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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앞 의자에서

여기 바닷물을 싫어하는 사내가 있다.

 

희번덕이는 저 고기를 잡고 싶지만 그는 그럴 수 없다.

 그 짜고 시큼한 더런 물에 몸을 적시기 싫어. 그의 말이다.

 

샛강에 가 보지?

거기도 더러웁다. 짜고 시큼하지.

 

들에 산에는 고기가 없다.

그래서 고민 중.

 

그 더러운 델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원하고 산뜻하대. 헤엄치지만 고기엔 관심이 없다. 그들도 짜고 시큼해져 버렸지.

 

그래. 어쩌려고?

눈 감고 뛰어들어 볼까.

 

그는 여전히 서성이고 있지.

그럼 낚시를 해 봐. 나의 말이다.

 

여기,

바닷물을 싫어하는 사내는 여전히 서성인다.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밖이 환히 보이는 창 밖으로

낯이 익은 사람이 지나간다.

고등학교 때 가르치던 선생님이다. 무슨 과목이었지? 기억이 안 난다.

얼굴을 알아차린 순간,

엮겨운 신물이 올라오는 느낌을 받는다.

앞에 놓인 밥을 내려다 보았다. 밖에 나가 인사는 생각지도 않았다.

빵집에서 빵을 사 들고 -아마- 집으로 걸어가는 그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서

나는 너무 추한 광경을 목격한듯 잠시 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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