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반지하]  여행작업에 대한 정리

 

우선 더 지체 되기 전에 서둘러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나는 두가지로 정리하려고 한다

 

도시공간프로젝트(?)에 대한 생각들 정리
[반지하]에 대한 수줍은 분석 및 질문들에 대한 궁리

 

둘 다 기본은 나의 생각과 고민들을 중심으로 정리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내가 아무리 [반지하] 관련 자료를 많이 읽었다고 한들
그 공간에서 나의 몸뚱아리를 굴려서 살아보지 않았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즉, 살아보지 않았다는 것으로 인해 이해의 한계가 분명하게 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자료만 읽었다는 것은 결국 처음부터 [반지하]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고도 볼수 있다,
따라서 이 글을 읽을 때 [반지하]대신 다른 것들을 집어넣어도 될듯하다...ㅎㅎ
한마디로 특정한 대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생각에 대한 정리글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시작해 보면

 

도시공간프로젝트(?)에 대하여...

 

1. 왜냐고 묻는 다면
작년부터 우리가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무엇인가를 실행에 옮기려는

구체적인 움직임들을 가지려고 할때 부터
지난 시기동안의 나의 삶과 활동, 고민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난 시기의 고민들을 정리하면서

결론적으로 도달한 몇가지의 단어들을 살펴보면
내가 살아가는 지역, 도시, 공간, 교육, 작업, 반자본주의.....

(참고로 정리를 [반가사유]라는 이름으로 진행했었는데
초기의 고민들을 정리하는 수준에서 더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시급히 정리하여 공유할 생각....ㅎㅎ...

말 그대로 앉아서 생각하다보니 더디기만 한듯도 하다.
어찌보면 이번 [반지하] 공부처럼 차라리 몸굴려서 공부하는 방식을 취할걸

하는 반성도 약간 하고 있다.)

 

최근  아니 지난 몇 년 동안의 활동들, 생각들을 고민하면서

결국 도시라는 곳에서의 공간들에 천착하는 경향이 있었고
또한 공부들을 그쪽으로 나름 유도한 측면들도 있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가지게 된 마을만들기에 대한 관심의 폭이 더욱 넓어진 의미도 있고 
기존의 마을만들기에 대한 실망 혹은 환멸 같은 것들이 작용한지도 모르겠다.
어떤 식으로든 결론내리고 싶은 것...

그리고 공부한 것들에 대한 일종의 실행을 감행하고픈 욕망들
뭐 그런 것들에 대한 무의식적인 결단이 아마도 이번 반지하에 대한 공부에서
도시공간프로젝트라는 다소 거창하고 황당한 이름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생각들을 조금 더 진행해 보면

결국 우리가 운동 혹은 활동 혹은 작업을 행할 곳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삶의 터전은 어떻든간에 도시다.
그것도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도시가 아니라 우리들의 삶이 녹아있고
우리들의 고민들이 상처처럼 들러붙어 있는 그 도시다.

몇몇 같이 활동하였던 활동가 혹은 선후배들이 결국 도시를 떠나 농촌 공동체로 향할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아니 그 상황에서 반대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긴 하였지만
막연히 이런 방식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결국은 도시에서 어떻게하든 살아남겠다는 결심으로 나타난듯도 하다.

 

보다 더 처절하게 살아남는 방식으로써 운동 혹은 삶을 재구성해보자는 생각이
결국 능동적으로 도시라는 공간들을 재구성하는 것으로

작업 혹은 활동의 목표(?)들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
요즘 나의 삶의 작업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살아가는 [청주]라는 도시
특별할 것 하나도 없고 한국의 어느 지방을 가도 마치 청주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별반 차이를 가지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이 지방도시에서 살아 간다는 것
한국사회가 앓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더 지저분하게 발생하는
그야말로 한국 중심부의 변두리 도시로써의 [청주]를 살아가는 터전으로 삼고 있는
우리들은 이 [청주]라는 곳에서 어떤 삶을 구성할 수 있을까 ..?

