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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72회)

~들리세요? (72회)

 


1


이제 슬슬 추위가 지겨워지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귀신인 꼬마인형이
추위에 시달리고 있는 여러분의 차가운 마음을 녹여주려 왔어요.
마침 한지은님이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오셨는데요 들어보세요.

 


조그마한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전시회라기보다는 카페에서 책을 보고왔다고 해야할까?
그곳은 아이들 그림책을 모으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는데요
그곳에는 유명한 작가들의 그림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만든 그림책들도 있었습니다.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살아오신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려서 만든 작고 따뜻한 그림책들이었습니다.
글과 그림 속에 담겨진 정성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삭막한 서울과 이기적인 인간들의 삶에 온기가 전해지더군요.
기회가 되면 저도 그런 조그만 그림책 하나 만들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온기를 선물하고 싶어졌습니다.

 


저도 그림책 엄청 좋아하는데
한지은님이 소개해주신 곳에 한 번 놀러가봐야겠네요.
마을 주민들이 그린 그림책은 어떨까 궁금해 죽겠어요.
저는 그림을 너무 못 그려서 그림책을 만들 엄두는 나지 않지만
그림책을 열심히 정성스럽게 읽을 자신은 있어요.
그러지 않아도 도서관에서 읽는 그림책에 조금 실증이 나고 있었는데
한지은님이 좋은 정보를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아~


만약에 제가 그림책을 만든다면 어떤 내용으로 만들까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요
제 얘기는 너무 무겁고 칙칙해서 좀 그렇고...
혹시 지난 여름에 이 방송에서 소개해드렸던 묘한 할머니 기억나세요?
왜 세계 곳곳의 바닷가를 돌아다니면서 아주 자유롭게 살아가신다는 분있잖아요.
성민이랑 같이 외딴 바닷가에서 만났는데
혼자 신비체험을 한다고 밤새 명상만 하다가 가버리신 분요.
기억나죠? 그 때 그 황당했던 할머니!
그 할머닌 솔직히 좀 재수없었는데
그 할머니가 불러준 노래는 기억에 오래남더라고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그 노래로 그림책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도 볼 수 있고 어른들도 볼 수 있는 그림책이 되지 않을까요?


기억이 가물가물 하신 분들을 위해서
제가 오래간만에 노래 불러드릴께요.
제 노래를 들으면서 여러분도 머리 속에서 그림을 한 번 그려보세요.

 


나는 이 바다 위의 작은 집이랍니다.
세상의 물길을 따라가는 작고 충만한 이 집에는
의외로 많은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답니다.


이 집에는 사랑스러운 가족이 함께 한답니다.
더없이 사랑스러운 연인도 제 곁을 떠나지 않아요.
친구들도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현명한 분들과 영혼 깊은 얘기도 나누지요.
가끔은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이 찾아와 상처를 감싸기도 합니다.


(그건 너의 환상이야, 너는 그저 외톨이일뿐)


알아요, 알아요.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저는 이들과 행복을 나누고 있어요.


나는 이 들판 위의 작은 집이랍니다.
바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고 충만한 이 집에는
의외로 많은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답니다.


집안에는 귀여운 강아지 가족이 함께 살아요.
저 하늘 위의 잉꼬 한 쌍도 이 집의 식구예요.
올망졸망 꽃들이 피어난 화단엔 나비가 날아들고요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일궈서
닭과 염소에게 먹이도 준답니다.


(그건 너의 환상이야, 여기는 지저분한 창고일뿐)


알아요, 알아요.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저는 노아의 방주가 부럽지 않아요.


나는 이 나무 위의 작은 집이랍니다.
해와 달의 기운으로 둘러싸인 작고 충만한 이 집에는
의외로 많은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답니다.


집안에는 제가 만든 가구들이 놓여있어요.
친구들이 보내 준 그림과 책들로 나무 장식했죠.
가지에 매단 그네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계단으로 이어진 줄기 속에는 어릴 적 기억이 채워져 있어요.
이웃들을 위한 벤치도 저 아래 만들어놓았답니다.


