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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77회)

들리세요? (77회)

 


1


안녕하세요, 여러분.
꼬마인형과 함께 오늘 방송 시작합니다.


먼저, 노래 하나 들어볼까요?
10cm 오빠들이 부른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입니다.
뮤직~ 큐!

 

 

헤헤헤 노래 재미있죠?
친구한데 빌려준 돈만 받으면 할 수 있는 게 많은가 봐요.
혹시 여러분 중에도 이 노래에 공감하시는 분 있으세요?
만약 그런 분 계신다면 꼬마인형이 위로를 전합니다.
아이~ 안 됐다아~


푸흐, 위로 하는 게 아니라 놀리는 거라고요?
뭐,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하하하


지난 한 주는 잘들 보내셨나요?
꼬마인형과 성민이는 어지럽고 바쁘고 뒤숭숭하게 보냈답니다.


지난 주에 우리 방송이 봄 개편을 했잖아요.
그래서 나름 정성껏 꾸미기도 하고 다음에 블로그도 만들고 그랬는데
아, 여전히 썰렁한 블로그였답니다.


일년 동안 댓글 하나 달리지 않는 진보 블로그는 여전했고요
야심차게 준비한 다음 블로그에는
첫날 상업적인 댓글이 달려서 눈물을 머금고 지웠는데
그 이후에는 완전 찬바람만 쌩쌩 부는 거 있죠.
찾아오는 사람은 하루에 한 두 명뿐이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저는 다른 사람 블로그 다니면서 흔적을 열심히 남겼어요.
개가 담벼락에 오줌 싸는 것은 기분이 들어서 좀 그렇기는 했지만, 푸흐흐흐
그 효과로 방문자가 하루 여섯 명까지 늘다가 말았어요.
성민이는 내용을 채워넣는다고
종이접기 사진도 올리고, 명상 파일도 올리고, 노래 영상도 달고
뭐 암튼,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래도 찾아오는 사람은 늘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까 어떤 분이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읽는 라디오가 아니라 종이접기에 남긴 것이라 좀 그랬지만
그래도 거의 1년만에 댓글 달린거보니까 기분은 좋더라고요.


성민이나 저나 너무 어설프게 달려든 것 같기는 한데
에이 뭐, 이왕 내지른 거 그냥 가보자고요.
하루에 한 명이라도 더 찾아오기는 하니까.


댓글도 안 달고 사연도 안 보내지만
이 방송을 응원해주시는 분들 많은 거 알거든요.
앞으로도 쭈~욱 응원해주세요.

 


2


내년이면 일흔이 되는 어머니는 자주 병원을 드나듭니다.
안과도 가고, 정신과도 가고, 치과도 가고, 피부과도 가고
그 나마 그 나이에 비해 아직은 크게 아픈 곳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아들은 크게 아픈 곳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머니 자신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몸 여기저기가 아파오는 걸 슬퍼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더 큰 걱정이 몰려옵니다.
그건 바로 치매에 대한 공포입니다.


몇 년전부터 깜박깜박 한다면서 심하게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는데
병원에서 받은 치매검사에서는 정상이 나왔지만
기억력은 해가갈수록 감퇴하면서 깜박깜박 하는 게 더 심해진답니다.
그래서 더 노력을 한다고 해보지만 불안과 두려움은 떨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저도 나름대로 노력을 해봅니다.
종이접기를 가르쳐 드리려고도 해보고
컬러링북을 사와서 색칠해보라고 드려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치매예방체조를 배워서 가르쳐 드리기도 하고
또 동생들은 동생들 나름대로 노력을 해보지만
자식들의 시도들을 소화하기는 조금 벅찹니다.


어떻게는 정신을 붙잡아 놓으려고 노력하지만
해가갈수록 가물가물해지는 자신이 서러워서
한숨을 내쉬고 살며시 자식에게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면
두려움과 짜증이 순간적으로 몰려옵니다.
어머니 가슴 속에 커다랗게 또아리를 튼
서글픔과 불안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노화현상은 자연스러운 거라지만
늙고 병들어가는 노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인지...

 


성민이가 보내온 무거운 사연이었습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성민이만큼 쌩쌩한 나이고
내 주위 귀신 중에 치매로 고생하다 죽은 귀신도 없고
당연히 내 또래들이 이런 고민을 할리도 없겠지요.


인터넷 검색하면 치매에 대한 것들 많죠?
한 번 검색해서 도움되는 거 찾아보세요.
인터넷으로 찾은 지식들이 크게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지만...
아, 뭐, 자세한 건 의사들한테 맞기면 되지 않나?
어차피 정신과도 다닌다면서.


문제는 성민이 자신한테 있는거죠? 그쵸?
그냥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기적으로 생각해봐요.
‘부모님을 걱정하기 전에 내 자신을 먼저 생각하자’고요.


내 자신이 밝고 행복해지면 주위 사람들도 즐거워하잖아요.
그렇게 자기 자신을 생각하다보면
부모님도 밝고 행복하게 성민이한테 의지할 수 있는 거 아닐까?


기분 좋아지는 노래 들려드릴께요.
이 노래는 너무 이기적인 노래라고 성민이가 그러던데
뭐, 좀 이기적으로 살아보자고요.
커피소년과 타루가 함께 부릅니다.
‘행복해’

 

 


3


계속 해서 성민이가 진행합니다.
지난 방송을 보고 양병수님이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시각장애인 양병수입니다.
읽는 라디오 ‘들리세요?’의 춘계개편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일취월장 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새로운 코너가 생긴 것도 반갑습니다.
저를 생각해서 해주신 말씀도 고맙습니다.
하지만 염려하시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상상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짧은 글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 얘기는 가끔 방송에서 하셨기 때문에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방송에 올라온 사랑이 모습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저와 함께 저희 동네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개가 순해서 산책하기에 좋았습니다.
혼자서 앞으로 달려나가다가도 멈춰서서 저를 기다려주기도 했습니다.
고맙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줬더니 제 손도 핥았습니다.
사랑이와 함께 산책을 하니까 의지가 돼서 좋았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가끔 이렇게 사랑이를 데리고 다녀도 되겠는지요?


오늘은 왠지 이동원의 ‘이별노래’가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방송 부탁드립니다.

 


양병수님, 제가 괜한 걱정을 했나봅니다.
보내주신 사연을 보고 쑥스러웠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제 속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새로운 코너가 마음에 들었다니 기분이 좋네요.
사랑이가 산책을 하는 걸 좋아하니까
양병수님이 시간이 되시면 언제든지 데리고 산책을 다니셔도 됩니다.
가끔 주위에 냄새를 맡으려고 흥분해서 뛰어나가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오래간만에 이동원의 노래를 듣어볼 수 있겠군요.
신청하신 노래 들려드립니다.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밭에 퇴비를 주고 트렉터로 깊게 갈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퇴비가 땅속 깊이 들어가 영양분을 주고나면
보름쯤 후에 비닐덮기를 하고 묘종심기에 들어갑니다.
봄과 함께 올해 농사도 시작입니다.


지난 겨울 수확한 울금이 한가득 남아 있지만
새로운 시작은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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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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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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