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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75회 – 더위에 지쳐가는 요즘

 

 

 

1

 

읽는 라디오 문을 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들풀입니다.

지난 방송을 보시고 두 분이 말을 걸어주셨습니다.

먼저 곰탱이님의 얘기 들어볼까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댓글 다는 거..^^ 사랑씨! 반갑습니다. 목욕하고 나서 시원하겠네요..ㅎㅎ. 개구리 본 지도 한 백만 년 된 것 같습니다..^^ 짬을 내어 어디 가서 개구리를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이 듭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 조만간 잘 배웅하면 좋겠습니다..^^

 

 

사랑이를 ‘사랑씨’라고 부르며 존중해주시는 곰탱이님은 방송에서 했던 얘기들에 골고루 의견을 붙여주시면서 애정을 표해주셨네요.

그 애정이 오롯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래간만에 흔적을 남기시는 마음이 즐겁고 편안하셨나요?

그랬다면 이 방송이 존재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기에 저 역시 즐겁습니다.

 

 

목욕은 싫지만 성민님과 신뢰속에 난감하지만 굳건히 참아내고 있는 평소와 다른 사랑이의 익살스런 표정이 우습지만 무척이나 사랑스럽습니다. ^^

 

어릴적 주둥이 시커먼 저희집 누렁이가 저를 물면 곧바로 제가 누렁이를 물어버렸습니다. 그러면 저런 비슷한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형, 누나들이 다 학교가고 난 빈집에 저를 언제나 반겨주고 저와 놀아주는 유일한 친구는 주둥이 시커먼 내 친구 누렁이가 유일하였습니다. 매년 복날즈음이 지나면 그 누렁이를 더이성 만난 수는 없었습니다. 음.

 

약 주실때는 긴옷과 (피부) 유기방독마스크와 (호흡) 고글 (눈)을 쓰셔서 병원 안가시는 건강한 농부님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읽는 라디오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건강연구소장 득명 - (합장)

 

 

득명님도 방송을 접하고 움직인 마음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사랑이를 보면서 어릴 적 함께 시간을 보냈던 누렁이가 떠올랐나 봅니다.

누렁이에 대한 애잔한 기억 속에 이래저래 복잡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복잡함 감정의 밑바닥에 쓸쓸함이 깔려있는 것 같아서 더 애잔해지기도 하네요.

저에게 전달된 그 느낌을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리며 오늘 방송도 이어가보겠습니다.

오늘 방송은 득명님에게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요?

 

 

2

 

앞의 사연들에서 확인하셨겠지만

방송에서 사랑이에 대한 얘기를 하면 의외로 반응이 좋습니다.

그래서 성민씨에게 사랑이의 간단한 메시지를 부탁했습니다.

예전에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었으니 애정과 관심을 보이시는 분들에게 인사라도 해줬으면 했는데 사랑이가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 대신 성민씨가 사랑이와의 인터뷰를 보내주셔서 여러분과 같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민이 : 사랑이는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사랑이 : 어, 그냥 성민이랑 같이 지냅니다.

 

성민이 : 성민이랑 같이 뭐하면서 지내나요?

 

사랑이 : 산책도 하고, 성민이 일할 때 옆에서 구경도 하고, 어... 낮잠도 자고, 어... 간식도 먹고, 어...

 

성민이 : 그렇게 매일 지내면 심심하지는 않나요?

 

사랑이 : 아니요.

 

성민이 : 나는 매일 그렇게 지내면 심심할 것 같은데...

 

사랑이 : 집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괜찮습니다. 아침 저녁에는 산책도 하고, 어... 비닐하우스에서 놀 수도 있고, 어... 그래서 심심하지 않습니다.

 

성민이 : 여름인데 힘들지는 않나요?

 

사랑이 : 아니요. 옛날에 밖에서 살 때는 더워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집안에 에어컨이 있기 때문에 힘들지 않습니다.

 

성민이 : 친구들이 없어서 외롭지는 않나요?

 

사랑이 : 아니요. 성민이가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성민이 : 성민이는 개가 아니라서 같이 뛰어다니면서 놀아주지는 못하는데...

 

사랑이 : 그래도 어... 산책도 많이 하고, 일 할 때는 옆에서 놀 수도 있고, 어... 쓰다듬어달라고 하면 잘 쓰다듬어주고, 어... 맛있는 것도 주고, 어... 맨날 나랑 같이 있어주고, 어... 그래서 좋습니다.

 

성민이 : 하하, 성민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습니까?

 

사랑이 : 예!

 

성민이 : 사랑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보는 게 소원입니까?

 

사랑이 : 어... 그냥 성민이랑 같이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성민이 : 지금처럼 그냥 이렇게요?

 

사랑이 : 예, 지금처럼 그냥 이렇게요.

 

성민이 : 사랑아, 나 너 무지무지 사랑하는 거 알지?

 

사랑이 : 응, 나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나름대로 슬기롭게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계속되는 폭염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낮 시간은 에어컨의 힘을 빌어서 어떻게든 견뎌보지만

저녁이 되도 식지 않는 열기에 숨이 막히고

밤의 열대야는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데

가끔 내리는 소나기마저 후덥지근한 열기를 더할 뿐입니다.

그나마 새벽 산책으로 하루의 에너지를 충전한다지만

그마저 힘 빠진 여유가 되고 있습니다.

더위를 피해 휴가를 갈수도 없는 형편이라

일주일 정도만 더 버티면 폭염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지만

지금 당장의 열기를 견디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렇게 지쳐가는 내 자신을 달래고 있는데

가스 검침하시는 분이 오셨습니다.

모자와 마스크와 조끼와 가방까지 칭칭 동여맨 그분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손수건으로 땀을 닦더군요.

간단히 검침을 마치고 황급히 나가시려는 그분을 불러 세워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꺼내 드렸습니다.

살짝 당황하면서도 반가운 기색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고맙습니다”를 크게 말하는 바람에

저도 그분도 잠시 웃어버렸습니다.

 

그분이 나가신 후

또 다른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으면서

몸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것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김민기의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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