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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한 동안 학교일을 잊고 싶으나
잊을만하면 학교에서 전화가 온다.
작년에 내가 한 업무를 맡게 된 신규 교사에게 오는 전화다.
공문 처리도 많고 무자게 잡다한 일도 많이 하는 자린데
신규에게 주다니 너무하다.
갓 학교에 와서 아이들을 예뻐하고 수업 준비하기만도 벅찰텐데, 그래야 하는 건데.
학교는 새로 오는 사람들을 봉 취급한다.
일은 너가 다 해!
일 모르는 교무부장이 일 못한다고 싫은 소리도 하는 모양이다.
신규인데.
쳇 무능한 사람이 큰 역할 맡음 주변 사람이 개피본다.
또 집 가까이 학교가 보여 학교 생각을 나게 한다.
종소리도 크게 들려,
음 1교시 종이구먼, 점심 시간이구먼, 종례할 때구먼.. 하고 학교 일과를 생각하게 한다.
점심 시간이나 하교 시간에 아이들이 쏟아지면
온게임넷에서 나오는, 운동장에 저글링(히드라인가?)들이 막 쏟아지는 장면이 생각난다.
나는 학교 생각을 하면 수업 시간이 젤 생각난다.
그리고 그 시간에 맺던, 맺고 싶은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6월에 학교에 가면
수업 시간에 첫인사를 이렇게 해야지, 첫수업은 이런 내용으로 해야지, 아이들과는 이렇게 지내야지..
그러다 보면
젖은 언제 짜야지, 짠 젖은 냉동 보관해야지, 그러려면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팩을 넣어 가야지, 육아시간을 쓰고 기필코 한 시간 먼저 퇴근해야지, 연구부장이 눈치 주면 씨게 한 말 해줘야지..
일찍 오려면 운전 배워야겠네, 5월에 연수해야지, 집에 오면 바로 홍아 젖 줘야지, 출근 전에 바로 젖 먹여야지.. 로 생각이 흐르지만.. ^^
홍아를 만나기 전에
내 아이가 생기면 학교 아이들에게 소홀하게 될까, 더 다정하게 될까,를 생각했었다.
아마 몸은 좀 소홀해도 마음은 더 찐해질 것 같다.
그 아이들도 다 홍아 같이 사랑받고 소중한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더 구체적으로 들 것 같으니..
홍아 잘 때 쓰는 글은 살짜쿵 스릴 있다.
두서는 없겠지만.
홍아 잘 때 밥 먹어야지.
이번 기회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댓글 목록
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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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이 써도 뭔가 일이 된다는 걸 배워 차라리..파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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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나 애 낳고 독해력이 떨어졌나봐~~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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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친절하게 쓴 거고만..'이번 기회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길래 그런 기대보다는 두서없이 좌충우돌해도, 그런대로 뭔가 돌아가네... 하라고...
파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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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 오늘은 홍아가 잘 자서 자신감이 붙었는지, 나 잘 하고 있군!!! 하는 생각이. 아마 배우게 되기 보다는 그렇게 살게 될 것 같아요. 짬나는 시간에 해야 할 일, 하고픈 일을 조금씩 하기. 그렇게 살다보면 뭔가가 돌아가겠죠.쭌이 일하게 되어서 낮에 혼자 있으면서 빨래든 설거지든 뭐든 해 놓아야겠단 생각이 드는데 시간이 맘처럼 안나(뭐 나 이 닦기도 어려우니까...) 괜히 맘만 바빴죠. 누가 그러란 것도 아니고, 쭌도 자신이 하겠다고 홍아 잘 때 같이 잠 자두라고 하는데, 혼자 강박이에요. 몸은 못하는데 머리 속으로 뭣도 하고 뭣도 해야 해, 하면서 답답해하는 거죠. 그러고보면 대학 다닐 때도 비는(!) 시간이 있으면 뭔가 알찬 걸 해야 한다고 동동거렸던 듯.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돼, 하는.
글을 쓸 때 교훈적인 마무리를 하는 것(~를 배운다,도 그래요.)도 그런 강박과 더불어 가는 거죠. 너무 범생이 스럽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걸 고쳐야 해,라는 생각도 여전히 범생스러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