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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Liberty Leading the People caused a disturbance. It shows the allegorical figure of Liberty as a half-draped woman wearing the traditional Phrygian cap of liberty and holding a gun in one hand and the tricolor in the other. It is strikingly realistic; Delacroix, the young man in the painting wearing the opera hat, was present on the barricades in July 1830. Allegory helps achieve universality in the painting: Liberty is not a woman; she is an abstract force.

 

excerpt from p. 353-354, Humanites: The Evolution of Values by Lee A. Jacobus, copyright 1986 McGraw-Hill. (thanks to David Good.) 
 

 

  

1.

지난 7월, 프랑스 대혁명이 200 몇 년이 지난 서울에서는 촛불이 짓밟히면서 또한 타오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프랑스 혁명과 촛불의 "정치적 축제"로서 공통점이나 이런 저런 유사점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좌/우 모두 여기서 프랑스혁명을 떠올렸다는 건 정말 대단한 '우연의 일치'라 아니할 수 없다.  더군다나 '프랑스 대혁명'을 검색 엔진에 구동하면 "촛불" 이야기가 수 없이 떠오른다. 일례를 들면 이런 것이다 : 당신들은 프랑스대혁명처럼 하자는 것인가요?

 

2.

물론 지금 늦은 시각에 나는 프랑스혁명이나 촛불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또는 내가 지금 촛불이 프랑스대혁명을 재현했다고 쓰려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여성(여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될 수는 있겠는데, 이 또한 그 다지 긴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이것은 나 자신의 짧은 반성일 수도 있겠다.

Delacloix는 단지 관찰자로서 때늦게, 현대적 주제인 바리케이드전을 그려내고 싶다고 하고, 민중을 이끄는 깃발을 든 여신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내 한 후배 블로그 대문이나 또는 첫번 째 포스트이기도 했던 저 그림, 때로는 생사를 오가며 마침내는 민중의 정치·사회 생활의 향방을 결정지을  바리케이드 중심에 여신이 등장하는 것은 자뭇 의미심장하다.

물론 여성들은 바리케이드에 언제나 참여해왔다.  또한 그리하여,  여성의 권리를 향한 투쟁이 개시되었다. (그런데!)  저 대혁명기의 '국민의회'에 남녀 '동등한 권리' 주장이 제출되기는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793년 국민공회는 여성의 집회 금지, 모든 여성 단체의 해산까지 결정했다고 한다. 이 때 올랭프 드 구즈는 혁명의 산물인 ‘인간의 권리선언’을 넘어 ‘여성의 권리선언’을 주장하였는데 그런 까닭에 그는 “여성이 단두대에 오를 권리가 있다면 의정단상에도 오를 권리가 있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그 기요틴(단두대)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바리케이드전이 진행 중에는 중심으로 떠올랐던 여성이, 그 선두에 서서 민중에게 용기와 영감을 불어넣었던 그녀들이 정작 승리의 결실을 나누는 데에는 접근이 봉쇄되어왔던 것은 아닌가. 그러한 여성 패배의 반복이 바리케이드 저편에 쳐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것은 예컨대 이 나라 민주노조운동기 여성들(여공이라 불리든 또는)이 바리케이드전의 중심이었지만, 여전히 이중 삼중 굴레가 덧 씌워져 있고, 여성이자 비정규직이자 '아줌마'로서 가장 비참한 처지에 내몰리는 상황들로 재현된다. 프랑스대혁명을 재현하려 하냐고 사람들은 묻는다. 물론 그것은 언제든,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재현은 여성의 패배를 되풀이하는 그런 것이어선 아니될 것이다.

 

3.

내가  언젠가 "여신"에 대해 말하기는 했어도 문학적, 신화적 상상이나 또는 이상적 존재를 향한 열정 따위에 지나지 않았나 보다. 그 상상을 벗어나 역사를 조금만 돌이켜보는 노력을 한다면, 그 여신은 멀리 있지 않다. 저 대혁명기에도, 그 이후에도, 오늘날 촛불에도, 그리고 여기 저기 곳곳 생애들에! 그래서 촛불이건 또는 대혁명의 재현이건 승리하길 , 그 승리가 여성 또는 여신들의 진정한 승리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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