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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133회

 

1

 

 

사랑이가 혼자서 진행하는데 익숙지 않아서 오늘은 성민이가 조금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성민이 : 사랑아, 인사해.

사랑이 : 아,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이입니다.

성민이 : 사랑씨는 방송을 진행하는 게 재미있다고 했죠?

사랑이 : 크윽~ 성민이가 사랑씨라고 하니까 이상하다.

성민이 : 그럼 그냥 사랑이라고 부를까?

사랑이 : 응.

성민이 : 너 곰탱이님이 사랑씨라고 불러주니까 엄청 좋아했잖아.

사랑이 : 어... 그건... 음... 사랑씨도 좋기는 한데... 어... 너는 그냥 사랑이라고 불러서... 어... 사랑이라고 해도 좋기는 한데...

성민이 : 뭐야? 사랑씨라고 부르라는 거야, 사랑이라고 부르라는 거야?

사랑이 : 그냥 사랑이라고 해.

 

 

성민이 : 알았어. 사랑이는 방송을 진행하는 게 재미있어?

사랑이 : 아직은 잘 모르겠어.

성민이 : 너 방송에서는 재미있다고 얘기했잖아.

사랑이 : 어... 내가 얘기하면 누가 대답해주는 게 신기하기는 한데... 어... 조금 어려워.

성민이 : 어렵다는 건 혼자서 얘기를 풀어가는 게 어렵다는 거야?

사랑이 : 응.

성민이 : 사람들 반응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니가 하고 싶은 얘기 아무 얘기나 하면 되는데.

사랑이 : 그런데...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성민이 : 여기 사진을 봐. 이건 내가 하우스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내 곁에 있는 니 모습이야.

사랑이 : 어.

성민이 : 이때 너는 무슨 생각해?

사랑이 : 어... 그냥 멍 때리는 건데.

성민이 : 크흐흐, 야, 멍 때리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뭔가 생각이 지나갈꺼아냐.

사랑이 : 어... 그냥... 음... 냄새 맡았던 생각, 지나갔던 벌레생각, 밥 먹었던 생각, 어... 성민이가 쓰다듬어줬던 생각 뭐 이런 거.

성민이 : 그래,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네. 그중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게 제일 기분이 좋아?

사랑이 : 어... 성민이가 쓰다듬어줬던 생각.

성민이 : 으잉? 정말?

사랑이 : 응.

성민이 : 야, 이건 쪼금 찔리는데, 일하느라 바빠서 자주 쓰다듬어주지 못했는데...

사랑이 : 그래도 괜찮아, 너 일하는 거 보면서 멍 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성민이 : 나 일하는 거 보면서 멍 때리면 어떤 기분일까?

사랑이 : 음... ‘저건 왜 할까?’ 하는 생각도 하고, ‘언제 나를 불러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사다리에 올라가서 일하면 위험한데’하는 생각도 하고...

성민이 : 오~ 내 걱정도 한단 말이야?

사랑이 : 그럼, 내가 니 걱정 얼마나 많이 하는데.

성민이 : 야, 이거 감동이기도 하고... 음... 솔직히 나는 너를 그렇게 많이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사랑이 : 아니야, 너도 나를 얼마나 잘 챙겨주는데. 내가 언제 제일 기분 좋은지 알아?

성민이 : 그거야 당연히 산책 나갈 때지.

사랑이 : 어, 물론 산책 나갈 때도 기분 좋지만... 음... 니가 밥 먹을 때 ‘사랑이, 너도 밥 먹어’라고 얘기해주는 게 너무 기분 좋아.

성민이 : 그랬어? 야, 그렇게 말해도 밥 안 먹는 경우도 있잖아.

사랑이 : 그건 그때 배가 고프지 않아서고... 어... 니가 ‘사랑이도 밥 먹어’라고 얘기해주면 나도 밥 먹을 때가 많잖아.

성민이 : 어, 그래, 내가 밥을 먹을 때 너도 밥을 먹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

사랑이 : 그러니까 니가 그런 얘기해줄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아.

 

 

성민이 : 사랑아, 오늘 이런 얘기 나누니까 나는 기분 좋아졌는데, 너는 어때?

사랑이 : 어... 나쁘지는 않아.

