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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07회


1


거미줄처럼 가늘게 연결돼 있던 몇가닥의 관계들을 걷어내고났더니
세상이 조용해졌습니다.
뉴스는 보기 때문에 세상의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주장과 홍보들이 넘쳐나는 것에서 한발 벋어날 수는 있게 됐습니다.


제 주변이 조용해졌으면 내 마음 속에도 고요가 찾아들었으면 좋으련만
이런저런 감정의 찌꺼기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떠다녔습니다.
그걸 억지로 가라앉히려다보면 흙탕물만 만들게 되기 때문에 가만히 두고 있었는데
제주교향악단 공연소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웅장한 음악에 빠져들고 싶으면 가끔 교향악단 공연을 찾아갑니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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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공연장에 앉아 편안하게 연주를 감상했습니다.
머리 속의 잡다한 생각들을 뒤로 밀쳐놓고 그저 선율을 따라가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바이올린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어느 순간 마음 한구석에서 이런저런 상념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더군요.
“그래, 너희도 공연 감상해라”라는 마음으로 그냥 내버려뒀더니
연주가 이어질수록 상념들도 각자 자기들의 연주를 하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나 교향악단 전체가 박진감있게 휘몰아치면서 분위기가 고양되니까
머리 속 상념들도 놀라서 구멍 속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때의 시원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다시 잔잔한 연주가 이어지면 상념들이 또 고개를 내밀고
상념들이 연주에 맞춰 춤을 추다가 다시 휘몰아치면 숨어버리길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1시간 30분동안 상념들이 춤을 추고 도망가고 하는걸 반복했더니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사우나를 한것처럼 머릿속이 아주 개운하더군요.
공연이 끝났을 때 5분여 동안 아낌없이 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짧은 앵콜곡을 듣고 공연장을 나섰지요.
그러면서 제 머릿속 상념들이 들으라고 한마디 해줬습니다.
“음, 쇼스타코비치 작품이 괜찮네. 힘이 있고 열정적이야. 역시 소비에트 러시아 시절의 작품들은 좋군.”
푸~하하하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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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는 심야음악방송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차창 밖으로는 도심의 밤풍경이 지나갔습니다.
좋은 공연의 감흥까지 남아있어서 더없이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다시 머릿속 상념들이 나와서 돌아다녔지만 내버려뒀습니다.
그리고 상념들 속에서 저도 혼자말을 떠들어댔습니다.


아버지와 내가 스물 여섯 살 차이니까
앞으로 내 인생도 그 정도 남았겠지.
삼십년 정도의 세월이라면 짧다고 할수도 없고 길다고 할수도 없는 기간인데
어떻게 살아야할까?
지금은 젊고 쌩쌩하니까 10년 정도는 농사 열심히 지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거야.
그렇게 살다 농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을 때쯤 기력이 조금씩 약해지는 걸 느끼겠지.
그쯤이면 내게 있는 것들을 누군가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기 시작해야하는데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을거야.
그러면 그런 사람을 찾아야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하나씩 버리며 살아야할까?
지금은 잘 모르겠으니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자.
그러다 또 10년이 지나서 70대에 접어들면 조금씩 삶의 마무리를 생각해야겠지.
그건 또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앞으로 10년이 나에게 주어진 가장 값진 시간이라는 얘긴데...
음...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3


지난 방송이 나간 이후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솔직히 조금 놀랐고 고마웠습니다.
이게 이 방송을 하는 매력인가봅니다.
오늘 방송은 여러분들이 정성스럽게 올려주신 사연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다음주에는 좀더 활기있는 방송이 될수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이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님
내가 친구들을 찾아가도 친구드른 나를 찾아오지 안는다 동료들은 이것저것도와달라고하는데 나중에 배신만때린다

 


김형숙님
동수씨는 다시 입원하고 저도 갑상선에 문제가 조금 생겨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네요. . 아버님 건강이 많이 걱정되네요.
아들로서 염려가 많겠지만 힘 내세요. 정작 성민씨 힘들 때는 도움도 못 되네요

 


득명님
제 경험으로는.. 가족중 암투병중일때 가장 힘든 것은 내가 해줄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였습니다. 간호하는 가족은 그러한 고통이 가장 컸습니다. 가족은 뭐가 좋다더라 하면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번 희비가 엇갈리며 줄타기를 하게 됩니다. 마차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고나 할까요?


폐암의 경우 표적치료제? 이런 것으로 효과를 보신 분들이 제 주변에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저체온 저산소를 피하며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몸을 따뜻하게, 유산소운동이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는 강원도 홍천 공작산에서 나는 게르마늄 '약산 샘물'을 시켜서 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8리터 12병에 2만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ps. 성모꽃마을이란 곳에서 맨든 산양삼 베이스로 맨든 '익수구'? 라는 것도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알려드리는 이유는 결과를 떠나서 가족으로서 나중에 그래도 후회가 좀 덜하시고 마음의 짐을 보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입니다. 강아지 구충제를 먹는 심정을 저는 100% 이해합니다.


결과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겠지요.

 

곰탱이님
저는 암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씀밖에 드리지 못하네요. 미안합니다. 뭔가 위로가 될 만한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그냥 공감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씀만 드릴 수 있겠네요. 힘 내시기 바래요.

 


들풀님
얼만전 방송에서 성민씨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적당히 이기적이고 적당히 자기중심적인 드라마속 민폐캐릭터들이 실제 우리모습이라는 얘기요.
성민씨의 울분을 들으면서 그런 제 모습이 보여서 많이 반성했습니다.


옥상달빛의 노래가사 중에 “힘내요 잘될거에요. 그런 말 이젠 지겨워. 뭘 위로 하려고 고민하지마”라는 가사가 생각나는데
그래도 이말을 하고 싶어요.
성민씨, 힘내세요.

 



(허클베리핀의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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