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6. 3. 2일에 쓴 글을 다시 읽다

  • 분류
    이야기
  • 등록일
    2009/01/16 13:14
  • 수정일
    2009/01/16 13:14
  • 글쓴이
    파란꼬리
  • 응답 RSS

오랜만에 다음 카페를 돌아다니다가 3년 전에 쓴 글을 보았다.

교사 신규 연수를 함께 받은 사람들이 만든 카페였다.

첫 해 초에만 반짝하다 지금은 거의 아무도 찾지 않는 카페.

거기에 쓴 글을 보니, 새삼 그 때 생각이 난다.

'푸힛, 맞어 첫날에 애들 출석도 안 부르고 다 보내버렸었지..' ^^;;

 

'내 아이가 생기고 집안일이 힘들어지면 학생들에게 소홀해지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을 아주 가끔 하는데, 아부지는 '물리적인 힘은 전과 같지 않겠지만, 내 아이를 키우면서 남의 아이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다.

 

-------------------------------------------------------------------

 

오늘 지급받은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입학식을 마친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교무실은 아주 조용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조용하지 않네요.

뭔가를 빼먹고 있는 것 같고, 모르는 일-해야만 하는 일들이 어딘가 있는 것 같고...

 

반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학부모님들이 복도 가득 서 계시고 안 가시더라고요.

학부모 참관까지는 예상에 없던 거라 제가 뭔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생기있는 교실, 서로 맘 터놓고 말하는 교실을 만들고 싶은데

제가 새 상황에 너무 쫄아서 이런 건 돼, 이런 건 안 돼, 이런 말들만 한 것은 아닌지...

생기발랄하던 아이들이 오티가 길어질수록

무심한, 지겨운 표정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아차,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메일함을 열어보니 연수원에서 독서관련 강의를 해주신 송선생님의 메일이 와 있네요.

참으로 훌륭하신 선생님이세요.

지치지 말아야 겠다, 할 일이 많다, 나다움을 잊지 말자,,, 는 다짐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마구마구 듭니다.

 

어디에 계시든, 학생들을 맞이하신 우리 연수원 동기들도 지금 저와 비슷한 마음일 거란 생각이 들어요.

또 그게 퍽 위로가 됩니다.

 

오늘 하루도 마저 안녕히

 

<답글> 

000
전 진단평가 보러 애들 왔을때... 입학식때 시간표 말해주는 걸 깜빡하고 말았죠... ㅡㅡ 오늘도 시간표 물어보는 학생 전화 세 통 받았다는... ㅜㅜㅋ 힘내서 잘 해 보자구요~ ㅋ 06.03.02 16:06

 

파란꼬리

전 출석 부르는 것을 잊고 아이들을 다 보내버렸습니다. 나중에 누가 물어보아 생각해 보니 빈 책상이 두 갠가 세 개였는데 이게 어찌된 노릇인지.. --; 한 쌤이 출석을 안 부르고 애들을 보냈다니 엄청 어이없어 하셨답니다. TT 06.03.02 20:23

 

@@@
전 낼이 금욜인데, 목요일 시간표 알려주고 보냈습니다... 제가 간 학교는 안 그래도 아이들이 책도 안 가지고 다닌다는데, 낼 장난아닐듯..--" 06.03.02 20:36

 

###

역시.. 여기 들어 오니 왠지 모를 동질감이.. ㅠ.ㅠ::: 하루 종일 옆에 계신 선생님께 미안할 정도로 질문을 퍼부었답니다. ㅠ.ㅠ::: 아아... 정신 차리고 내일 계획 세워 가야겠죠? ㅠ.ㅠ:: 06.03.02 20:48

 

$$$
홧뜅!!!! 06.03.03 21:22

 

***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겠슴다.. 수업은 21타임이고 1학년이라 전달 사항도 걷어야 할 자료도 많고, 급식 지도며 청소 지도까지.. 사물함과 신발장의 이름표 처리 등등.. 오늘 아침 점심도 안 먹었으나 배가 고픈 것도 아이들 방과후 주번까지 보내고서야 느껴지더라고요.. 머리가 너무 멍합니다.. 06.03.03 23:59

 

^^^
전 그냥 학부모님들 들어오세요~~ 해놓고 뒤에 서있으시게 하고 제 할 말만 두다다다다 하고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마쳤어요. 아 진짜 정신 하나도 없네요.. ㅠㅠ 06.03.04 22:20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