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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2011.11.06)

오랜만에 조조 영화를 봤습니다.

최근에 집사람과는 '써니', 혼자서는 '고지전' 을 봤지요.

조조영화의 매력은 부담되지 않는 관람료외에도 늘어지는 휴일에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하는 효과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집 근처에는 각 역 거리에 CGV 군자점과 왕십리점이 있습니다.

왕십리점은 조조 상영이 8시 반이고, 군자점은 9시나 9시 10분이라 군자점을 보통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왕십리점을 방문했습니다. 생각보다 극장이 커서 앞자리에 앉은 우리는 약간 눕듯이 영화를 봐야만 했습니다.

 

마눌이 고른 영화는 완득이였습니다. 

요새 '개념배우'라는 별칭을 얻은 완득역의 유아인때문인가 했더니, 똥주 선생역의 김윤석때문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완득이 성장 영화입니다.

곱추 아버지를 둔 도완득은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을 잘하는 친구입니다. 주먹을 휘둘러도 남을 괴롭히지는 않죠.

불량한 담임 똥주는 그런 완득을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받아드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수급자용 햇반을 가져가라고 공개적으로 지명하고, 아버지가 파는 피부미용용 채칼을 반 아이들 앞에서 이야기합니다. 

쪽팔릴 수 있는 이야기를 그냥 그렇게 감정없이 말합니다. 마치 '뭐 어때?'처럼 말입니다.

완득이는 자신도 모르는 필리핀 출신 어머니까지 찾아낸 그런 담임이 밉기도 하지만, 맞은 편 옥탑방에 사는 처지라 담임을 안 볼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가난한, 장애를 가진 아버지, 외국인 어머니라는 '가출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춘 완득은 격투기를 통해서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어머니를 통해 가족을 재발견해 가게 됩니다.

 

영화(소설)는 담임 '똥주'를 통해 가난과 장애, 이주노동자 문제를 말합니다.

소설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라는 면(물론 어른들도 많이 읽어다고 합니다.)에서 거창한 해법이 제시되지 못해도 따뜻한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장에는 토요일 조조여서 인지 담임과 같이 온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영화를 보면서 떠드는 것이 못내 거슬리는 성격이지만  나와 다르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아이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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