성민이 : 크윽~ 그래? 나쁘지 않았다면 됐네. 자, 방송에서 그냥 이런 얘기를 하는 거야. 사랑이 너는 언제 무슨 일로 기분이 좋았다, 언제 무슨 일로 기분이 별로였다, 뭐, 얘기하다가 내 흉을 봐도 되고.

사랑이 : 정말?

성민이 : 왜? 흉보고 싶어?

사랑이 : 히히히, 조금.

성민이 : 알았어, 흉보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돼. 그냥 니 기분대로 자유롭게 하면 돼.

사랑이 : 음...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어... 너랑 같이 이렇게 얘기하는 건 편하지만... 어... 나 혼자 하는 건 조금 힘들어.

성민이 : 그냥 편하게 생각해. 니가 힘들면 이런 식으로 도와줄 수는 있는데, 혼자 할 수 있으면 혼자 하는 게 더 재미있을 거야. 정 힘들면 방송에 나오지 않아도 되고.

사랑이 : 아니 뭐, 그렇게까지 힘든 건 아니고...

성민이 : 푸흐~ 너 방송은 하고 싶은 거구나? 크흐흐

사랑이 : 아니 뭐, 니가 도와달라고 했잖아.

성민이 : 알았어, 도와줘서 고마워. 앞으로 방송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테니까 우리 같이 잘 해보자.

사랑이 : 그래, 잘 해보자.

 

 

 

2

 

 

사랑씨! 사람들 대부분 별 다른 이야기하지 않고 소소하게 사는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네요.^^ 철학적이거나 심오한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도 조금쯤은 있겠지만요.^^ 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사랑씨나 사람들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까 싶네요.^^ 때로는 말없이 음악이라는 것을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답니다.^^ 정태춘씨의 서울의 달 참 좋았습니다.^^ 사랑씨도 서울의 달 한번 들어보셔요.^^

 

 

 

 

어... 곰탱이님이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음... 방송할 때마다 글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 성민이 말고 다른 사람이랑도 얘기하니까 좋습니다.

 

 

음... 별 다른 이야기 아니고 그냥 사는 이야기라고 했는데

어... 성민이도 그렇게 얘기했는데

어... 그게 뭔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음... 성민이도 도와준다고 했고

어... 곰탱이님도 도와주고 있으니까

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음... 방송을 해보니까 재미있습니다.

어... 모르는 사람이랑 얘기하는 것도 재미있고

어... 내 얘기 들어주는 것도 좋고

음... 아무튼 재미있습니다.

어...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음... 어딘가로 아무렇게나 흘러가도 괜찮으니까

어... 그래서 좋습니다.

 

 

음... 저는 성민이 때문에 음악을 많이 듣습니다.

어... 가끔 이상한 음악도 많이 듣습니다.

음... 그래서 웬만한 음악은 다 적응이 됩니다.

어... 그런데 달을 보면 짖고 싶어집니다. 워~우~

까르르르르 농담해봤습니다. 케헤헤헤

 

 

 

3

 

 

사랑이에 이어서 성민이가 진행합니다.

 

 

지난 주에도 전정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3주째 전정작업을 하느라 몸은 점점 지쳐 가는데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작업속도는 조금씩 느려져서 마음만 급해집니다.

 

 

그 와중에 병충해가 생겨서 방제도 해야 합니다.

잡초들도 무성하게 자라서 예초작업도 해야 하고요.

텃밭에 심어놓은 고추와 토마토 오이 등에도 지주대 설치를 해야 하고

얼마 전에 수확한 마늘도 정리해야 하고 멀칭비닐도 걷어 내야 합니다.

텃밭에도 잡초들이 수북하게 올라와 있어서 역시 정리를 해야 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해야 할 일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는데

마음만 분주할 뿐 몸은 점점 무거워져 가고 있습니다.

 

 

3주째 사랑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고

저는 전정작업 하느라 바쁘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항암치료에 진전이 생겨서 한시름 놓았던 아버지는 파킨슨병 판정을 받았고

날씨는 조금씩 더워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쉬는 시간이 너무 달콤합니다.

그렇게 3시간 정도 쉬다가 잠이 드는데

그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 버려서 많이 아쉽습니다.

이 방송의 원고를 쓰는 지금도 그렇게 아쉬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네요.

 

 

 

 

(쏜애플의 ‘시퍼런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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