 

이름과 허울만 남은 교육의 도시......
무기력한 어른들, 무기력한 도시 마을들, 그만큼 더 무기력해져가는 아이들이 사는.....
이젠 경제특별도(?)를 자처하고 있는...
점차 온 도시를 아파트 숲으로 깔아놓고 있는.....
재개발 재정비라는 이름으로 무수한 파괴들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그럼에도 반대의 목소리 하나 변변이 내고 있지 못하는....
그저 서울만 바라보고 있는 허수아비 같은.....
결국은 서울을 닮고 싶은 어처구니 없는 욕망들만 넘실거리는....
이 무기력한 도시에서의 삶은.....이 도시는....

 

이런 고민들과 그 속에서 쌓여만 가는 질문들을
이번 [반지하] 여행작업을 통해서 조금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고민들을 바탕으로 실제 삶과 공간들을 재구성할  수 있는 품성, 자세, 삶의 태도,
그리고 함께 하는 공유 틀거리를 가지기 위한 작업들을 구상하면서
아마도 거창하게 도시공간프로젝트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름은 그저 이름일뿐 결국은 아주 작은 꿈이라도 공유해 보자라는 소박한 생각도 물론 했었다.

 

이런 생각으로 [반지하]가 위치한 인천이라는 도시....청주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 그 곳을
일종의 실험용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각종 지역 자료들과 그곳의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그곳을 활동의 기반으로 삼고 있는 [반지하]의 활동과 고민들을
부족하지만 읽고 살펴보고 고민해 보는 사전작업을 우선은 청주에서 진행하였고 

 

당일에는 비록 짧고 피상적이지만 3시간의 답사를 진행....
답사를 통해서 창영동에 대한 피상적이지만 나름의 고민들과 생각들
그리고 우리에게 보여지는 그곳 사람들의 삶 등을 느껴보고 사진으로 남기기

그리고 그 느낌들, 이미지들, 그리고 고민들을 사진위에 그려보는 것
그리고 그 그려진 것들을 가지고 실제로 구성의 계획들을 잡아 보는 것
그렇게 도시공간을 서툴지만 자유롭게 재구성하는 꿈을 꾸어 보는 것
그것도 혼자만의 작업이 아닌 함께 한 이 들과 나누고 소통해 보는 것.

이 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여전이 두려웠던 것은

그곳이 우리에게는 아니 나에게는 재미난 공부의 [대상]이겠지만,
 그곳의 활동가들은 그들 삶의 핵심이다 라는 사실이다.
즉, 자칫 나의 조금은 엉뚱하고 장난스러운(?) 행위들이

그들에게는 심각한 민폐일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좀더 깊은 고민들과 진지한 자세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워낙 나의 일상적인 삶의 태도가
장난스러운 툴툴거림과 생각없이 툭툭 내뱉는 말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상황인지라....^^;;)

 

여하튼 이런 조금은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과 우려들을 가지고

무작정 인천...창영동...[반지하]를 찾아갔다,

진행하면서 드는 생각들

 

우선 역시 피상적이고 겉할끼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측면은 분명이 있었다.
예상대로라고나 할까..?....

아니 미쳐 예상하지 않은 측면이 이런 지역답사에서는 항상 나타나기 마련이다.

 

우리들의 무식함과 허접함에서 나온 탓이겠지만
지도를 몇번씩 확인하고서도 막상 답사하고 난후에 느낀 당황스러움.
이건 아마 우리에게 혹은 나에게 어떤 상상의 이미지들이 있었던 것 같다.
즉, 아 ! 가면 이런 분위기고 이런 모습일 꺼야 하는 바램들이 있었던 탓으로
그런 바램들과는 다른 풍경들이 나의 앞에 펼쳐질때 느끼는 당혹함이 있었다.

 

 

 

우선 지역주민들을 만날 수 없었다는 거다
마을이라는 것이 민속마을 처럼 박제화된 풍경이나 전시된 물건,

혹은 박물관 전시자료가 아닌바에야
그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은 가장 중요한 마을의 구성 요건 일텐데
우리들이 간 시간이 평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도통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당혹감(?), 아쉬움들이 있었다.

