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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쪽팔려

어젠 희한하게 잠이 안 왔다.

한 두어 시간 자다가 깨서 또 그만큼을 뒤척이길 반복.  

아침에 힘들게 일어나며 학교에 가서 잠을 자야지, 다짐했다.

 

허나 웬걸, 역시 예기치 않은 자잘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고,

일을 하다보니 잠은 홀랑 깨버렸다.

 

수업에 들어가는 5개 반 중에 유독 궁합이 맞지 않는 한 반이 있다.

그젠가 그 반에 들어갔서 수업을 하다보니, 그 시간이 방학 전 마지막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됐다.

방학 잘 지내라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힘들게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반가웠다.

그러면서 너무 좋아하는 것도 쪼끔 미안했다.

 

오늘 그 반 아이들이 벌금을 모아 갖고 왔다.

(이런 저런 일로 조금씩 벌금을 모아 간식을 사먹기로 했었다.)

자치 적응 시간이라 담임이 들어가서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데

그 반 담임이 무척 바쁜 모양이었다. 아이들은 교실 불도 꺼 놓고 그냥 앉아 있다고들 한다.

마지막 시간을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그간 마음의 거리를 두었던 것도 걸려서,

같이 간식도 먹을 겸 그 반에 들어가 함께 게임을 하기로 했다.

 

나로썬 할 일도 많고 피곤한데 신경을 써 주는 거였다.

허나 역시, 그 반 아이들은 내가 오건 말건, 뭘 하건 말건 관심이 없다.

외롭게 있다 게임을 시작했다.

사탕을 거니 반응을 한다.

 

그러다가 또 사소한 일로 신경을 긁는다.

뭐 중간에 간식비를 살짝 삥땅친 것도 같고(이건 증거는 없는 의심), 자기들끼리 무언가를 먹는다. 지적을 했더니 전혀 모른다는 표정으로 시침을 뗀다. 어깨까지 으쓱하며. 아 그런 모습 너무 싫다. 가까이 가니 빙글빙글 웃으며 찾아보란다.

 

혼을 내야 하는데 그냥 삐쳐 버렸다.

인간적으로 너무 싫어지다보니 '지도'는 없고 보기만 싫어,

다른 아이들이 참여하던 게임도 접고

더 이상은 못 보겠다고 교실을 나와 버렸다.

아 쪽팔려.

 

수업이 교환돼서 그 반 한 시간이 더 생겼는데 보고 싶지가 않네.

그 반 땜에 계속 맘 수행을 하며 조금만 좋아져도 엄청 기뻐하곤 했는데

이젠 그럴 시간도, 에너지도 별로 없다.

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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