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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76회)

들리세요? (76회)

 


1


읽는 라디오 ‘들리세요?’의 일흔 여섯 번째 방송을 시작합니다.
반갑습니다. 성민입니다.


요즘 널뛰기 하는 날씨에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이렇게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봄을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 제주에는 봄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에 대한 얘기는 앞으로 방송에서 차차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 방송이 봄맞이 개편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봅니다.


메이저 방송사에서는 개편을 하게 되면 진행자도 바뀌고 그러는데
여기는 그럴 일은 없고
몇 가지 변화를 시도해봤습니다.


먼저, 새로운 코너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고정코너로 진행했던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은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고 가끔 생각날 때마다 반찬 하나씩 소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사실은 소개할 메뉴가 고갈이 되고 있어서...
그 대신 한 주 동안 제 주위에서 일어난 일들 중의 하나를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코너 이름은 특별히 정하지는 않았고요
그냥 이 방송이 좀더 입체적인 방송이 되기 위한 작은 노력입니다.
오늘 첫 사진을 올리는데 뒤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좀 더 입체적인 방송을 위해 그 외에도 이런저런 시도를 해볼 생각인데요
제가 블로그 편집을 잘 몰라서
하나씩 배워야 하기에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그렇다고 특별한 것은 아니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그동안 이 방송이 진보넷 블로그로만 방송됐었는데요
앞으로는 다음 블로그에서도 방송을 보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굳이 대형 포털에 블로그를 더 만든 이유는
좀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서입니다.
진보넷 블로그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건
거의 도를 닦는 수준이어서...
세상을 향해 조금 더 나아간다는 의미로 생각해주십시오.


이번 개편을 하면서 마음에 걸리는 분이 계십니다.
얼마전부터 이 방송에 자주 참여를 해주시는 양병수님입니다.
양병수님이 시각장애인이라서 사진을 볼 수 없다는 점이 고민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사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설명하는 글을 자세히 써서 같이 올리기로 했습니다.
양병수님과 같은 시각장애인들도 마음 속으로 사진을 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읽는 라디오 ‘들리세요?’가 이렇게 조금씩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습니다.
그 노력이 좀 더 긍정적인 노력이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서울전자음악단의 ‘나의 꿈에 들어와’ 듣겠습니다.

 

 


2


오래간만에 ‘들풀’님이 사연을 보내주셨는데요
저한테는 아주 반가운 내용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숲속에서 산책을 할 수도 있고
넓은 텃밭에서 땀도 흘려보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명상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에서 한 달만 지내다 온다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개운해집니다.


저도 작년 겨울에 조그만 절에서 지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많은 것을 느끼고 얻었고, 또 그만큼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그 기운이 생각보다 오래가더군요.


성민씨가 휴양소를 만드는 꿈을 꾸신다는 얘기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는 것은
세상에 작은 등불 하나를 더 놓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그 꿈이 성민씨 혼자만의 외로운 꿈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현실의 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힘을 보태볼까합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알찬 공간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들풀님, 고맙습니다.
허허벌판에 무턱대고 돌 하나 옮겨놨는데
이렇게 누가 와서 돌을 하나 더 올려놓네요.
이 돌 하나가 주춧돌이 된 기분입니다.
가야할 길은 까마득해도 같이 갈 벗이 생겼서 힘이 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범능스님의 ‘나는 강이 되리니’ 듣겠습니다.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와 같이 살고 있는 ‘사랑이’ 모습입니다.
아침에 제가 사랑이보다 조금 먼저 일어나는데요
일어나서 몸도 풀고 식사 준비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사랑이도 일어나서 이 자세로 앉아 있곤 합니다.
창문을 통해서 제가 뭘하는지를 살피는 거지요.


점심이나 저녁때는 덜한데 아침이면 꼭 이런 자세로 저를 살핍니다.
이렇게 저를 살피다가 제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서려고 하면
얼른 문 앞으로 달려와 역시 같은 자세로 기다립니다.
그리고 제가 문을 열고 나서면 꼬리를 흔들고 앞다리를 들면서 난리를 칩니다.
산책을 시켜달라고요.


