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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109회)

 

1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을햇살이 포근하게 내리쬐는 날
부모님과 함께 팥 수확을 했습니다.
태풍에 전부 쓰러져버려서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순실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쓰러진 팥을 뽑아와서 일일이 따내고 있는 사진입니다.
각자가 편한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서
라디오도 듣고
가족들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편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이도 편안하게 가을 햇살을 즐기고 있네요.


포근하면서도 행복한 가을날입니다.

 


(Kevin Kern의 ‘Another realm’)

 

2


한지은님이 사연을 보내오셨네요.

 


‘쥐를 잡자’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150페이지 정도의 짧은 청소년소설이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은 지금도, 많은 것을 곱씹게 하는 책입니다.


고등학교 여교사는 학생들과 적당히 거리를 두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각가인 엄마는 자기세계에 갖혀서 조용하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열일곱 살 소녀는 자발적 외톨이로 세상과 적당히 거리를 두며 조용히 살아가려 합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각자의 쥐가 있습니다.
여교사의 학급 사물함 속에 쥐가 살고 있고
엄마의 집 냉장고 속에도 쥐가 살고 있고
소녀의 배 속에도 쥐가 살고 있지만
각자는 그 쥐가 두려워서 어떻게 하지를 못합니다.


열일곱 소녀의 배속에서 자라는 쥐는 점점 커져가고 있지만
엄마는 냉장고 문을 열지도 못한 채 강박증과 결벽증만 커지고 있고
여교사는 우왕좌왕거리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각자의 문제에 짖눌려 각자의 쥐를 고민하는 사이
열일곱 살 소녀는 배속에서 자라는 쥐를 스스로 해결해야했습니다.


한 소녀의 원치않는 임신과 낙태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도 냉정하고 또 그만큼 현실적이어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렇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모두가 저마다의 쥐를 잡기 위해서 자기만의 고민에 휩싸인 채...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절대로 잊지않을게’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모두 자기 안의 쥐 때문에 타인을 돌아볼 여유가 없습니다.


제 머리 속에도 쥐 한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잠비나이의 ‘그들은 말이 없다’)

 

3


과거에 연연하지도 말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도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랬을 때 불안은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나를 붙잡고 괴롭혔던 얼마전까지의 기억들이
가끔씩 불쑥 찾아오기는 하지만
이제는 정말 과거의 기억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가진 것 없이 상처투성이 몸과 마음으로 오십을 맞이해야 하는 저는
대책없이 늙어가야하는 두려움이 제 주위를 배외하기는 하지만
대책없는 미래는 그냥 자유롭게 놓아버렸습니다.


태풍이 할퀴고 간 밭을 다시 정리하고
부모님과 함께 팥을 수확하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그런데
진창에서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발버둥치면 칠수록 세상은 점점 더 촘촘히 옥죄어온다는 것을 아는 나는
그들이 멀리 떨어져있다는 사실에 애써 안도합니다.


나의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흘려보내야했듯이
그들의 모습도 흘려보내야하는걸까?
그게 아닌건 알지만
불쾌한 나의 과거를 다시 어떻게 대해야할지
막막한 것도 사실입니다.


쥐랑 같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면 좋으련만
쥐라면 질색을 하는 저는
불쑥 불쑥 나오는 쥐가 두렵습니다.


‘생각의 여름’의 ‘다섯 여름이 지나고’ 들으면서
성민이가 진행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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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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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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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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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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