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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한 세밑..처지비관 자살 잇따라 2009년 1월 24일(토) [연합뉴스]

울한 세밑..처지비관 자살 잇따라
2009년 1월 24일(토) 7:57 [연합뉴스]

명절인 설을 앞두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23일 오후 7시55분께 부산 북구의 한 모텔 욕실 출입문에 김모(51) 씨가 전선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업주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전자부품 공장을 운영하며 가족과 친지들에게 돈을 빌려 갚지 못하는 등 금전 문제로 힘들어했고 친형에게 "아내를 잘 돌봐달라"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 남구의 한 모텔에서도 이모(24) 씨가 방안 실내등 고리에 수건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친구인 송모(24) 씨가 발견했다.

이 씨는 숨지기 전 송 씨에게 "죽고 싶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송 씨는 경찰에서 "친구가 자영업을 하다 빚을 많이 져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전 9시35분께 부산 연제구의 한 재개발 공사현장에 주차된 박모(32) 씨의 차량에서 박 씨가 연탄가스에 질식해 숨져 있는 것을 주민 최모(50)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 씨는 "차량 뒷좌석에 타버린 번개탄들이 있었고 앞 좌석에 한 남성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씨의 차에서 "내가 빌린 돈이니까 갚지 마라. 부모님에게 죄송하다"는 유서를 발견했다.

경찰은 박 씨가 주식투자 등으로 빚을 많이 져 괴로워했다는 유족들의 진술에 따라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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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이 겨울의 잇단 자살소식
경남일보 2009-01-23 09:30:00

근래 들어 경남 지역에서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엊그제 창원에서는 한 고교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그는 온라인 게임사이트에 단 댓글로 소송에 걸려 사건이 커지자 부담감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전 김해 진영읍에서는 경기침체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50대 건설업체대표가 연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보다 앞서 거제서는 한 여고생이 까닭모를 자살을 감행했다. 가뜩이나 불황 분위기로 스산한 이 겨울을 더욱 춥게 하는 안타까운 소식들이다.
 인간이 자살 충동을 느낄 때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른다. 요즘처럼 불황으로 회사나 가계살림이 어려워진 때는 사람들이 곤경을 자살로 해결하려는 충동이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의 자살 경향을 보면 사업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자살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불안한 상태라는 증좌다.
 우리 사회도 자살을 개인 문제로 치부해 방치해둘 일이 아니라는 데까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민ㆍ관 공동의 자살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종합대책을 올해부터 추진해서 2013년까지 자살률을 10만 명당 20명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학교나 사회교육에서의 자살예방프로그램 교육, 개인생활 상담확대 같은 교육과 캠페인 등의 노력으로 자살을 예방해나간다는 것이다. 정부의 목표가 그러하다면 지방에도 하루빨리 추진력이 갖춰져야 할 것인데, 경찰조직 같은 곳은 아직 그러지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한번뿐인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여받은 인간으로서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 가꾸어가면서 복락의 누림뿐 아니라 노엽고 슬픈 일들도 겪고 헤쳐 나가는 것, 그러면서 주어진 천명을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일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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