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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1/22
- 광화문에 가기 싫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SNS 나 언론을 통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해주고 있다. 특히 녹색정의당이 원외 정당이 된 덕에 말 잘하는 이들의 진단과 충고들이 난무한다.
나는 지금까지 특정 정당에 가입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정당에 대해 모르고, 앞으로도 정당에 가입할 가능성이 없기에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오늘 페친이 손민석이라는 분의 글을 공유한 것을 따라 갔다가 눈에 띄는 몇 개의 글을 읽어보고 적는다. 손민석. 사실 잘 모르는 이름이지만 그도 날 모를 테고, 내 글의 존재유무조차 모를 것이기에 그냥 적는다. ㅎㅎㅎ
한화.
내 아버지에게는 류현진이라는 효자가 있다. 집 떠난 두 아들보다 TV를 통해 멀리 미국에서 보여주는 그가 아버지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진정한 효자다.
아버지는 요즘도 한화가 시합이 있는 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TV 중계를 9회 말까지 지켜보신다. 맥없이 지는 날엔 조금 더 잘 하지라며 맥없이 졌다고 아쉬워하시고, 조금 잘 하고도 진날에는 맥없이 지지 않았다며 좋아하신다. 이기는 날엔 말해서 무엇 하리.
하지만, 나는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 MBC 청룡 인가? 모르겠다. 어린이 뭐 어쩌고 할 때 동생은 옷까지 받고 했던 것 같은데, 나는 늘 이기는 편 우리 편 이러고 말했고 요즘은 그런 말도 잘 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내 아버지가 한화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진보 정당인 녹색정의당을 응원하고 있다.
이기면 좋고, 지면 아쉬워하고, 잘 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래도 잘 했지 라며 생각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렇다고 내가 진보정당에 어떤 역할을 해봤거나 앞으로 뭔가를 할 생각도 없다. 단지, 내 아버지가 한화 이글스를 위해 뭔가를 하지 않으면서도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지켜보며, 응원하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녹색정의당이라는 진보 정당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한 걸을 떨어져 있어서 그런가? 녹색정의당이 원외 정당이 된 것은 슬프지만, 그렇다고 너무 절망하지도 않는다. 녹색정의당 당원들에게는 내 말이 너무 무책임한 말이겠지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녹색정의당이라는 진보 정당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2024년 선거는 끝났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녹색정의당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진보 정당인들이 내 가까운 거리에서 오고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진보적 가치가 대중매체를 통해 보이거나 들려지는 것도 좋지만, 지역에서 진보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곁에, 가까이 있으면 좋겠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시민과 같은 이들이 녹색정의당에 대해 쏟아내던 말들이나, 녹색정의당이 위성정당의 깃발 아래 모이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에 가까운 말들이 너무나 많은 이들의 입과 손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선거일을 앞두고 녹색정의당 지도부와 총선 출마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누가 기획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차라리 선거가 끝난 다음에 그런 모습을 보였다면 모르겠지만, 사실 그런 행위는 선거에 좋은 영향은 끼칠 수 없었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당을 추스르는 이들은 조국이나 이준석이 만든 급조된 정당에 휘둘리지 말고, 위성정당에 함께 함으로 원내 정당을 이룬 이들을 부러워 말고, 내 아버지와 같은 한화 팬과 같은, 당원이 아니면서도 당을 지지하는 어찌 보면 모순된 나와 같은 이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저 묵묵히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면 좋겠다.
나는 진보 정당인 녹색정의당을 응원한다.
2024.04.12
날자... 자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