 

두번째는 이렇게 작은 동네였어...?...하는 생각...^^;;
지도를 보고도 동네의 크기를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ㅎㅎ
실은 열심이 돌아다니면 한 두시간이면 될라나 ...?...하는 걱정을 했더랬는데
실은 아주 천천이 걸어도 한바퀴도는데 금방이었다...ㅎㅎ
조금은 무안하기도 하고 이렇게 작은 물리적 공간안에 그렇게 많은 다양한 삶과 기억들
그리고 삶의 살천들이 녹아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딱히 밀집된 형태도 아닌데 신기하게 섬처럼 독립된 마을의 분위기들이 넘쳐나고
또 그렇게 기록, 기억, 소통되는 것들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여튼 마라톤 준비하가다 백미터 달린 기분이랄까...?....ㅎㅎ

 

세번째는 우리들에게서 상당히 많은 선입견들을 가지고 동네를 구상했다는 사실의 확인...?....ㅎㅎ
무슨 이야기냐면....ㅎㅎ...우리들 아니 나의 작업을 한정된 시간안에 해결해 보자는 생각에서
미리 나의 고민들 특히 도시공간작업을 위한 어떤 이미지들을 미리 상정했더랬는데
?딱히 그런 것들을 그려볼 마음에 드는 동네의 모습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도시원두막, 모험놀이터, 마을 사랑방...등등...몇가지 평소에 관심있던 주제들을 가지고
작업구상을 해보자 싶은 마음을 미리가지고 갔었는데
마땅한 공간들을 찾아내지 못하였다는 당혹감들이 있었다.
한마디로 내 멋대로 궁리한 것들이 현실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이 나를 조금은 맥빠지게 했다는 것이다....ㅎㅎ...미련해서....ㅎㅎ

 

여하튼
짧은 시간과 한정된 마을 정보, 그리고 각자가 가진 일종의 작업에 대한 자기중심적 사고들로 인해
막상 답사는 약간의 답답하고 조금은 막막하게 진행되었다.
아 !!  솔직히 작업을 위한 대상이나  작업할 내용을 찾기가 힘들었다고나 할까...?

 

결국 나는 처음의 생각들...창영동이라는 마을이 주는 이미지와 내가 하고픈 나의 욕망들,
꿈들을 조금은 허접하게 결합시키는 식으로 작업을 구상했다....
실은 창영동이라는 내가 잘알지 못하는 동네보다는 나름 해보고 싶은 나의 욕망을 더 많이 고려하는
일종의 이기적인(?)인 아니 자기중심적인 작업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ㅎㅎ

 

여하튼 그래서 선정한 것이
창영동 초입...우각로 초입...인하자원의 뒷편 빈집이었다.

 

 

 

 

 

 

[반지하]가 지역에서의 공동체 미술 작업들을 진행하였던 인하자원과
[하루,터]라는 쉼과 나눔, 삶의 소통, 마을의 주민이라는 작지만 여러 의미들이 교차하는
공간이 자료를 읽으면서도 머릿속에서 더나지 않았었던 탓인지
그 [하루, 터] 바로 뒷편의 빈집에 나의 시선이 한참을 머무렀던 것 같다.

 

그렇게 이리저리 [하루, 터] 뒷편의 빈집을 살펴보면서 대략적인 구상은 한 것은
[등대]라는 상징적인 건축공간이었다.

 

[등대]라는 이미지를 차용한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첫번째는
도원역에서 나와서 보게되는 첫 풍경이 인하자원인데
그렇게 인하자원쪽으로 길을 건너면서 든 생각은
이곳이 마치 육지와 바다의 경계처럼
2차선 도로라는 아주 작은 길을 경계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 보인다는 거다
마치 전혀 다른 두 동네를 억지로 이웃하게 붙여 놓은 것 같달까..?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는 여전이 모르겠지만 첫 인상이 그런 이질적인 두 풍경으로 다가 왔다.
그러면서 인하자원과 [하루, 터]라는 곳이
마치 항구에 들어갈때 만나게 되는 등대처럼 나같은 외부 방문자들에게
일종의 마을을 알리는 구실과 마을로 잡아끄는...
그리고 안전하게 어서 오라는 손짓을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든다는 거다.

