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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은동.
왠지 이름만으로도 느낌이 좋지 아니한가.
후덕하고 은혜로울 것만 같은.
하지만 이 동네는 이미 개발광풍에 먹힌 곳.
수색 옆 국방대학원 주변인 이곳의 나즈막하고 아늑한 풍경은
3-5년사이에 키 큰 아파트 단지들로 바뀐단다.
그래서 다시 찾아간 동네 화전의 어느 집.
언덕배기에 나름 전망도, 볕도 좋은 작은 이 집은
가격은 착한데 뭔가 좀 거시기하단 말이지.
게다가 이 근방 동네들은 비도시가스 지역.
겨울에 기름보일러 땔 생각 하니 벌써부터 막막...
두 번째로 본 집은 미로 같은 구조가 특이했다.
어느 한 구석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긁어모은 듯한,
하지만 왠지 잘 쓰지 않으면 죽은 공간이 되기도 쉬울 것만 같은.
그래도 신기하고 재미는 있었다.
현천동 텃밭 가는 길에 있는 화전역 근처의 모종가게.
직접 씨 뿌려 모종 내면 좋았을테지만 시기를 놓쳤으니 파는 모종을 사얄밖에. +_+
속이 노오란 배추라는 요걸로 샀다.
여름끝물, 한동안 손 놓고 방방곡곡 돌아댕기느라 풀로 뒤덮였던 밭을 갈아 엎고
배추 모종 500개와 무씨 5000알, 총각무 한봉지를 심었다.
듬성듬성 수 놓은 듯 어여삐 심겨진 배추의 모습은 다음주를 기대하시라! :p
편히 자고 목욕도 하자고
그러면서 간 곳이 풍기였다.
그러나
잘 곳이 없었다.
뒤늦게 합류한 영특한 지각생이
온천 가까이 있는 민가에 방을 얻는데 성공했다.
상냥한 말씨와 햇 배 세 알로.
그리하여 하루를 자고
다음날 아침,
직모의 꿈을 이루어 준다는 풍기 온천물에
두시간 반 가량 몸을 담갔다.
마지막 쌀을 다 털어 밥을 해 먹고
기차를 탔다.
기차 안의 삼식이와 사식이.
엉덩이 붙이지 못하고 차장놀이를 하던 그들.
두 배로 먹고 두 배로 늦게 걷는 일대 식신 라봉.
그리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의문의 하얀 모자 사나이.
데X, 혹은 X반.
아무튼 그리그리 하여 어찌어찌 서울에 도착.
서울은 더 더운 듯 느껴지고
기진맥진 핑계김에
시장에서 한 잔.
해가 뜨거워서 두 잔.
집에 가기 아쉬워서 세 잔.
시방 넉점 반인가.
하여,
돌아온 서울에
보름만에 밀린 일하러 학교에 갔더니,
텃밭은 정글이 되고
학교 얼굴은 온통 박잎으로 덮였다.
예쁘다.
그리고 이것은 걸어오는 뒷 사람을 흥겹게 했다는
육식도 하는 채식 공룡의 가방 뒷모습.
수고들 했고,
인제 배추 심을 준비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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