저히 파괴하는 수입 급상승을 촉진시킨다고 했을 때 어떻게 하면 도하라운드를 시급히 끝낼 수 있습니까? 1995년과 2000년 사이, 멕시코의 옥수수 가격이 70%까지 떨어졌던 반면, 주식용 옥수수 빵인 또띠야 가격은 300%까지 올랐고 지난 해 몇 달 동안 그 4배가 되었습니다. 5년 후에는 약 130만 명의 노동자와 소농들이 일을 찾아 고향을 떠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멕시코를 떠나야 했습니다.

상품 가격 그 자체는 농업노동자들이나 도시빈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세계의 농업노동자들의 능력에 관해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핵심적인 문제는 식품 체인을 따라 발생하는 취약성, 변동성, 가치의 추출입니다.

곡물 및 지방종자(기름을 짤 수 있는 식물종자의 총칭)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결과로 인해 1억 명이 추가로 아사에 직면해 있지만, 무역업체와 주요 가공업자들의 기업 이윤은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선두무역업체인 카길은 올해 1분기 상품무역을 통한 이윤이 86%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 2위 무역업체인 ADM(아처 대니얼스 미드랜드)의 2007년 이윤은 지난해 대비 67% 상승했습니다. 바이오디젤용 지방종자 수요 흐름을 타고 벙기는 올해 1분기 이윤이 77% 상승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는 2007년 특별 이윤을 공표하고 250억 달러의 주식환매 프로그램을 착수했습니다. 동시에 네슬레는 그 기업의 노동자들에게 보다 높아진 (생산)투입가격 때문에 정리해고와 임금삭감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위기 정상회담에 FAO가 제출한 “사실, 전망, 충격, 필요한 행동”이라는 50쪽 분량의 요약 보고서에서 기업이라는 단어를 찾을 순 있지만 별 효과는 없습니다. OECD-FAO 농업전망 2008-2017에서는 그 단어를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비록 향후 십 년 혹은 그 이상 세계빈민들은 넉넉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는 있지만 말입니다. 세계식량시스템의 위기 가운데 주요 이슈와 요소들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농업의 무역 자유화 - 기업 내부 무역과 자회사를 통해 국경을 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방 및 일국 시장 내까지 초국적기업의 접근성, 영향력, 시장지분의 엄청난 증가 - 이면에 있는 추진력은 전적으로 부재합니다. 단지 시장, 판로 신호와 가격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사실”과 “전망”으로 어떻게 우리가 작업장에서의 진정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관련 이슈를 유효하게 제기할 수 있습니까?

기아를 일으키는 영향력은 단순히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 영향력은 발생하도록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세계 곡물 주가가 낮아지면, 정부는 조직적으로 압박, 로비, 협박편지를 받거나 관련 주식을 팔아 치우도록, 그리하여 관리 공급 용도의 필수 메커니즘을 사유화시키도록 강제받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현재 영향력 있는 식품관련 주식들을 관리합니다. 공개적으로 펀드를 받은 농업 연구는 단순히 “쇠퇴”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연구가 기업 연구개발(R&D)에 대한 독점 영역이 되게 함으로써 세계은행의 감시 하에서 의식적으로 해체된 것이었습니다.

특정 종의 파종, 수확, 가공 방법 및 시장가격에 대한 독점을 강화하는 기업 및 금융투기꾼으로 인해 위와 같은 현상의 주요 요인들이 눈에 띄지 않게 되어, 우리는 “사업계획”에서 빈민들을 위해 변화를 적극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말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로마에서 정부가 식량권의 보호 및 강화 의무를 끝까지 추구한다는 약속을 보여줬어야 했던 기회는 결국 인도주의적 지원과 더 많은 투자·종자·비료라는 모호한 촉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촉구는 어떤 종류의 투자인지, 어떤 투자자인지, 어떤 종자인지, 또한 누구를 위한 투자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았습니다.

국제기구들이 갑자기 투자부족을 발견한 것과 동시에, 상품투자수지가 2003년 130억 달러에서 2008년 3월 2600억 달러로 증가했고, 몇몇 전문가에 따르면 곧 수 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로마 정상회의에 제출된 FAO의 요약보고서에 다뤄진 “최근 상황에 대한 평가”에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는데 부정적인 두 단락을 할애한 채, “정책옵션”이란 결론 안엔 어떤 내용도 없었습니다. 단기, 고도 이익에만 주목하는 투자자인 사모 및 헤지펀드는 선물시장을 넘어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 이들 펀드는 농장, 사회시설 등을 인수하기 위해 돈을 쏟아 붇고 있습니다. 현실세계는 생산, 투자 및 양질의 일자리라는 주요 의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뒤에 남겨두었습니다. 실제 쟁점은 어떤 종류의 투자이며 생산인지 그리고 누구의 이익인가입니다.