철길을 따라 옆으로 진행되는 우각로가 마치 부두의 방파제 같고
그 끝에 서있는 이 공간이 방파제의 끝에 외롭게 서 있는 등대라는 생각이

 내내 들어서 자연스레 [등대]라는 이미지를 차용해 왔다.

 

두번째 이유는
몇년전에 자료로 읽었던 것...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생각나지 않지만
다른 나라의 빈민지역에 지역사회등대(?)라는 것이 있어서
24시간 그 빈민지역의 아동과 주민들의 보호소 역할
그리고 소통의 역할
그리고 그 빈민지역의 지킴이 역할들을 한다는 것에 대하여 읽은 생각이 났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으면서도
그 이미지만은 몇년 전부터 아니 내가 공부방 교사로 활동할때부터

머릿속에 각인되어진 이미지 인 듯 싶다.

 

(실제로 이 등대이야기는 내가 공부방 교사활동을 하는 내내 지금까지도 계속 남아 있다.
아이들이 언제나 편안하게 찾아와 먹고 놀고 공부하고 잠잘 수 있는
어떤 이유도 묻지 않고 그저 아이들의 편안한 안삭처이자 보호소이자 작업장....
삶의 등대.......등대...!..아 ! 등대...뭐 이런 꿈들을 아직도 꾸고 있다....ㅎㅎ)

 

세번째 이유는
결국 창영동 혹은 우각로라는 구체적인 마을 공동체 혹은 지역사회공동체가
어떤 식으로든 외부와의 경계를 형성하는 이 지점이
어쩌면 이 공동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서의 삶, 그 정주 방식은 어쩌면 오랜 세월 형성되고 유지되어온

농촌 혹은 시골마을과는 달리
언제든지 쉽게 떠나고 다시 돌아오는 어떤 이주방식으로서의 삶을 전제로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그런 이주에 의한 마을의 재구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에서 보다 더 적극적인 마을의 재구성 작업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존의 주민들의 삶들이 기억되고 축적되는 중요한 아니 가장 핵심적인 중심이 있다면
이런 마을의 삶과 역사 그리고 공동체를 자연스레 이어받는 [천이]의 방식들은
결국 이주의 방식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외부의 방문자들...그 마을 속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안전한 그리고 유의미한 이정표로서의 등대
이정표로서의 기억과 소통과 공유의 공간으로서 등대라는 이미지가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생각하는 것은 좋은 이웃들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공간에서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처럼 행복한 것이 있을까 ...??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좋은 이웃보다는 미운(?) 이웃을 더 쉽게 만난다.
특히 우리같이 어떤 활동들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즉, 지역사회에 대한 개입 혹은
지역사회에 비집고 들어가기 라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는
미운(?) 이웃을 만날 가능성이 훨씬 많을듯 싶다.
그래서 차라리 수동적으로 이웃을 만나느니 좋은 친구들을 잔뜩 동네주민으로
만들어 본다는 생각을 한다....자주...?....ㅎㅎ)

 

(이런 상상은 지방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도 있다.
서울 혹은 인천, 경기 즉 수도권은 과밀화하는 도시의 문제가 있지만
지방은 어쩌면 사람을 끌어모아야 유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있다는 거다
즉, 조금만 시골로 가면 실제로 사람이 없다는 것
함께 살아갈 이웃이 존재하지 않는...그야말로 동네가 마을이 사라져 간다는 사실
그래서 사람을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이 지방에서는 숙제처럼 이야기 되고 있다는 거다....ㅎㅎ)

 

그렇게
피상적이고 다소 허접한 생각들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려 봤다.


원래는 조금 진중하게 함께 한 이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해보고 생각, 고민들을 나누면서
진행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막상 실행과정에서는
조금은 아니 많이 당황하고 또 수줍어 하는 ...??....조금은  좀 민망스러워 하는...??
우려했었던 걱정스러움이 반지하 식구들을 막상대하니 마구마구 생겨서 더 쭈빗거리게 되었다는.....^^;;

 

실은 작업의 실행에 대한 충분한 준비들을 하지 못한 점 즉,
작업의 구상들을 실제 작업해야하는 방식에 대한 충분한 고민들이 덜 된 탓이 있었다.

