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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돗자리 펴-28일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촛불문화제 열어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돗자리 펴

28일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촛불문화제 열어

정재은 기자 2010.10.27 19:33

바람이 차다. 가을 기습 한파로 몸을 움츠릴 만도 한데 찬 바닥에 돗자리와 스티로폼, 이불을 편 사람이 있다. 이불속으로 쏙 발을 집어넣으니 사람의 온기로 따뜻하다. 천막하나 쳐지지 않은 농성장에 겨울 난방용품이라도 가져다 놓으면 좋으련만 전기를 쓸 수 없어 그런지 이조차 없다. 현대차 고객들이 광나는 신차로 도로를 매끄럽게 빠져나가는 그 사이를 두고 현대차 아산공장 출고센터 사무실과 농성장이 마주보고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 협력업체 ㄱ물류 성희롱 피해자가 아침마다 아산공장 정문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27일부터 농성에 돌입했다. 피해자가 현대차 원청 관리자와 경비들에 의해 ‘폭행’ 당해 전치 4주 진단을 받아 입원해 있을 때는 충남지역 노동자들이 연대해 1인시위를 했다.

 

피해자는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어 매일 아침 7시20분부터 오후5시까지 농성을 하기로 마음먹었단다. 위장폐업 논란중인 ㄱ물류 폐업이 8일 남은 시점이다.

 

피해자는 “업체는 현대차는 별 말 없어요. 무시하는지 사진만 찍어서 가죠. 옆구리와 무릎이 아직 아파요. 내가 태어나서 1인시위, 농성할 줄이야...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 가지고 노는 거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해요. 다른 문제도 아니고 먹고 사는 문제인데 성희롱 당한 사람을 해고하다니. 그 사람들도 처자식 있을 텐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피해자 옆을 피해자 대리인과 ㄱ물류에서 올 3월 해고당한 협력업체 노동자 장지휘 씨가 지키고 있었다.

 

장씨는 ㄱ물류로 고용승계를 거부당해 현대차 아산공장 주변에서 아침부터 낮12시경까지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초등학생 두 아이가 있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밤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ㄱ물류 사장은 6명의 협력업체 노동자 중 장씨만 빼고 모두 고용했다. 애초 모든 노동자를 고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말을 바꿨다. 장씨는 당시 현대차 아산공장 출고센터 정규직 관리자들이 장씨의 복직을 거부해 ㄱ물류가 고용 승계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와 장씨는 서로를 위로했다. 장씨는 “지난번에 회사 직원들에게 피해자가 폭행당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했고, 피해자는 “장씨는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래도 끈질기게 잘 버티고 있다. 비오는 날 혼자 우산 쓰고 1인시위 하는 모습을 볼 때 처량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는 성희롱 피해자 폭행과 관련해 사측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지회와 충남지역 노동자들은 28일 저녁7시 아산공장 정문앞에서 불법파견 문제와 맞물려 촛불문화제를 열기도 한다.

 

또, 충남지역 노조, 사회단체, 정치조직, 진보정당은 ‘비정규직 없는 충남만들기 운동본부’를 구성해 ㄱ물류 성희롱 사건을 포함해 지역사회 불법파견, 간접고용 문제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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