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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0

그날이 바로 [종범신 오늘 작두 타신 날]이었지만 마냥 기뻐할수 없었다. 수많은 갈등을 했다.

타이거즈를 응원할것인가, 스크를 응원할 것인가...

스크를 응원한다고 하면 주변에선 완전 역적 취급하기도 하고 아버지도 역정을 내지만....

 

어쩔수 없다.

비매너 스크, 불태워죽일 스크이지만

김성근 감독이 있는한 스크가 용틀임 제대로 해주길 한편에선 바란다는거...-_-a

 

 

 

 

 

90년대 중반. 

 

어쨋든 돈많은 구단들이 호랑이 한번 잡아보겠다고 난리쳤었다.

그 와중에도 만년 꼴찌 쌍방울 레이더스는 주목도 못받았다. 96년도 마찬가지 였다.

맨날 주구장창 깨지기만 하던 레이더스, 마스코트가 야구공이라 맨날 두드려맞는다는 악담도 있었..

암튼 레이더스는 연고지에서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던 팀이었다. 사람들은 타이거즈를 열광했다.

그렇지만. 아무이유없는 연고지 야구팀에 대한 사랑때문에 레이더스를 버릴수 없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는

회색 내복 색깔의 유니폼과 그 위를 덮는 노랑검정흰색의 단출함을 넘어선 그 야리야리한 색배합.

그래도 버릴수 없었다.

그리고 열렬히 레이더스의 우승을 기다렸지만... 결국 그랬다.

 

그런데.

이 레이더스가 96년, 소년의 가슴에서 꺼져가던 불을 다시 살리고 미칠듯한 환희를 줬으니.

바로 정규시즌 2위!!!!!!!!!!!!!!!!!!!!!!!!!!!!!!!!!!!!!!!!!!

아 이럴수가 이럴수가, 세상의 개벽이 이거거나 했다.

그렇게 꿈꾸던 타이거즈와 레이더스의 한국시리즈를 보다니. 오 하늘이시여.

비록 그다음 유니콘스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떨어지면서

 개벽도 마냥 밝기만 한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됐지만. 어쨋든, 그해는 최고의 해였다!

 

그리고 그 개벽을 열어준 선구자는 김성근 감독이었다.

물론 조범현 감독도 이전 레이더스 코치였지만. 감독의 무게감이 더큰건 어쩔수없는.

그리하여 레이더스 시대가 열리는구나 했다. 돈자랑 못하는 구단 이정도면 쵝오다라는 뿌듯함으로.

 

그때부터였다. 김성근이름이 내게 각인되었던 것은.

아마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 감동하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였던 사람은

내 마음을 이해할듯.

 

어제, 곧 여행을 떠나는 친구가 추진한 술자리에서도 난 스크를 외칠순 없었다.

주변에서 타이거즈의 모습 하나하나에 탄식이 흘러나왔으니. 같이 술잔을 기울이던 친구마저도.

그래도 소심하게 이야기했다. 스크가 가야 좀 경기가 재밌지 않겠어....-_-;;;;;

 

 

어쨋든 무탈하니 한국시리즈가 끝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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