원래는 반지하에서가 아니라 어디 조용한 곳, 찻집이나 쉼터 같은 곳에서 완성하여
가지고 가려고 했었는데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해서 편하게 [반지하]에서 하지 뭐...했던 것이
우리들 아니 나를 당황하게 하고 수줍게(?)한 탓이 잇었다....ㅎㅎ

 

여하튼 그렇게 허겁지겁 나름 작업을 마치고 게시하고....그렇게 작업을 마쳤다.
아니 작업을 마친게 아니라 작업을 중지했다는 것이 맞다...ㅎㅎ...

나중에 [반지하] 식구들의 배려로
그렇게 소원(?)하던 별도의 논의의 자리를 뒷풀이 자리처럼 진행했다....ㅎㅎ
하지만 한번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기가 쉽지 않듯
한번 놓아버린 작업을 주워답는 것이 약간은 힘들었다...ㅎㅎ
많은 양의 알코올을 흡수한 탓이 크지만 말이다....ㅎㅎ

어쨋든 뒷풀이 자리(?)처럼 진행된 작업의 공개자리에서는
이야기들이 약간의 피상적이고 정제되지 않게 진행되었다...
이유는 명확하다.....드라마고 선생님의 질문에 내가 너무 당황해 버린 탓....ㅎㅎ
순전이 쑥스러워하고 못난 나의 탓이다.....^^;;

 

그렇게 서둘러 마치면서 전혀 정리되지 않은 나의 작업을
다시 청주에 가져와 완성하리라는 생각들을 했었는데
이렇게 늦어지곤 있지만 글로써 정리해 본다

 

당시에 드러내지 못했던 나의 작업들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후속작업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이것은 순전이 나의 공상이다.
내가 건축학 혹은 공간디자인 혹은 다른 무엇을 배운 적이 없어서 더욱더 아마추어적인 공상이다.
아니 그냥 공간에 대한 약간의 꿈이라고 하겠다....ㅎㅎ
누구나 꿀 수 있는 꿈....그 꿈 말이다....ㅎㅎ

 

여기서 꿈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난 운동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항시적으로 피요한 올바른 신념, 가치관, 이성, 진리에 대한 욕구...
뭐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활동가들의 "꿈"이라는 생각을 한다,
즉, 내 삶은 [운동]과 [꿈]의 조화다.
[운동]과 [꿈]의 실현이다.
아니 어찌보면 내 삶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 곧 [운동]이라고 믿는다.

 

소위 말하는
[학습하지 않는 자는 운동할 자격이 없다]라는 말도 무조건 옳지만
[꿈꾸지 않는 자는 운동할 능력이 없다]라는 말로 항상 바꾸곤 한다...ㅎㅎ)

 

 

 

 

 

 

 

1. 주변 혹은 공간의 지반에 대한 연계 축

연계축
인하자원--[하루, 터]--빈집--독거 할머니집--정원아저씨 창고집--정원아저씨 정원     

 

삶의 축
쉼과 삶의 기억 그리고 삶의 소통......

 

풀어보면
인하자원의 재활용과 그 곳을 기반으로 살아가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
[하루, 터]가 가지는 쉼과 마을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공간
빈집이 가지는 공간의 역사
독거할머니의 삶의 기억
정원아저씨의 창고를 통한 작업
정원아저씨의 정원을 통한 쉼과 소통

 

이런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의 재구성

 

2. 공간 구상 - 빈집에 3층짜리 공간 구성
1층(빈집...[하루, 터]에서 보면 지하공간)
     => 작업장....다양한 지역사회에서 가능한 작업들의 공간
     => 옷수선, 재활용 작업장 정도 ...?
     => 의식주 중에서 입을 꺼리를 해결하는 공간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

 

2층([하루, 터]와 잇닿은 공간...실질적인 1층)
     => 쉼과 나눔의 공간
     => 까폐, 식당,
     => 인하자원에서 일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고단한 점심을 보았다.
          대충 큰 냄비에 라면을 끓이셔서 재활용품 더미들 과 컨테이너 사이에서 자리잡고 드시는 풍경
          식사하실때라도 좀 편안하게 드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 식사 자리에 끼지 못하시는 더 힘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보였다...
          그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식당이 웬지 마음에 자리잡았다.

