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세상 바라보기

36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12/03
    서울 시장인 오세훈 당신이 밉다.
    깡통

민중총궐기 날에 찻길 위를 걷다.

12월 5일 민중총궐기 날 있던 내가 겪은 이야기들을 풀어본다.

 

새벽에 들어온 나는 아침 일찍 prezi 를 잠깐 만지작 거리다가 마나님의 말씀에 순종, 김장을 위한 마늘을 깠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김장은 지난 주에 했어야 하는데 하람이가 다니고 있는 궁더쿵 어린이집 김장 때 배추가 모자란다고 마나님께서 생협에서 받아 둔 절인 배추 30kg 을 보내 버렸다. 그래서 절인 배추를 다시 주문했는데 주문 한 절인 배추가 금요일에 도착을 했기 때문에 부랴 부랴 김장 준비를 한 거다.

 

2차 민중총궐기를 가겠다고 동네 방네 소문을 낸 탓에 걱정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찰의 의지가 강경하다는 이야기를 사방에서 들은 탓에 아이들을 빼고 혼자 다녀올 생각을 했다. 어떤 분은 물대포는 맞아도 물감은 맞지 말라는 말을 했다. 집회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경찰과는 달리 법원에서는 2차 민중총궐기가 합법이라 했다.

 

김장 준비를 대충 도와주고는 지하철을 타고 시청으로 갔다. 시청으로 가려는 내게 아내는 김장을 아이들과 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건 지 아니면 1차 민중궐기 때 처럼 경찰하고 대치를 하게 될 상황이 걱정인지 오늘은 빨리 들어오라고 한다. 시청역에 도착하니 지하철 역 지하도에서는 노동조합에서 튼 노랫소리와 사람들이 모여드는 모습이 보인다.

 

지하철역 화장실을 갔는데 줄이 제법 길다. 여성들은 바로 바로 들어갔는데 남성들 줄이 길다. 민중총궐기에 나온 사람들과 반대 집해를 위해 나오신 어르신들이 사이좋게 섞여 있다. 화장실에서처럼 서로 서로 인정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시청광장으로 올라서니 중앙에 공사를 하고 있어서 시청 방향에 한 무리, 모 호텔방향에서 한무리가 나뉘어 있다. 호텔방향에서는 민주노총이 있어서 그 쪽으로 갔다. 무대를 바라보는 기준으로 오른쪽 그러니까 시청 중앙 공사장 방향에서 무대와 나란히 서서 행사를 지켜봤다. 기자들이 사진 한 장이라도 건져보려고 무대에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올라가서 한 장 찍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무대에 올라있던 기자들을 대신 찍어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화제를 시작하기 전 사회자가 농민회가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호텔 방향으로 민주노총 사람들을 옮겼고 농민회가 왼쪽(무대를 바라보는 쪽에서)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은 계속 모여들었고, 사회자는 사람들이 많이 왔기 때문에 경찰은 차도를 열어달라고 수 차례 방송을 했다. 그러는 사이 구로 깃발을 든 분들이 와서 같이 있다가 안쪽으로 들어가신다고 해서 인사를 했다. 같이 움직이는 것 보다 혼자 움직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대 뒤편 방향에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끔씩 아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지나가는 모습을 보곤 했다. 외국 기자들도 많이 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사회자는 행진을 시작하겠다는 말과 함께 행진 순서를 말한다. 농민회가 가장 앞으로 가고 민주노총이 가장 뒤에 순서를 잡았다. 나는 행진을 위해 걸어가는 농민회를 따라 인권위원회 방향으로 걸어갔다. 인권위원회를 지나서 농민회를 지나 앞으로 나가니 종교인들도 보이고 방송차가 보인다.

 

방송차 앞에는 대학생들이 바람개비를 들고서 앞으로 갔고, 그 앞에는 풍물패가 있었다. 계속 앞으로 걸어가다보니 저 앞에 경찰 방송차가 보인다. 주변에서 기자들은 사진 한 장 건지려고 사다리를 들고 돌아다니고 방송카메라를 들는 기자들도 거리를 방황했다. 종로에서는 경찰들이 2차선을 비워두고 5m에서 4m 정도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서서 안전선을 만들고 있다. 어쩌다보니 시위대 보다 그리고 기자보다 앞으로 걸어갔다. 인도쪽에서 사복경찰 10여명이 도로쪽으로 나와 앞으로 걸어간다. 어쩌다보니 사복경찰들하고 같이 보조를 맞춰 걸어가는 꼴이 되어 버렸다.

 

잘 오던 시위대가 멈춰서 오지를 않는다. 한 참(?)을 서 있던 시위대가 다시 움직이고, 4거리에서 교통을 통제하던 경찰들이 한쪽을 막아 시위대가 지나 갈 수 있도록 했다. 천천히 걷다보니 갑자기 기자들이 뛰어 온다. 뒤를 돌아보니 바람개비를 든 대학생들이 뛰어 오는 거다. 집행부에서 행진 속도가 너무 더디다고 판단한 것 같다. 대학생들하고 조금 같이 가다가 걷는 속도를 내 앞으로 나가니 기자들이 있고, 사라졌던 사복 경찰들이 다시 나타나 앞으로 걸어간다.