이런 사랑이의 모습이 영악스럽게 느껴져서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냥 개 한 마리 키우는 게 아니라
개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그만큼 감정도 쏟아야 하기 때문에요.


처음에는 아침마다 산책시켜주는 버릇들이면 안되겠다 싶어서
이런 사랑이의 요구를 강하게 거부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사랑이가 불쌍해서 산책을 자주 시켜주게됐습니다.
아직도 산책 훈련이 잘 되지 않아서 달려나가려는 사랑이랑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지만
조금씩 서로 호흡을 맞춰가다보니 산책도 서로 즐거워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침마다 창밖으로 사랑이를 바라보면서 눈도 자주 맞춥니다.
이 외진 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한쌍의 아침 풍경입니다.

 


4


여러분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이에요.
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분들이 이 방송을 본다고 생각하니 약간 긴장되네요.


여러분은 읽는 라디오 ‘들리세요?’의 개편이 어떠신가요?
나름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이시죠?
성민이가 일주일 동안 신경 좀 썼거든요.
그게 이 정도이기는 하지만, 푸후~


처음에 성민이가 개편 얘기를 했을 때 제가 반대를 했거든요.
편집에 신경을 써서 입체적으로 만드는 건 좋은데
굳이 다른 블로그를 또 만드는 건 좀 그랬거든요.
진보 블로그가 심하게 사람이 오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도 있었는데...
그렇다고 일부러 사람들 끌어들이려고 호객행위하고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저한테는 성민이의 제안이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가다가는 이 방송이 이상하게 변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고...


제가 좀 쎄가 반대하니까 성민이가 당황했어요.
당연히 제가 찬성할 줄 알았데요.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했죠.
성민이랑 대화하면서 성민이 마음을 조금 이해했어요.


성민이 마음을 제가 대신 전하면요


첫째, 울금 수확을 다 마쳤는데 판로 고민을 해야 한데요.
그래서 울금 판매를 위한 블로그를 준비하고 있는데
거기에 읽는 라디오를 올리면 블로그 홍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주 실용적인 이유가 있어요.


둘째는 성민이가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더 열어 놓는 의미가 있어요.
지난 10년 동안 세상을 향하는 문을 하나씩 걸어잠그고
유일하게 남겨두었던 것이 진보 블로그였는데
이제는 용기가 생겨서 조금 더 세상으로 나아고 싶다네요.
대인기피증도 많이 좋아져서
온라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데요.


그 얘기를 듣고 어떻게 반대를 고집할 수 있겠어요.
제가 제대로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더 열심히 방송을 위해 노력해봐야겠습니다.


혹시 이 방송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해
읽는 라디오 ‘들리세요?’에 대해 간단히 소개 드립니다.


이 방송은 사십대 후반의 홀아비인 성민이랑
17살에 자살해서 4년째 구천에서 떠돌고 있는 미녀 귀신인 꼬마인형이
제주도와 서울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읽는 라디오랍니다.
찾아오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인내와 끈기로 1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나름 장수 프로랍니다.
아, 이 방송은 매주 목요일 업그레이드 되고요
사연을 보내실 분은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성민이 메일(smkim18@hanmail.net)로 보내주시거나
마음 속으로 텔레파시를 쏘아 보내시면 됩니다.
단, 요즘 전파방해가 많아서 텔레파시가 도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답니다. 푸흐~


그 외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질문해주시고요
앞으로 방송을 보시면서 느껴보세요.


에구에구, 말이 많아졌네요.
봄 개편으로 새롭게 시작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는 쪼~금 더 새로워지겠죠?


마지막 노래는
좀 이상하게 생긴 아저씨가
조금 더 이상하게 부르는 노래인데요
음향이 별로인 라이브 버전으로 들려드릴께요.
‘단편선과 선원들’의 ‘순’입니다.


여러분, 이 노래 즐감하시고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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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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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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