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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에게서 온 편지

Name  
   류은숙  (2005-03-03 13:58:17, Hit : 297, Vote : 40)
Subject  
   핌에게서 온 편지
핌에게서 3월 3일 온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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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지난 몇 달 동안의 여러분의 지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기는 여름이 오고 있고, 우리들은 매우 바쁩니다. 올해의 첫 두달 동안 정기적인 출판사업 외에도, 국경지대의 프로그램을 준비해왔습니다. 준비의 대부분은 협의를 말합니다.

지난달에 저는 Mae La 난민캠프에 있는 카렌여성단체의 친구들을 방문했습니다. 이 캠프는 타이에 있는 난민캠프중에 가장 큰 것으로 4만여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캠프는 21년 전에 세워졌고, 아주 크고 도시처럼 붐비는 곳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회문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여성단체는 가정폭력과 여성과 아동 인신매매를 현재 주요 사안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 단체가 저를 초청하여 그 문제에 대처하는 일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캠프내의 난민들에게는 노동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담장 속에 살아야 하며 허가 없이는 밖으로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은 탈출구를 찾으려 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은 타이에서 성장하는 동안, 인생의 대부분을 난민으로 살아왔고 캠프내의 학교에 다녔고,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습니다. 초등학교에는 모두가 다닐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는 훨씬 적습니다. 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할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절망감을 느낍니다. 매일 학교에 다니는 일에 익숙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일상 생활에서 할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난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밖으로 나오면, 불법 이주자이고, 타이말을 할 줄 모르고, 바깥 세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착취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녀와 여성들은 가정부나 성매매에 강제로 팔려갑니다. 타이 정부당국이 정보를 입수하여 그들을 구조한다할지라도, 그 여성들은 정부의 비상쉼터로 보내져 영원히 거기에 머물러야 합니다. 법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인신매매의 피해자들은 집으로 보내져야 하겠지만, 난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많은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집조차 없습니다. 그들의 집은 버마군에 의해 불태워지고 파괴됐으니까요. 피해자들이 난민캠프로 돌아가는 일도 드뭅니다. 그들을 다루는 절차가 모든 관계 기관에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성들은 언제가 될지 모를 때까지 쉼터에 머물러야 합니다.

정책과 법규를 바꾸려고 노력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카렌여성단체와 우리가 함께 노력하는 것은 예방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는 몇 달동안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왔고, 이렇게 합의했습니다. 우리가 말해야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캠프 밖에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나가는 이유를 이해하고 있고 캠프탈출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녀와 여성들은 바깥 상황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고, 일단 밖으로 나가게 되면 처하게 되는 사회적·법적 상황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다음달에 캠프를 다시 방문하여 관련자들과의 첫 워크샵을 어떻게 시작할지를 의논할 겁니다. 4월에 있을 워크샵은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계획하는 첫 발걸음이 될 겁니다.

이 캠프에 이어 저는 또 난민들이 모여사는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의 학교에서 우리는 아동의 인권 워크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학교 사람들은 한국의 친구들이 비용의 일부를 지원했다는 소식에 아주 기뻐했습니다. 이 워크샵은 7개 학교의 교사들을 위한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교사들 스스로가 제안한 것으로서, 그들은 지역사회에서 아동의 인권을 증진하는 교사들의 능력향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교사들 대부분이 난민캠프 출신의 젊은이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인생과 민중에게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국경없는 친구들'에 속한 우리들이 좌절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난민 친구들과 말하거나 만날 때마다, 우리는 그들의 힘을 느낄 수 있고, 우리의 내적 힘을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내일의 태양, 또 그 다음 내일의 태양을 향해 우리는 단지 서로를 격려하면서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우 먼 곳에서 우리를 후원해주는 여러분 모두가 이러한 힘과 기운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우정에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Pim Koetsa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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