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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상영회가 이제는 기계적인 움직임을 익숙하게 한다.
인사드리고 영화이야기하고....
작년 이맘때 내 계획과는 사뭇 다르다.
예정대로라면 ‘야만의 무기’ 라는 작품에 매진하는 것이었다.
-원래는 느린 걸음으로 라는 제목이었다.-
2003년부터 2년간 치열하게 싸웠던 부안항쟁의 이야기를 다루려는 것인데 계속 숙제로 남아 있다. 올해 제작 완료가 목표였다. 제작비 문제로 난황을 거듭하고 있고. 올 초 야심차게(?) 계획서를 써 cj제작지원을 신청했지만 아쉽게 떨어졌다. 한 달 이상을 두 손가락으로 두들긴 자판, 글짓기 선수들에게 이리 보이고 저리 보이고 탈고 한 기획서....
최종심사인 면접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제대로 못하고 헛소리만 하다 나왔다. 이런 모습에 심사위원들이 오히려 당황했을 것 같다. 그런 탓일까. 심사의원 모두의 견해는 “구체적인 상을 그리기 어렵다.”였다.
기획의 의도를 솔직히 말하면
뚜렷한 기획을 가지고 하려는 것은 아니다.
늘 그렇지만....
작업을 할 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
게으른 탓에, 글이나 말로 표현 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더욱 그렇다.
이 작업의 시작은 부안에 있었고, 그 치열한 항쟁을 보았던 자(者)의 의무감과 예의였다.
어찌되었든, 이 숙젤 빨리 끝내고 싶지만 그리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레에서 계화도 어머님들(여성운동에서는 보면 ‘여성어민‘이라는 표현이 맞겠지만, 난 아직 감성으로 이해 못한 탓에 아직까지는 어머님으로 쓴다.)을 모시고 한 상영회 후 내가 느끼는 계화도와 실제는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2주 전에는 그다지 크게 느끼지 못한 부분들, 일거리를 찾아다니시는 분들과 더 이상 못 살겠다고 떠나버린 분, 내 영화에 나오셨던 박현순님(마을에서는 용준엄마로 불린다.)은 이미 이사를 갔다고 한다. 마을 전체는 온갖 이권으로 서로 분열되었고 면세유에 대한 의존은 더욱 높아져 있었다. 무엇인가 행동이 필요하다. 현장에서는 계속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 영화의 첫 장면이었던, 경운기가 물때에 맞추어 나가는 모습은 이제 사라지고, 아침 일찍 밭일하러가기 위하여 모이는 풍경이 대신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어느 상영회에서 나왔던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일 수도 있고 막혀버린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빨리 찾아왔고, 너무 쉽게 포기한 느낌이다.
얼마 전, 새만금 모니터링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인 학자들은 예전과 조금 다르게 주민들의 이야기가 늘었던 것 같았다. 공동체의 변화를 이야기 했고 주민들과 함께하는 모니터링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말 뿐이다. 그 자리에, 주민들 지금까지 함께해온 주민의 배려는 보이지 않았다. 명분상 한자리 그것도 마지막 끼워 넣기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제쯤이면 이런 방식이 바뀔 것인지 답답하다.
누군가는 내 영화에서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야기 한다고 한다.
난 이 말에 동의하는 것 일까?
내 영화를 본 주민들은 희망이라는 것을 찾았을까?
그리고, 희망이 있다면 무엇이 희망일까?
상영 후 이런 답답함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직 미정이지만 국회상영을 할 예정이다.
