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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사는 아이

  • 분류
    이야기
  • 등록일
    2010/08/01 16:17
  • 수정일
    2010/08/01 16:17
  • 글쓴이
    파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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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아와 놀이터에 나가면 이런저런 아이들을 만난다.

 

어제 만난 한 아이는 미끄럼틀 주변에 자꾸 도깨비가 있다고 무서워한다.

이가 이만~~~큼 크게 나 있고 여기저기 많아서

내가 도깨비를 뭉쳐 먼 데로 던져 보내 버려도

계속 나타난다고 한다.

시소를 함께 타니 여긴 괴물이 있다 한다.

 

아이는 5살 된 남자아이.

아빠와 함께 놀이터에 나왔는데 아빠는 화가 나 있었고

한 군데 서서 아이를 보고 있었다.

근데 아이 하는 행동이 다 못 마땅한 듯 짜증을 부리고

아이는 나와 홍아와 놀면서 계속 아빠 눈치를 보았다.

 

아이가 재밌게 노니

'야, 집에서나 그러고 놀아. 여기선 그러지 말고.'라고 말하고

아이가 앞을 가린다고 홍아가 밀거나 아이 얼굴을 긁어(ㅜㅠ 거친 홍아...)

내가 아이와 아버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니

'니가 거기서 그러고 막고 있으니까 그러잖아'라고 말을 한다.

 

아이에게 집에 가자는데 아이가 안 가니

급기야는 혼자 들어가 버렸다.

아이는 '아빠 혼자 가네!!!'하며 비명을 지르듯 소리를 치고

아빠는 '싫으면 따라와'하는 식으로 정말 혼자 가 버렸다.

 

아이구 맙소사.

아이가 도깨비와 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항상 그렇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아이에게 그렇게 대할까....

 

여러 아이들을 만나니 여러 부모들을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의 어떤 행동들은 대개 부모의 행동을 보면 답이 나온다.

 

특히 부정적인 행동-자아존중감이 낮거나, 재밌게 놀지를 못하고 남만 따라다니거나, 남을 괴롭히거나, 화가 나면 쉬이 풀리지 않는...- 뒤에는 아이를 받아주고 인정하지 않는 부모들의 행동이 있다.

 

안타깝다.

 

우유 대신 물을 먹겠다고 하면 그냥 주면 될 텐데,

빨대를 빼고 혼자 컵으로 물을 마시겠다면 기회를 주고 흘린 물을 닦아주면 될 텐데,

엄마들이(때론 아빠들이) 너무 힘들어서일까,

아이들을 주늑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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