 

경찰 방송차는 50m 정도 앞에서 가고 사복경찰들과 기자들이 섞여서 그 뒤를 따랐다. 종로 5가 4거리에서 시위대가 대학로로 진입하기 위해서 교통을 통제했다. 경찰이 버스에 탄 사람들을 내리게 했는데 한 남성이 경찰에게 거칠게 항의를 했다. 저 사람들이 뭔대 왜 차를 막느냐는 항의였다. 그 옆을 지나가는 동안 저 사람들이 뭔대라는 말을 꽤나 많이 들었다.

 

대학로 방향으로 들어서니 기독교 연합회관 쪽에서 경찰들이 4차선 중 2차선을 비우고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시위대 방송 차량이 종로 5가에서 대학로 방향으로 들어서서 방송을 한다. 행진하는 자리가 협소하고, 뒤에서 따라오는 시위대를 위해서라도 도로를 다 사용하자고 방송을 했다. 경찰들은 부랴 부랴 4차선 모두를 통제했고, 앞서가던 경찰 방송차에서는 신고를 2차선만 했는데 시위대가 4차선을 이용하고 있다며 2차선만 사용하라고 계속 방송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위대는 4차선을 계속 막고 이동을 했고 경찰은 더 이상 방송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경찰도 어찌 해 볼 수 없었던 거다. 대학로 쪽 큰 길이 나왔는데 그 곳에 서 있던 경찰들도 2차선을 고집했지만 바로 4차선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2차선을 사용하라고 계속 방송을 했다. 4차선을 가득 채운 시위대는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백남기 농민이 있는 서울대병원 앞으로 갔다. 경찰은 혜화역 2번 출구까지만 집회 신고를 했다며 2줄로 서서 저지선을 짜고 시위대를 막았다.

 

바람개비를 든 대학생들이 경찰 저지선 앞까지 갔고 대열이 멈췄다. 경찰은 집회 장소를 인도와 마로니에 공원에서만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차도에서 나가라고 방송을 했지만 맨 먼저 도착한 대학생들 중 한 남학생이 도로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소리치자 다들 자리에 앉았다. 시위대 방송차도 멈췄고, 경찰들과 대치하는 가장 앞자리 반대 차선 쪽 방향으로 정의당 의원들이 보였다. 방송차에서 민주당 사람들과 정의당 사람들은 인도로 나가달라고 방송을 하고, 후발대는 아직도 종로에 있다고 말을 했다. 다들 방송차를 바라보고 앉으라는 말에 가장 앞에 있던 대학생들은 병원쪽에서 보면 왼쪽 가장 끝자리에 앉은 모습이 되었다.

 

기자들은 경찰 뒷 편과 인도쪽에서 사진을 찍었고, 대학생들은 촛불을 밝혔다. 그런데 갑자기 불 불 이라는 소리에 돌아보니 촛불이 한 여학생 머리에 붙었다. 달려가 머리에 붙은 불을 끄다보니 학생들에게 인도로 나가지 말라던 남학생도 같이 불을 껐다. 그 남학생은 여학생 머리에 붙었던 불을 끈 후 머리를 다시해야겠다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여학생과 다른 곳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방송차에서는 연신 노래가 나왔는데 가사 속의 일본 놈이라는 단어가 편치는 않다. 일본 제국주의라면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일본 놈이라는 단어 만약 그 자리에 일본 사람이 있어서 그 노래를 듣는다면 마음이 나처럼 불편할 것 같다.

 

경찰들은 저지선을 더 뒤쪽으로 옮겼고, 그 빈자리에 기자들과 인권감시단 사람들이 채웠다. 여학생과 어디로 갔던 남학생이 와서는 대학생들에게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 일어서서 더 앞으로 가자고 했다. 대학생들이 일어서서 자리를 옮겼는데 학생들 뒤쪽 사람들은 그냥 앉아서 방송차만 보고 있다. 결국 한동안 대학생들이 움직인 자리는 빈 자리로 남아 있다가 방송차에서 아직도 시위대가 종로에 있으니 모두 일어서서 앞으로 가자고 방송을 했다.

 

사람들은 일어서서 혜화동 방향으로 걸어갔다. 처음에는 방송차와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는데 제법 먼 거리가 되어 방송차에서 무어라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는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시위대를 지켜보고 있다. 토요일이라 대학로에 나온 사람들과 시위대가 섞여서 대학로는 꽤나 복잡했다.

 

더 이상 큰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집으로 향했다. 혜화역으로 들어가려다가 종로 5가로 가서 지하철을 타려고 방향을 잡았다. 종로5가로 가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계속 모여들었고, 차도와 인도에 시위대로 가득했다. 허기가 진 사람들은 노점상에서 먹거리를 사 먹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7시 30분 쯤 기독교연합회관 근처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향하는 시위대의 마지막 모습을 봤다. 시위대 뒤에서는 버스와 승용차들이 천천히 따라오고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위대를 경찰추산 1만 4천명이라는데 그것 밖에 안될까? 대충 한 줄에 적게 잡아 15명 정도 잡고 7줄이면 100명이 넘는데 인도쪽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시위대 맨 앞과 맨 뒤까지의 거리를 재면 그 수가 대충 나올텐데... 돌아오는 길에 농민 백남기씨의 따님들이 인사를 했다는 내용을 봤다.

 

집에 돌아와 보쌈을 먹으며 아내와 아이들이 하고 있던 김장에 힘을 보태니 하루가 지나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