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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대차 울산공장은 '유혈낭자'

지금 현대차 울산공장은 '유혈낭자'  
  현대차 경비대, 비정규노조원 무차별 구타

  2005-02-21 오후 6:22:23      



  세계 일류 기업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최악의 노무관리를 보여주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진행중인 사내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을 와해시키기 위해 대화가 아닌 무차별 폭력행사를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비정규노조원 무차별 구타
  
  최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노조 안기호 위원장을 기습 납치해 경찰서로 인계, 그 수단의 비도덕성과 폭력성으로 비판을 받았던 현대자동차는 21일 오전 또다시 관리자들과 경비대를 이용해 파업 농성자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비정규노조에 따르면, 하청업체 탈의실에서 37일째 옥쇄파업 중인 비정규노조 조합원 중 김모씨 등 5명의 여성조합원들은 불법파견 등에 항의할 목적으로 무기한 단식돌입을 선언을 시도했다.
  
  이들은 오전8시 5공장 2층 싼타모 식당 앞에서 단식 돌입을 선언하려던 찰나, 이미 대기하고 있던 2백여명의 경비대와 관리자들에 의해 끌려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경비대들은 항의하던 권모(29 남) 비정규노조 조합원을 벽에 끌고가 머리를 가격하는 가하면, 단식 농성에 참여한 김모(46 여)여성 조합원을 넘어뜨려 실신시키기도 했다.
  
  경비대 폭력으로 부상을 입은 권모, 김모, 박모 조합원은 인근 H병원으로 응급후송됐고, 권 모 조합원은 찢어진 머리를 꿰매는 응급수술을, 김 모조합원은 쇼크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경비대의 폭력 저지로 애초 5명 여성 조합원의 단식농성은 김모 조합원이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된 만큼, 나머지 4명의 여성 조합원들로만 진행됐다. 단식농성은 이날부터 싼타모 식당 앞에서 무기한 진행된다.
  
  비정규노조 한 관계자는 "안기호 위원장 납치연행 사건과 함께 이날 여성 조합원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만행사건 관련해 현대차(주)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최고책임자들에 대한 형사고소·고발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40대 여성조합원 4인 무기한 단식농성 선언
  
  한편 사측이 폭력을 통해 저지하려고 했던 여성조합원들의 단식농성은 파업 투쟁이 한달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의 전향적 태도는커녕 잇따른 파업 와해 공작에서 비롯됐다.
  
  비정규노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20일(일) 오전 아침 8시 경 휴일으로 공장이 비어있는 시기에 탈의실 누수공사를 하겠다며 사측 관리자와 공사인부들을 농성장에 투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1백명 정도의 경비대가 농성장을 둘러싸고 있어 순수한 누수공사 목적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탈의실 누수현상이 1년전부터 있었다는 점과 농성자들의 저항으로 공사를 포기한 뒤 화장실에 단수한 점 등은 파업 농성 와해가 당초 목적이 아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처럼 농성 장기화가 되면서 사측이 농성장 침탈 기도를 수차례 함에 따라 함께 농성중이던 여성 조합원들이 단식농성을 결의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단식 선언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그간의 심정과 단식 돌입 배경을 밝혔다.
  
  성명서는 "이제껏 농성장의 많은 젊은 친구들이 폭행당하고 탄압받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며 "아들뻘의 친구의 머리가 피로 범벅이되고 경비 여럿에게 무자비하게 밟히는 것을 지켜봤고, 어느날은 농성장에 젊은 친구의 부모님이 찾아와 '부자간의 연을 끊자'는 말도 아무말 없이 지켜봐야 했다"며 그간 아픈 심정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이들은 이어 "오늘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하겠다. 단식이 그렇게 만만치 않지만 꼭 해야만 한다"며 "이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며 곡기를 끊는 것 이외에 호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절박한 심정을 내비쳤다.
  
  지난해 노동부로부터 전 협력업체 불법파견 판정을 받고 정규직화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던 현대차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은 급기야 단식투쟁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의 어떠한 태도 변화는 물론, 지역 경찰마저도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폭력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어 더욱 분노를 부채질 하고 있는 양상이다.
  


  다음은 이들 여성 조합원이 단식농성에 들어가며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단식농성에 돌입한 여성농성자들의 성명서]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지금 5공장에서 파업농성 중인 아줌마들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여기에 있는 저희는 단식농성을 돌입하겠습니다.
  알고있습니다. 단식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 그러나 저희는 꼭 해야만 합니다.
  이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이제껏 농성장의 많은 젊은 친구들이 폭행당하고 탄압받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본관 항의 집회에서 촬영중이던 아들뻘의 친구가 머리가 피로 범벅이 되고, 경비 여럿에게 무자비하게 밟히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고, 어느날은 농성장에 있는 친구의 부모님이 찾아와 “부자간의 연을 끊자”라는 정도의 얘기가 나와도 아무말 없이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몸을 희생해서라도 이 투쟁을 알리려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친구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저희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무것도 할수없음에 ···
  
  맞습니다. 저희는 약자입니다. 농성장안에서 보호만을 받아왔습니다.
  어제는 농성장에 사측관리자들이 경비대를 대거 동원해 왔습니다.
  저희를 농성장에서 무력으로 끌어내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대다수 농성장 젊은 친구들은 만반의 준비를 했고, 그곳에서 저희는 농성장 안쪽에서 숨죽이고 지켜봐야 했습니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자신에게 ···
  그러나 이제는 나설것입니다. 아니 나서야만 합니다.
  ‘우리도 무엇인가 해야만 된다. 더 이상 보호안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도 실천해야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들려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도 하면 할 수 있다. 우리같은 약자들도 ··· 우리같은 아줌마들도 ···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나가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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