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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스워 보이냐? (41회)

 

내가 우스워 보이냐? (41회)

1

 

아무리 소리를 질러보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들려오는 세상 속에서

점점 망가져가는 내 자신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어서

작년 연말 방송 1주년을 맞아

몇 년 만에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망가져가는 나를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그래도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에

자기연민으로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이 지옥 속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이들의 마음을 보듬기 위해

간절한 방송을 매회 이어갔다.

당장 뭔가 손에 잡히지 않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다고 나를 달래며

이야기 거리를 풍부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좀 더 다양한 노래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도 늘리면서

몇 달을 조금씩 기어왔지만

역시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오면서

나는 더 망가져만 갔다.

 

그래도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역시나...

 

이제, 헛된 희망을 버리기로 했다.

1년이 넘도록 거의 찾아오는 이가 없는 문을 걸어 잠그기로 했다.

세상을 향해 소리 지르는 대신

나 혼자만의 공간 속으로 좀 더 들어간다.

그래도 마지막 남은 작은 창문으로 약하게 햇살이 비치는구나...

 

한영애의 ‘갈증’

 

 

목이~ 타오르네

물이 그립다~

비라도 내려 주면 정말 좋겠다

해는 무정하게 나를 태우네~

아~ 사람이 그립다 목~이 타온다

 

어디 있~을까 나를 떠난 꿈~

거칠은 바람 속에 지친 그림자

해는 무정하게 나를 태우네

아~ 꿈이 그립다 목~이 타온다.

 

저기 저 언덕에 서 있는 사람

달려와 바라보니 시든 소나무

해는 무정하게 나를 태우네

아~ 사랑이 그립다 목~이 타온다

 

내가 걸어온 길 뒤돌아보니

오던 길 알 수 없네 갈 길도 모르는데

해는 무정하게 나를 태우네

아~ 하늘이 밉다 목~이 타온다

아~ 하늘이 밉다 목~이 타온다~

아~ 하늘이 밉다~ 목~이 타온다~

 

 

2

 

얼마 전 첫째 동생이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몇 년 동안 하는 일 없이 집에만 처박혀 있는 내 모습이 걱정스러워서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돌려서 이렇게 물어왔다.

 

“노력은 하고 있는 거지?”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발버둥치고 있는 사람한테 노력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냐?”

 

동생은 무안한 듯 웃으면서 이런저런 자신의 걱정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그 얘기를 듣다가 화가 나서 날카로운 목소리로 한 마디 더 했다.

 

“그만해!”

 

그 이후 내 머리 속에 계속 맴도는 말이 있다.

 

“노력은 하고 있는 거지?”

 

“노력은 하고 있는 거지?”

 

노력은 하고 있는 거지?

 

노력은 하고 있는 거지?

 

노력은 하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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