(그건 너의 환상이야, 너는 지쳐서 쉬고 있을 뿐)


알아요, 알아요.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을 꾸어요.

 


2


이번 주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에서는 울트라급 양념조미료 만드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왜 울트라급이냐면요 재료도 장난이 아니고 시간도 엄청 걸리기 때문이죠.
성민이 엄마가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소개해주는 걸 보고 만들어봤다는데
돈과 시간과 열정이 남아 넘치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보시길.


먼저, 어마어마한 재료를 소개합니다.
당근, 표고버섯, 멸치(중간 크기), 건새우, 다시마, 마른 홍합, 양파, 황태포, 대파(하얀부분만 사용)
성민이 엄마는 재료를 다 사는데 5만원 정도 들었다네요.


재료가 준비되면 당근과 양파와 대파를 얇게 썰어서 바짝 바립니다.
이걸 말리는데만 3~4일이 걸린다니 그만한 공간과 인내심이 필요하겠죠.


야채가 바짝 마르면 후라이펜에 복아주어야 합니다.
재료 전부를 일일이 다 복아주워야 한다네요. 귀찮다고 섞어서 막 복지 마세요.
다시마는 사각으로 잘라서 후라이펜에서 복는데 보글보글 올라왔을 때 뒤로 돌려주고 다시 보글보글 올라오면 꺼낸대요.
이거 복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복아서 바삭해진 재료들은 분말기로 시원하게 갈아주면 됩니다.
이때는 마지막 공정이니까 막 섞어서 갈아도 돼겠죠.
집에 분말기가 없으면 방앗간에 가서 갈아와야 한다니 분말기가 없으면 좀...


이렇게 해서 양념조미료를 만든 성민이 엄마가 뭐랬는지 아세요?
“아이구, 다시는 안 한다”
푸흐흐흐


이어서 성민이가 진행합니다.

 


3


아랫동네에 사는 아는 형님집에 마실을 나갔는데 집에 없더군요.
일부러 발걸음을 했는데 그냥 돌아오기가 뭐해서 예정에 없던 산책을 했습니다.
날씨는 여전히 쌀살했지만 오래간만에 햇볕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작정 걷다보니 바닷가에 다다랐고 정말 오래간만에 바닷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차가운 바람 속의 겨울바다는 스산하면서도 편안했습니다.
조금은 거센 파도를 바라보니 가슴이 시원해지더군요.


어릴 적 바다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철조망같은 답답함으로 느껴졌는데
객지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남들 앞에서 으시댈 수 있는 화려한 자랑거리였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지금은 아무 말없이 품어주는 포근함으로 다가옵니다.


오래간만에 바다의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들여서 그랬는지
생각없이 시각한 산책은 세 시간을 넘겨버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조금 피곤한 몸과 달리 마음은 홀가분했습니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와 요조가 함께 부른
‘사랑의 롤러코스터’ 듣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EbqdF3rDSU

 

 

4


폭설과 함께 제주공항이 난리가 났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메르스가 휘젖고 다녔던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나라는 안전과는 넘기 힘든 담을 쌓고 있구나.


제주공항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소식에
자기 집 빈방을 제공하는 사람도 있었고
사비를 털어서 음료수를 나눠주는 사람도 있었고
눈보라를 뚫고 자원봉사 하러 달려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이 방송의 원고를 쓰며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었습니다.
성민이는 아직 많이 모자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조카랑 시간을 보냈습니다.
맞벌이 엄마 아빠가 바빠서 주말에는 혼자 tv 보면서 시간을 보내야하는 조카는
저와 시간을 보낸 후 토요일마다 놀러와줄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그런 조카의 부탁에 선 듯 대답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번 주말부터는 조카랑 시간을 같이 보내야겠습니다.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m7BE_4kC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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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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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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