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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4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울산은 낮섭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반갑게 맞아주는 이들이 많고, 개인적 환경도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 속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많아졌고, 반갑게 맞아주는 이들 모두를 반갑게만 대하지 못하는 새로운 긴장감이 있고, 새롭게 정치적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 중압감이 있습니다. 변함이 없는 듯 하면서도 변하고 있는 울산에서 변했는지 안변했는지 알 수 없는 내가 다시 발을 딛었다는 것이 주는 설레임과 두려움이 울산을 낮설게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묻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그러면 저는 대답합니다. “신선놀음 하다 왔습니다.” 대비되는 전반기 8개월과 후반기 8개월 동안을 저는 말 그대로 신선놀음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이렇게 장시간을 특별한 긴장력 없이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그래서 그 행운의 기간을 저는 속세의 욕심을 버리고 신선처럼 유유자작하면서 보냈습니다. “성민이가 드디어 신선생활을 정리하고 속세로 환속합니다”라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렇게 오래간만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반가움을 표시하고, 얘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마치 신선이 그동안의 속세의 사정을 살피는 것처럼 일부러 얘기를 청해듣고, 신선이 속세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듯이 한마디를 던집니다. 그런데 속세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다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서 신선의 자태는 이미 사라져 있었습니다. 이미 저는 신선도 아니고 속세 사람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로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1년 4개월 만에 돌아온 이곳에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가 나의 생체기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4개월 동안 내가 있었던 신선의 공간이 아니라 이제 이곳 울산이라는 속세의 공간에서 저는 속세인간들과 호흡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 몸에 배어있는 오만한 신선의 자태가 돌아온 속세에서 가시가 되고 있습니다. 그 가시를 뽑아야겠습니다. 작년 이맘때 저 스스로를 보듬으면서 “올 가을에는 사랑을 해야겠습니다”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소중히 보듬어 안다가 그만 짖밟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돌아온 울산에서 올 가을에도 사랑을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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