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7시 디온 오픈/마감

 

오늘은 역시 손님이 별루 없다.

길가에 지나던 사람들은 가게 앞에 내놓은 판넬을 유심히 쳐다보고 

안을 쓱 한 번 보고 그냥 지나간다.

 

아,

이제 오픈특수는 끝인가요...

라브는 감기걸려 쉬고, 말랴는 팔당에 배추 가지러 가고

나 혼자 가게에서... 밥 해먹고... 차 마시고... 블질하는 중. ㅋ

 

그러던 차에

 

 

1. 낮 12시 경. 복사가게 아저씨

께서 들르셨다.

"장사 잘 되죠?"

"..예..!"

 

아저씨는오리쌀라면 2개와 감자라면 3개

그리고 쌀 4키로를 사가셨다.

감자라면이 왜 1300원에서 1150원이 되었냐고 물으시고 가셨는데

장부를 뒤져보니 예전에 감자라면 2개를 사가시면서 2300원을 내셨던 게 나왔다.

ㅎㅎ

이런 걸 다 알 수가 있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얼마나 사갔는지,

무얼 먹고 사는지,

현미를 좋아하는지, 백미를 좋아하는지...

 

왠지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 확 다가설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다.

점빵을 운영한다는 건 이런 것이구나.

 

2. 오후 1시 경, 예쁜돼지님

은 우리 가게의 1-2등을 다투는 단골 손님이다.

물론 경쟁자는 시금치님이다.(이분은 빈씨카드 1호시니깐 좀더 높혀드려야하나...)

그치만 이분도 만만찮다.

가게 테이블 위에 놓는 곽휴지의 커버를 손수 재봉질하여 선물해주셨다. ㅡ,.ㅡ

날마다 낮 12시쯤 되면 가게에 들어오셔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하시는데, 오늘도 왕림.

이참에 나도 한 잔, 간만에 아메리카노를 내려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가게가 좋고, 이쁘고, 특히나 말랴가 만들어놓은 책꽂이에 팍 꽂히셨단다.

해방촌 오거리에서 장을 다 보고, 일부러 빈가게에 들러 

"두부 몇 개나 있어요? 다- 주세요."

하고 가셨다. 이런 예쁜돼지님을 두고 남편분은

"아주, 너 놀이터 생겨 좋겠다~"

하신단다. 

 

여기는

해방촌 일놀이터 빈가게.

언제 가게에서 바느질 혹은 재봉질 워크샵을 하자고 제안드렸다.

1-2월쯤, 가게가 좀더 구색을 갖추고 안정화되면 꼭 해야겠다.

 

3. 세 번째 손님은 초딩 친구들

"다음에 들를게요~"

가게 오픈한 날인지, 그 다음날인지  불쑥 들어와서는 휙 한 번 둘러보고는

녹차라떼 없냐고 묻고 나서 없다고 하니까 저렇게 말하며 사라지셨던 여자 아이들 둘이

오늘 드디어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다시 들어오셨다.

 

짜장라면 1개를 시키곤 어찌나 쫑알쫑알 재미나게 놀던지

다 먹고는 밀크티를 시키기에

둘이 나눠마시기 좋게 양을 넉넉히 하여 두 개의 작은 잔에 나눠 따라주었다.

어른들은 어색해서 잘 못 앉는 bar에 앉아

뜨거워서 잘 마시지도 못하고 앗뜨거를 연발하며

표면에 생기는 우유막을 신기해하며

한참을 수다떨다 갔다.

밀크티가 좀 식어서 막판에 마실 때는 계속 '맛있다'를 연발하여 나를 뿌듯하게 해주셨다.

자기들끼리 하는 말로, 

여기 자주 와야겠다, 애들한테 소문 내야겠다, 가격은 좀 비싼데 친환경이니까~ 

이랬다.

 

땡큐다- 

선생님으로 애들 보는 것과 또 달리,

아이들이 참 예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쁜돼지님의 선물 "곽휴지 커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카페의 마지막 손님인가요? 달군이 여행간 후 바로 영입한 새로운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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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3 17:59 2010/12/13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