 

3층([하루,터]에서 보면 2층)
     => 교육의 공간
     => 청소년 공부방,,,?
     => 아니면 일종의 농사지원센터 혹은 농업창고...??
     => 이주민 지원센터...?...복덕방...?

 

등대 혹은 전망대 혹은 상징적인 무엇...?
     => 우각로, 혹은 마을의 상징...아니면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선언

 

1층 진입로 => 독거할머니 집과 창고, 정원을 연결하여 산책/소통/기억 구현 

 

 

 

3. 구현을 위한 원칙들
모든 구현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들이 있을 것 같다.
아니 단순한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기본적인 것들이 존재하지 않을까?

 

첫번째로 주민참여이다.
우리가 쉽게 범하는 오류가 바로 이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지역주민의 참여를 조직하면서 절대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 시혜적 방식이다.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보여주는 것은 결국 시혜이다. 감사하지도 그리고 원하지도 않는데
그들은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강제적으로 시혜를 베푼다.
한국사회 시민사회단체들...?...내가 보기에는 같은 방식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권력이라는 것을 시민이라는 것으로 포장하였을 뿐 그들도 자꾸 시혜의 방식을 구현한다.
자신들이 희생한다는 이야기를 전제로 해서 말이다.
공간에서의 참여란 결국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의 참여야 한다.
공간을 만들어 놓았으니 와서 사용해라 하는 식의 참여는 실은 자기기만일 가능성이 크다.
처음 공간을 구상할때부터 그리고 그것들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과정마다
주민의 참여에 포커스를 맞추고 실질적으로 그 공간을 창출하는 행위자체가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측면이 아닐까 싶다.

 

실행방안
생각공유 혹은 문제의 발견.....마을 주민 사진전
함께 상상하기...........설계공모전....직접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식은...?
작업단계........지역사회 공개...품앗이...
운영방식.........지역사회에 운영주체 개방

두번째는 장소성이다
장소성은 한마디로 대체 불가능성이다.
그 공간이 꼭 그 장소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아주 구체적으로 공간안에 투영 시켜야 한다는 거다
그곳이 아니면 절대 안되는 이유가 단순히 말과 의미로 선언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 자리잡은 건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행방안
지역사회 물질들의 재활용을 통한 건축실현(재활용건축)
지역주민들의 삶의 동선 파악 및 흐름의 조직(적극적인 흐름의 조직 필요)

 

세번째로는 재정구성과 지역사회자원활용이다.
실제로 가난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다만 지역사회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 지역사회와 함게 구성 하는 수 이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나에게서 혹은 우리가 내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도움 또한 받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내가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내놓는 활동들을 구상하면서

자연스레 도움을 받는 것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도움울 받되 도움 받은 만큼 내어주면 되지 않을까 ?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꿈을 절대 놓치면 안된다는 거다
건축 혹은 공간을 구성한다는 것은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이고 몸을 써야하는 노가다이다.
따라서 힘들고 지치기 쉬운 일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방식이 아니면 버티기 힘든 일이 될것이다.

또한 구성하는 일들이 결국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맺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니
더더욱 꿈을 통하여 소통하고 일해야 하지 않을까..? 

 

4. 구체적인 실행계획서
(진짜로 공상이다....ㅎㅎ...허상이랄까....?...ㅎㅎ
실은 적지 않으려 했는데 그냥 감추기보다는 낙서라도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적어본다...^^;;)

 

장소
- 장기임대 방식(아주아주 장기적으로...) <-- 재정부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관건일듯
                                                         <-- 예날에는 마을계라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ㅎㅎ