세계은행의 조사는 곡물 및 종자용 작물의 바이오 연료 생산으로의 광범위한 변화가 적게는 1/3에서 최대 75%까지 식량가격 상승의 책임이 있다고 설득력 있게 밝히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농지가 쓰일 때 식량재고에 끼친 영향이 하나의 (검토) 요인으로 포함된다고 합니다. 치솟는 유가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세계식량시스템은 농약, 비료투입 및 장거리 운송만큼 탄소연료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식량은 석유화학산업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FAO는 투기가 가격을 뛰게 하는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투자펀드는 가격을 더욱 뛰도록 거품을 만들면서 더 높아진 가격에 수천억 달러를 걸고 있습니다. 3월 31일 단 몇 시간 만에 쌀 선물(先物) 가격이 31%까지 뛰게 만든 것은 투기 그 자체였습니다. 소매가격이 그와 같아진다면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 밀재배 농민인 톰 기셀이 “우리는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있으며, 우리가 키우는 것은 식량이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특별한 것이라는 시각을 잃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을 거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입니다.

기아와의 전투는 토양을 노천 채굴하고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오염시키는 산업화된 단일문화로부터 떠날 것을 요구합니다. 각 정부들은 지방 및 국가의 식량 시스템에의 투자를 통해 식량안보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는 정책들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분명하게 인간소비에서 연료탱크로 옮겨지는 식량의 변화를 막아야 합니다. 식량과 농업은 금융시장의 습격으로부터 규제를 통해 보호되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또한 농업노동자들의 기본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것들은 실제로 유엔이 제출한 발전을 위한 농업지식, 과학, 기술에 대한 국제평가서(IAASTD)의 결론에 나와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60개국이 승인했지만, 보고서의 연구결과와 결론들은 FAO의 정상회의에선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사의 자유에 관한 ILO협약 87호 제정 60주년을 맞이하면서, 농업노동자들의 권리는 여전히 조직적으로 침해 당하고 있으며, 제 권리에 대한 조직적인 침해는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식량시스템에 반영되었습니다. 농업노동은 일자리에 있어 빈곤, 폭력, 아동노동, 사망 및 상해의 영역에 놓여 있습니다. 농업노동자는 여전히 몇몇 선진국가의 국가별 노사관계제도로부터 특별 배제되어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주요 식량 생산국이자 수출국입니다. 2008년, 어떻게 하면 보편적인 인권으로서 음용수에 접근할 수 있는 농업노동자들의 권리가 인정될 수 있을까요?

오늘의 패널토론의 제목이기도 한 투자, 생산 및 양질의 일자리 간에 빠져 있는 연결고리는 사회적 규제입니다. 수십억 또는 심지어는 수조에 달하는 돈이 농업에 범람할지라도, 이러한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며 또한 식량권을 개선시킬 수 없습니다. 대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변동, 다시 말해 더 많은 취약성입니다. ILO 기준 이행을 포함하여, 자본 유출입이 양질의 일자리, 빈곤완화, 지속 가능한 식량안보로 가는 경로가 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국가 및 지방정부 수준의 사회적 규제가 필요합니다. 각 국 정부들은 식량 및 식량 관련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실현할 수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식량안보에 관한 유엔의 각 국 정부를 연결하는 업무 내에서 ILO가 반드시 해야 하는 중심적인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후속과제 중에 빈곤 타파를 위한 농촌 고용에 관한 ILC 위원회의 올해 업무에서, ILO가 생산, 투자 및 양질의 일자리에 관한 관점에서부터 국제 식량 위기에 관한 신속한 공공정책포럼의 조직화를 촉구할 필요가 있으며, 세계의 식량 생산을 돕는 여성과 남성 그리고 그들이 속한 노동조합이 함께 하는 정책포럼이 실제 쟁점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 포럼에 현실적인 해결책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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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농업·호텔·요식·캐터링서비스·연초 및 유사산업 국제노동조합연맹(IUF)은 121개국 280만명의 조합원을 가지고 있는 373개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국제산별노조연맹이며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식품·농업·호텔·요식·캐터링서비스·연초 및 유사산업 국제노동조합연맹(IUF)

* 영어 전문: http://www.iufdocuments.org/www/documents/IUFonFoodCrisis2008-e.pdf

 

http://asianfoodworker.net/hangul/?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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