상영이 목적이 아니라 해수유통을 원하는 어머님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맘껏 말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계화도 그레 상영회장에서도 남자들때문에, 여성이기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시는 눈치만 보시는 그 한 을 맘껏 풀어보자는 것이다. 어느정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모른다. 호기 넘치게 국회상영에서 답답함을 이야기 해 보자고 말을 건네 보았지만 누가 귀기우려 줄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아무런 대안 없이 무작정 해보자는 식인지 모르겠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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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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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모니터링 발표 심포지움 보고 나서 짧게라도 소감을 써보려했으나 역시나 잘 정리가 안 되네요. 모니터링도 소중한 작업이기는 한데, 그 결과를 보고나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들...많이 궁금해지데요. 믿음이 옅어져서인지 저 역시 "말들의 잔치"에 약간은 울렁증이 나더라구요.국회 상영회는 아직 답신이 없네요. 쩝. 담당자들 바쁘신 모냥. 월요일 아침에 전화 넣어 확인해봐야겠어요. 의원실에서들 좀더 애착을 가지고 상영회를 함께 꾸려갔으면 좋겠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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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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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희망' 보다는 '지속되는 삶'이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희망이 없으면 하나쯤 만들어 보는 게 진짜 희망 아닌가... ^^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여성운동'의 입장에서 '여성어민'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성'이라는 말도 '어머니'라는 말 만큼이나 복잡한 의미들을 담은 말인 것 같네요. 저의 '여성운동'적 감성은, 이 건에 대해서는 '어머니'라는 말이 더 편하다고 느끼게 합니다만.. ^^ 국회상영건은... 글쎄요. 어렵네. 일단 질러 보는 게 좋을 듯.부가 정보
카메라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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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질러보는 중입니다.부가 정보
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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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상영회때 사회 봤는데,이름으로는 익숙치 않지요?안녕하세요, 감독님. 일다 상영회 마치고,대화 자리에서 나온 '어머니'라는 호칭에 대해,그 자리에 오지 않은 분들 사이에서도 얘기가 있네요. 당시에도 질문자의 의도가 감독님께 잘 전달되지 않고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덧보태고 부언하다 보니, 마치 큰일이 있었던 것처럼 비춰지나 봅니다. 사회를 본 제가 파악하기로는, 문제제기도 아니었고 질문이었고, 그게 서로 의사소통이 잘 안됐던 것뿐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질문자의 질문 요지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강길 감독님이 쓰시는 어머니 호칭'에 대한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나레이션을 두고 한 질문이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 물론 나레이션이 1인칭시점에서 기술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머니들은" 혹은 "용석이 삼촌은(성함이 정확한지 모르겠네요).."등이 아니라, 보다 객관화시켜 구성대본을 썼더라면 어땠겠는지, 질문하는 거였습니다.물론 나레이터가 감독님이었고, (오랫동안 계화도에 함께 지냈던)감독님-주민들의 관계를 모르는 바 아니나, 보통 영화나 매체에 들어가는 나레이션에서 "000씨는" "어민들은"라고 보다 객관화 하는 장치나 작업들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나레이터가 그대로 "어머니, 삼촌 등"을 쓰는데, 특히 어머니는 수없이 반복되기 때문에 질문자는(관객입장에서) "어머니가 어니라 이름을 써주거나, 여성어민이라고 했더라면 어땠을까요?"라고 물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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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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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질문자도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은 분이고, 그외에도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이 많은 분인들이지라,너무 상세하게 물어봤던 것이 화근이었는지, 여기저기서 회자가 되네요."여성운동하는 차원-어머니라는 호칭",이렇게 얘기되는 것은 오해인 것 같네요. 만약 저도 계화도에 내려가서, 계화도 주민들과 관계를 맺게 되고, 친밀해지면 감독님처럼 '00 이모', '어머니'라는 칭호를 당연히,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거지요. 얘기가 길어졌네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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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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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울렁증! 다섯번인가 여섯번쯤 떨어지고, 면접은 세번인가...이번에도 마찬가지. 면접을 끝내고 나와서 대답했어야 할 말이 머리속에서
소용돌이 친다. 휴....!!! 동병상련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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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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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님 덧글 감사합니다. 남들이 보면 덧글 전쟁 났다고 회자될 것 같네요. 말귀가 어두운 탓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네요. 저에게 유쾌한 시간이었구요. 멈추어 있던 ‘생각하는 능력’을 되찾게 해 준 시간입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