- 트러스트(?) 운동   <-- 자칫 명망가에게 둘러싸여서 헤매기 쉽상이다.
                                   명망가나 명예를 쫓아 오는 부나방들을 몰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한마디로 철저한 방제작업이 필요하다...ㅎㅎ
- 점거      <-- 가장 추천하고 픈 방식...아니 해보고픈 방식
                      우선은 독거할머니 집의 집수리를 통해서 할머니를 절대적 친구로 삼는다.
                      그리고 사전에 마을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한다...나의 동지로 만든다.
                      마을 잔치라도 해서 분위기를 띄운다.
                      누가 뭐래도 기습점거를 한다....다른 사람들이 뭐래도 꼭 기습(?)적으로 점거한다.
                      이후...?...무작정 싸운다
                      싸운만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않고 무대포로 버틴다.....끝....푸하하하

 

디자인
- 마을 잔치, 축제로 기획하여 공동체 디자인 아니면 공동의 디자인을 구상한다.
- 마을 사람들 모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디자인한다.
- 마을주민들이 최종적으로 디자인을 선정하고 추인할 수 있도록 한다.
==>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문가들을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는 사실
       당장 전문가만 없어도 디자인은 자유롭고 환상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건축
-철저하게 재활용으로 건축
- [빈집]의건축 부자재를 100% 활용
- 부족한 것들도 가급적 지역에서 수급
- 그래도 부족한 것들은 외부지원(물론 돈이 아닌 물품으로)
   가령 타지역 철거현장에서 주워오기 혹은 훔쳐오기....ㅎㅎ
- 얼스백 하우스 개념도 적절이 사용

 

운영 - 필요한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공간으로 운영
       - 식당은 식당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가령 인하자원 점심식당(?)...ㅎㅎ

 

두서없이 그리고 뜬끔없이 정리해 보았다.
누군가와 그냥 재미난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던 시절은 분명 갔지만
그래도 이렇게 뒤늦게나마 상상을 해보는 것은
이를 통해서 우리들이 처한 이 동네를 좀더 면밀히 살펴보고
그 곳에 숨겨져 있는 삶의 진실들을 강한 질문으로 포착하는 것....

 

이것이
도시공간프로젝트의 궁극적인 이유일 것이다.

그것도 함께한다는 사실로써 재확인하는 작업.........
이렇게 반지하에서의 작업을 정리해 본다...ㅎㅎ

 

진짜로 좀 쑥스럽다....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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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3 15:01 2009/05/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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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  | 2009/05/23 17:03
와! 너무 훌륭하잖아요!!! 저 이제 도시락 챙겨서 출발해요~
생협 사무실에서 봐요!!! ^^
우중산책  | 2009/05/23 17:21
부끄부끄...크크크크
지경  | 2009/06/16 17:02
사실 어떤 분께서 '공룡'커뮤니티를 알려주셔서 와보았어요. 와보아도 되나 고민하다가 둘러보니 현실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가신 후에도 공룡팀에서 오셔서 제안해주셨던 이야기들이 두고두고 생각이 났었어요. 그 짧은 시간에도 여러가지 지점들을 생각해서 이야기해주셨던 것들은 충분히 납득이 가고 멋진 제안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움도 많이 되고 힘이 됩니다. 저희도 청주에 가게되면 꼭 해드리겠습니다 ^^
드라마고  | 2009/08/16 14:57
잘 읽고 갑니다. 다음에는 우리가 청주 갈 거예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감사하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대로 삶의 역사가 되실 거예요.
우중산책  | 2009/08/17 11:43
오호홋...반갑습니다...ㅎㅎ
실은 좀 찔리는 것이 있는데....^^;;
반지하작업 마무리를 하지 않은 미안함이 있네요...ㅎㅎ
뭐 그 미안함 청주오시면 나름 좋은 이야기로 대신하였으면 좋겠습니다...ㅎㅎ
긴 호흡  | 2009/08/20 17:38
마고마고마고!!! 반가워요^^ 청주 오시게 되면 꼭 연락 주세요~
밥상과 술상 차려 놓고 기다릴께요^^ 헤헤
foract  | 2009/08/17 05:05
마고님의 덧글로 뒤늦게 접하게 되었네요. 보물상자를 또 발견한 느낌. 소중한 성찰 경험 잘 공유할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