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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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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쑥날쑥 널뛰기를 하는 요즘입니다.


옆에서 진행되는 공사장 문제로 너무 예민해지지 말자며 마음을 다잡았는데
우리 밭과의 경계부분에 담을 쌓기 위한 공사를 하며 화를 돋구어 놓았습니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감귤의 판로가 걱정이 되어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전량 수매하겠다는 상인이 나타나서 잠시 마음이 펴졌다가
감귤 상태가 좋지 않아 수매가격이 작년의 절반수준이라서 다시 마음이 구겨졌습니다.


치과에 가서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신경을 쓰다가
3일이 지나서 통증도 없어지고 임시치아를 해넣기도 해서 마음은 편해졌습니다.


심란함을 달래보려 ‘생일’이라는 영화를 보고는 펑펑 울고나서 “타인의 고통을 어루만지며 살아야지”하고 생각했다가
내가 뭔가를 주겠다고 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현실에 자괴감이 밀려들어 괴롭더니
작은 모임에 참여해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오면 자괴감이 가라앉기도 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해서 밭일을 포기하고 집안에서만 지내면 공사장 소음과 함께 마음이 더 요동치는데
저녁이 되도 가라앉지 않는 마음을 위로하러 막걸리를 사라가는 길에
나를 발견하고 맹렬한 속도로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우정이를 보고 마음이 환해집니다.


들쑥날쑥하는 마음을 달래는 게 쉽지 않지만
최소한 1년은 공사장 소음 속에서 살아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편안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마음의 편안함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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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은 제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안에 있는 공사장들의 모습입니다.
제주시 외곽에 있는 조용한 중산간마을은 이렇게 온통 공사판입니다.
제주도에서 이런 모습은 최근 몇 년간 심심치 않게 보게되는 일상이 됐고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고 부동산 경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투기와 개발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줄 모릅니다.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들은 모두 밭들이었습니다.
농민들을 쫓아내서 그림처럼 멋있는 집들을 짓는 이곳에는 밭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앞으로도 몇 년 동안 새로운 공사는 계속 될거라는 얘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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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걸어서 10여분쯤 가면 볼 수 있는 옆마을의 풍경입니다.
바다가 아름다운 이곳에는 온마을이 공사장이 된데 이어
이렇게 아파트까지 마구 들어서고 있습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아파트 사이에 조그만 밭이 있습니다.
오전에는 오른쪽 건물로 인해 그늘이 생기고
오후에는 왼쪽 건물로 인해 그늘이 생기는
그 조그만 밭에서 농사를 지어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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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i Go님의 페이스북에서 빌려온 사진입니다.
김영갑 갤러리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이라는데요
느낌이 어떠신지요?


일을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걸까요?
심란함을 달래기 위해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 걸까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조용히 명상을 하고 있는 걸까요?


무엇을 하고 있든
이 모습을 지켜보는 이의 마음은 편안해집니다.
아, 이 방송도 그래야하는데...

 


(잔나비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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