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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을만큼 고통스러울 때

태산 같은 고통 앞에선 누구나 당황스럽고 무기력하고 혼란스럽다. 분노를 조절할 수 없고 누군가를 죽이고 싶고 내가 미쳐가는 것 같은 감정은, 정상이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났을 때 그에 대한 비정상적인 리액션은 정상이라는 의미다. 그걸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
증오의 감정 중 가장 많은 건 ‘죽이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런 생각이 들면 당황한다. 누굴 계속 죽이고 싶다는 건 정상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맴돈다. 내가 미쳐가고 있나,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구나, 자신이 두렵고 바닥까지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에 자기혐오의 감정이 가세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상 속에선 천 명을 죽여도 무죄다. 괜찮다. 죽이고 싶다는 말은 ‘죽이겠다’는 마음의 표출이 아니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읖 만큼 지금 내 마음이 지옥이라는 거다. 죽을 만큼 내가 고통스럽다는 말이다. 그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은 거기서 끝난다. 증오감정을 마음껏 토로하고 공감받으면 증오 생각은 눈녹듯 사라진다.

- ‘내 마음이 지옥일 때’(이명수 지음, 해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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