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다시! 63회 – 고맙고 개운하고 홀가분해지는 요즘

 

 

 

1

 

어느 잡지를 보는데 인터뷰에 아는 이가 나왔습니다.

예전에 학생운동을 할 때 같이 활동했던 친구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만난 그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그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인터뷰와 함께 실린 학창시절 사진에서도 아는 얼굴들이 보여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예전에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소식들이 우연히 들려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불쾌했던 기억들이 먼저 떠올라서 불편하기도 했고

세월만큼 많이 변한 그의 모습에 할 말이 없어지기도 했고

부끄러웠던 기억들 때문에 애써 외면해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열정적이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환한 기억들이 떠올라 즐거웠고

이후 접촉은 없었지만 그리 멀리 않은 곳에서 같이 활동했었다는 사실에 반가웠고

아직도 뿌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점이 부러웠습니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라도 만나 즐거운 기억을 곱씹을 수 있었음에

고맙고 또 고마웠습니다.

 

 

2

 

주방 미닫이문이 덜커덩거리며 말썽을 부렸습니다.

조금 불편한 것은 참으려고 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가야 하는 길목의 문인데다가

덜컹거림이 심해서 수리업자를 불렀습니다.

 

상태를 살핀 사장님은 문틀의 일부가 깨졌다며 부분 수리를 하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낑낑거리며 무거운 문을 때어내고 문틀을 수리하려는데 높낮이가 맞지 않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장비들을 동원해서 높이를 맞추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문틀 전체를 때어내서 문을 통째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기존 문과 같은 사이즈가 없어서 조금 더 큰 것을 주문해야 했고 위쪽 벽을 조금 허물어야 하는 등 공사가 커져버렸습니다.

더운 날씨 속에 먼지까지 날리면서 몇 시간 동안 공사는 이어졌고 그에 따라 제 마음도 어수선하고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네 시간 만에 공사는 마무리됐고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사가 끝나고 먼지로 뒤덮인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한 후 샤워까지 다 마치고 났더니 조금 살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문은 기존 문보다 투박했으며

한 달 생활비가 넘는 지출이 생겨버렸고

다른 창문에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비용 때문에 해결하지도 못했지만

드나들 때마다 부드럽게 열고 닫히는 문이 아주 개운해서 좋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에어컨이 고장 났습니다.

A/S를 신청했더니 1주일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폭염을 견디며 1주일 만에 수리 기사님이 오셨는데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단종 된 제품이라서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부랴부랴 새로운 에어컨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빨리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아봤지만 설치까지 최소 5일은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에어컨을 장만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요즘 2~3일 동안은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A/S 1주일, 설치 5일이라는 기간도 여름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예상에 없던 목돈을 연달아 지출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생활비를 아끼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시점이 아니라 폭염이 시작되는 장마 기간이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래된 구형 에어컨이 한여름에 고장 나면 어쩌나’하는 노파심을 더 이상 갖지 않아도 되니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신형 에어컨을 달게 되면 전기세도 많이 줄어들 거라 기대해 봅니다.

 

이래저래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장마철

디스코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마음을 움직여보는 건 어떨까요?

 

 

 

(80by의 ‘디스코를 틀어줘요’ feat. Sanic)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