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3 00:25

덕은동 너마저.

 

덕은동.

왠지 이름만으로도 느낌이 좋지 아니한가.

후덕하고 은혜로울 것만 같은.

 

하지만 이 동네는 이미 개발광풍에 먹힌 곳.

수색 옆 국방대학원 주변인 이곳의 나즈막하고 아늑한 풍경은

3-5년사이에 키 큰 아파트 단지들로 바뀐단다.

 

 

그래서 다시 찾아간 동네 화전의 어느 집.

언덕배기에 나름 전망도, 볕도 좋은 작은 이 집은

가격은 착한데 뭔가 좀 거시기하단 말이지.

 

 

게다가 이 근방 동네들은 비도시가스 지역.

겨울에 기름보일러 땔 생각 하니 벌써부터 막막...

 

 

두 번째로 본 집은 미로 같은 구조가 특이했다.

어느 한 구석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긁어모은 듯한,

하지만 왠지 잘 쓰지 않으면 죽은 공간이 되기도 쉬울 것만 같은.

그래도 신기하고 재미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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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2 00:36

가을배추를 심다

 

현천동 텃밭 가는 길에 있는 화전역 근처의 모종가게.

직접 씨 뿌려 모종 내면 좋았을테지만 시기를 놓쳤으니 파는 모종을 사얄밖에. +_+

 

 

 

속이 노오란 배추라는 요걸로 샀다.

여름끝물, 한동안 손 놓고 방방곡곡 돌아댕기느라 풀로 뒤덮였던 밭을 갈아 엎고

배추 모종 500개와 무씨 5000알, 총각무 한봉지를 심었다.

 

듬성듬성 수 놓은 듯 어여삐 심겨진 배추의 모습은 다음주를 기대하시라!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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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7 20:53

긴 농알투어 뒷 이야기

편히 자고 목욕도 하자고

그러면서 간 곳이 풍기였다.

그러나

잘 곳이 없었다.

 

 

뒤늦게 합류한 영특한 지각생이

온천 가까이 있는 민가에 방을 얻는데 성공했다.

상냥한 말씨와 햇 배 세 알로.

 

 

그리하여 하루를 자고

다음날 아침,

직모의 꿈을 이루어 준다는 풍기 온천물에

두시간 반 가량 몸을 담갔다.

 

 

마지막 쌀을 다 털어 밥을 해 먹고

기차를 탔다.

 

 

기차 안의 삼식이와 사식이.

엉덩이 붙이지 못하고 차장놀이를 하던 그들.

 

 

두 배로 먹고 두 배로 늦게 걷는 일대 식신 라봉.

그리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의문의 하얀 모자 사나이.

데X, 혹은 X반.

 

 

아무튼 그리그리 하여 어찌어찌 서울에 도착.

서울은 더 더운 듯 느껴지고

기진맥진 핑계김에

시장에서 한 잔.

해가 뜨거워서 두 잔.

집에 가기 아쉬워서 세 잔.

시방 넉점 반인가.

 

하여,

돌아온 서울에

보름만에 밀린 일하러 학교에 갔더니,

 

 

텃밭은 정글이 되고

학교 얼굴은 온통 박잎으로 덮였다.

예쁘다.

 

 

그리고 이것은 걸어오는 뒷 사람을 흥겹게 했다는

육식도 하는 채식 공룡의 가방 뒷모습.

 

수고들 했고,

인제 배추 심을 준비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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